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여래경

  • 등록 2009.04.28 16: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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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성불했을 때에는 그 나라에 태어나는 모든 중생들도 자기와 같이 원만한 상호를 구족할 것을 바랐으며,

 
어떠한 종교라도 이 인간의 세상에서 그것이 신앙될 때에는 그의 궁극적인 목적인 안심입명(安心立命)이 지대한 과제가 되는 것 같다. 즉 마음에 갈등이 없으면 하루를 사는 것도 그리 부담감이 없지만, 깊이 신앙하지 않아서 확신이 부족하면 오히려 머리만 무겁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서 생활에도 자신감이 없을 뿐만이 아니라 죽음에 대해서도 두려움만이 쌓이는 것이다. 말하자면 의젓한 생활자세가 종교인에게는 필요한데 지은 업이 많기 때문에 악몽의 나날이 계속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종교인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하여 부처님께서는 여러 가지의 설화나 비유 등을 들어서 중생들을 교화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소개하는 약사경도 그러한 부류에 속하는 한 경전이다. 왜냐하면 부처는 대의왕으로서 중생들의 마음의 병을 고쳐주고, 안락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교화하신 것이 그의 본연의 임무였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동쪽으로 끝없는 불세계를 지나면 깨끗한 나라가 있는데, 이 세계의 부처님을 약사유리광여래(藥師瑠璃光如來)라고 하며, 그는 보살도를 행할 때에 12가지의 큰 원을 일으켜 많은 중생들이 구제될 곳을 얻게 하였다.…”로 시작되는 이 경전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형상으로서 큰 연화 위에 있으면서 왼손에는 약병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시무외인(施無畏印)을 맺고 있는데, 이는 병고에 시달리고 있는 중생들의 질병을 고쳐주고 수명을 연장하여 주며, 재난을 소멸시켜 주고 의복과 음식 등을 만족케 하여 주는 한편으로 부처님의 복덕과 지혜를 닦아 무상보리의 묘과를 증득할 수 있도록 함을 표현한 것이다.

이 경의 본명은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藥師瑠璃光如來公德經)으로써 현존하는 한역본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수 나라의 달마급다가 번역한‘불설약사여래본원경’(1권)이 있고, 둘째는 당 나라의 현장이 번역한‘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1권)과 역시 당이 의정이 번역한‘약사유리광칠불본원경’(2권)이 그것이다.
 
여기에서 달마급다의 것은 12대원을 먼저 열거하고 이어서 이 경의 공덕과 위력을 설했으며, 유통분에서는 12신장과 야차신 등이 삼보에 귀의한 내용을 실었다. 현장의 것에서는 위의 것과 그 내용이 비슷한데, 다른 것은 일찍이 약사여래가 아득한 옛날에 보살행을 닦은 공덕으로 성불하여 일체중생의 병고를 구제하게 되었다는 요지를 밝혀주고 있는 부분이다.

의정의 것에서는 앞의 것들과는 달리 서분에서 8대원을 발원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문수보살도 보살도를 수행할 때에 역시 8대원을 세웠다고 밝히고 있으며, 정종분에서는 7불이 각각 4에서 12대원까지를 서원하고 있는 것을 소개하고 있다.

유통분에서는 앞의 것들과 같이 12신장들이 이 경전을 독송하는 사람들을 수호할 것을 서원한 내용은 같으나 단명과 병고 혹은 횡사 등 일체중생들의 고뇌를 없애줄 다라니주(陀羅尼呪)를 읊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경에서 약사(藥師)란 의사 등이 그러하듯이 부처님은 사람들의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삼독심과 모든 고통스러운 마음을 소멸시켜 주고, 자비희사(慈悲喜捨)의 사무량심과 육바라밀의 보살행을 닦도록 가르쳐 주므로 이를 약사에 비유한 것이며, 유리(瑠璃)는 속이 환히 들여다 보이는 보배이듯이 마음의 본체를 밝혀주므로 이에 비유한 것이며, 광(光)은 물론 어둠을 없애주는 지혜 그것을 말한다. 따라서 이 경을 수지하고 지성으로 독송하면 모든 부처님의 경전이 그러하듯이 절대적으로 효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발원되는 12대원은 약사여래만의 서원이 아니라 병고와 죽음에 직면한 모든 중생들이 살아 있을 때에 마음 속에 늘 간직해서 잊지말아야 할 염원들이라고 여겨지는 내용들이다. 말하자면 각 개인이 항상 명심해서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덕목들이다. 그래야만 병고와 두려움 등이 없는 이 세상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12대원의 내용을 보면,

첫째로 자신이 성불했을 때에는 그 나라에 태어나는 모든 중생들도 자기와 같이 원만한 상호를 구족할 것을 바랐으며,

둘째는 깨달아 유리처럼 투명한 일월이 되어 중생들을 비쳐주고,
셋째로 방편과 지혜로 중생들의 생활용품이 부족하지 않게 하고,
넷째로 삿된 행위를 하는 중생들을 올바른 곳으로 안내하며,

다섯째로 계를 지니고 생활케 하며,

여섯째로 여래의 명호를 지극으로 부르면 불구자도 완치될 것이며,
일곱째로 병고자나 빈궁한 사람도 호명하면 안락을 얻게 될 것이고,

여덟째로 여인도 남자로 태어날 수 있고,
아홉째로 악견이 없어지고 정견이 구족하며,

열번째로 난리 등을 당했을 때에 벗어날 수 있고, 열한번째로 굶주리고 목마를 때에 이를 벗어날 수 있고, 끝으로 열두번째는 약사여래의 명호를 지극으로 부르면 가난과 고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들이 비단 약사여래만의 서원일 수 없는 것은, 자기의 구원은 자기에게 있다는 자력 종교인 불교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더러 가는 길이 늦더라도 먼 길임을 생각해서 차분하게 자기 일에 힘 쓸 것이며, 남을 내 몸 같이 먼저 염려하는 자비심이 생활화되어야만 이 세상의 병고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각성시킨 경전이 약사여래경인 것이다.
장재균 기자 wo5rbs@han 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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