그와 더불어서 생활에도 자신감이 없을 뿐만이 아니라 죽음에 대해서도 두려움만이 쌓이는 것이다. 말하자면 의젓한 생활자세가 종교인에게는 필요한데 지은 업이 많기 때문에 악몽의 나날이 계속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종교인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하여 부처님께서는 여러 가지의 설화나 비유 등을 들어서 중생들을 교화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소개하는 약사경도 그러한 부류에 속하는 한 경전이다. 왜냐하면 부처는 대의왕으로서 중생들의 마음의 병을 고쳐주고, 안락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교화하신 것이 그의 본연의 임무였기 때문이다. |
이 경의 본명은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藥師瑠璃光如來公德經)으로써 현존하는 한역본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수 나라의 달마급다가 번역한‘불설약사여래본원경’(1권)이 있고, 둘째는 당 나라의 현장이 번역한‘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1권)과 역시 당이 의정이 번역한‘약사유리광칠불본원경’(2권)이 그것이다. |
의정의 것에서는 앞의 것들과는 달리 서분에서 8대원을 발원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문수보살도 보살도를 수행할 때에 역시 8대원을 세웠다고 밝히고 있으며, 정종분에서는 7불이 각각 4에서 12대원까지를 서원하고 있는 것을 소개하고 있다. 유통분에서는 앞의 것들과 같이 12신장들이 이 경전을 독송하는 사람들을 수호할 것을 서원한 내용은 같으나 단명과 병고 혹은 횡사 등 일체중생들의 고뇌를 없애줄 다라니주(陀羅尼呪)를 읊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경에서 약사(藥師)란 의사 등이 그러하듯이 부처님은 사람들의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삼독심과 모든 고통스러운 마음을 소멸시켜 주고, 자비희사(慈悲喜捨)의 사무량심과 육바라밀의 보살행을 닦도록 가르쳐 주므로 이를 약사에 비유한 것이며, 유리(瑠璃)는 속이 환히 들여다 보이는 보배이듯이 마음의 본체를 밝혀주므로 이에 비유한 것이며, 광(光)은 물론 어둠을 없애주는 지혜 그것을 말한다. 따라서 이 경을 수지하고 지성으로 독송하면 모든 부처님의 경전이 그러하듯이 절대적으로 효험이 있다는 것이다. |
12대원의 내용을 보면, 첫째로 자신이 성불했을 때에는 그 나라에 태어나는 모든 중생들도 자기와 같이 원만한 상호를 구족할 것을 바랐으며, 둘째는 깨달아 유리처럼 투명한 일월이 되어 중생들을 비쳐주고, 셋째로 방편과 지혜로 중생들의 생활용품이 부족하지 않게 하고, 넷째로 삿된 행위를 하는 중생들을 올바른 곳으로 안내하며, 다섯째로 계를 지니고 생활케 하며, 여섯째로 여래의 명호를 지극으로 부르면 불구자도 완치될 것이며, 일곱째로 병고자나 빈궁한 사람도 호명하면 안락을 얻게 될 것이고, 여덟째로 여인도 남자로 태어날 수 있고, 아홉째로 악견이 없어지고 정견이 구족하며, 열번째로 난리 등을 당했을 때에 벗어날 수 있고, 열한번째로 굶주리고 목마를 때에 이를 벗어날 수 있고, 끝으로 열두번째는 약사여래의 명호를 지극으로 부르면 가난과 고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들이 비단 약사여래만의 서원일 수 없는 것은, 자기의 구원은 자기에게 있다는 자력 종교인 불교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더러 가는 길이 늦더라도 먼 길임을 생각해서 차분하게 자기 일에 힘 쓸 것이며, 남을 내 몸 같이 먼저 염려하는 자비심이 생활화되어야만 이 세상의 병고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각성시킨 경전이 약사여래경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