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중도는 도대체 무엇인가?

  • 등록 2009.06.24 12: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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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그에게 표를 주었던 우파진영의 결정적인 이반을 각오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느닷없이 "중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총재보다도 이명박 대통령이 더 오른 쪽에 있다는 식으로 나왔기 때문에 "중도"로 이미지 교정을 한다는 것이다.

좌익은 언제나 반대파를 극우로 왜곡해서 매도한다, 해방공간에서 좌익은 이승만 김구룰 극우파쇼 매국노 민족반역자라고 매도했다. 이것은 좌익의 상투적이고도 대단히 유효한 낙인찍기 수법이다. 그렇게 하면 우익은 부도덕하고 反민주적인 "우범자"로 낙인찍히고, 일부 심약한 사람들을 "우리는 우파 아닌 중도요" 라는 식으로 움찔하며 꼬랑지를 내리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상투적인 낙인찍기 공포전술에 영낙 없이 걸려든 꼴이다. "내가 우파? 천만에, 나는 중도야, 제발 나를 그렇게 보지 말아 줘"

"중도"라는 것은 공자님의 中庸, 부처님의 中道行 50~60년대 네루, 낫세르, 수카르노 등 제3세계 리더들의 비동맹노선, 사회민주주의의 철학적 위상...등 여러 가지 모습을 취하고 나타났었다. 한국 정치사에서는 주로 좌우합작 노선의 형태로 나타났었다.

이와는 달리 한국 현실정치에서는 한나라당도 아니고 민주당-좌파세력도 아닌 무당파 부동층, 매사 이것과 저것(불법시위대와 공권력 같은 것까지도) 의 중간을 취하는 기계적, 沒가치적 중간론자, 매사 양다리 걸치고 기회주의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카멜레온 주의자. 이쪽에서도 얻어맞지 않고 저쪽에서도 얻어맞지 않으려는 기술적 처신, 좌파의 예봉을 피해 보려는 "우회작전" 등 여러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곤 했다. 이것은 고매한 철학적 중용론과는 다른, 그런 높은 級에 미치지 못하는 일종의 언어의 장난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한국정치사에서 과연 어떤 "중도"로 살아왔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라면 그가 현대라는 대기업에서 근무했을 때 과연 어떤 식으로 "중도 재벌"을 실천했는지, 유신시절에는 권위주의 권력에 맞서 과연 어떤 "중도(순응주의적이었는지, 일부의 "중도통합론"이었는지, "민주회복" 노선이었는지)"를 실천했는지. 개발독재 시대의 고도성장기에, 그와는 다른 "중도적"인 발전전략을 그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제시한 적이 있었는지 -世人은 도무지 아는 바가 없다. 그렇다고 그가 네루나 낫세르, 유럽 사회민주주의자의 이념적 철학적 중도의 세계관을 실천했다는 기록도 없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란 과연 무엇인가?

그의 "중도"란 아마도 현재의 汎좌파-민주당, 민노당, 민노총, 전교조, 좌파 통일운동단체, 각종 좌파 시민단체, "촛불" "추모세력, 街鬪세력에 대해 "나를 적으로 보지 말아 달라, 나는 당신들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는 저 우파진영과는 다른 "내 나름대로의 온건 진보"다"라는 것을 호소하는 의미의 "중도"인 듯 싶다.

그러면 장차 어떻게 되는 것인가? 첫째--그는 그런다고 해서 좌파의 선심을 더욱 얻지 못할 것이다. 둘째, 그는 그를 성원해 표를 주었던 우파진영의 결정적인 이반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평생 자본주의 경제의 불도저 CEO로 살다가 우익진영의 표로 좌파 진영을 패퇴시킨, 이명박 대통령을 두고서, 그가 "중도"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을 내건다 해도 그를 저주해 온 좌파가 "아, 그러니?" 하고 "중도 이명박"을 즉각 "돌아온 蕩子"로 인정해 줄 리는 정말 만무하고도 만무하다. 우파 역시 "기껏 표를 몰아주었더니, 저런 배은망덕이 어디 있나?" 하고 오만정이 다 떨어질 것이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은 이념이나 사회과학에 대해 잘 알 리가 없을 터인데 자꾸만 좌니 우니 중도니 하는 어설픈 개념들을 쓰다가 오히려 게도 구륵도 다 놓치는 것 같다.

한국 현대사 61년사의 치열을 극한 이념 투쟁사는 누가 도망치고 싶다 해서 도망쳐 나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닌, 절체절명의 숙명적인 멍에였다. 예컨대, 김일성의 탱크가 밀고 내려오는데 거기에 무슨 탈출구 같은 "중도"가 있을 수 있었겠는가? 지금 국립묘지에 묻혀 있는 전몰 장병들이 이명박 대통룡보다 뭘 몰라서 그렇게 非중도적으로 살았고 非중도적으로 순국한 줄 아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마치 스스로 그 역사의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듯이, 우리의 파란만장하고 비극적인 현대사를 "남들의 똑같은 극단주의 싸움"처럼 보고 있다. 김일성의 탱크는 극단주의였지만, 그것에 당하고 대응한 우리의 생존권 수호는 극단주의가 아니었다.

이렇게 물으면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 운운이 무엇인지, 아무리 보아도 그 정체와 콘텐츠를 알 수가 없다. 그냥 한 개 용어의 기술로서 좌파를 무마해 보려는 정치적 수사학 정도가 아닐까 싶다. 결과는, 좌도 우도 이명박 대통령을 우습게 보는 그의 고립무원으로 나타날 것 같다.

출처 조갑제 닷컴
류근일 nabucomas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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