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와 화해는 말로 되는 게 아니다

  • 등록 2009.08.25 01: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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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화해란 말로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

 
- ▲ 김대중 前대통령 빈소에 조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기간 중 이 나라 정계와 언론매체들에서는 용서와 화해가 매우 빈번하게 언급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립·갈등하고 있는 정치세력 및 국민들 사이의 용서와 화해를 촉진시키고, 그것을 국민통합과 연결시키기 위해 무리를 무릅쓰고 DJ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거행하도록 결정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조치는 최근 그가 천명한 중도 실용주의적 국정운영 노선과 궤를 같이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에 보조를 맞추어, 한나라당도 DJ를 추모함에 있어서 덕담으로 일관했고 용서와 화해를 강조했다.

국장 기간 중 언론매체들은 DJ의 경력과 사상을 소개할 때마다 용서와 화해를 빠뜨리지 않고 언급했다. 장례식에서 낭독된 모든 추도문들도 용서와 화해가 DJ의 유지라고 천명했다.

과거 DJ와 대립관계에 있었던 퇴역 정치인들도 DJ를 조문하여 화해의 모습을 보였다.

평소 DJ에 비판적이던 다수의 우익인사들도 그러한 용서와 화해를 강조하는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DJ에 대한 비판을 삼갔으며, 언론매체들의 DJ에 대한 과도한 찬양에 대해서도 인내했다.

DJ의 장례 기간 중에 나타났던 이러한 용서와 화해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장례식이 끝난 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리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다.

왜냐하면, 용서와 화해란 말로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며, 우리 사회에서 DJ와 연결된 현역 정치세력 및 운동권은 DJ의 장례기간 중에 용서와 화해 분위기 조성에 긍정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용서와 화해 문제에 대해 침묵했으며, 심지어 일부는 DJ의 장례를 현 정권에 대한 반대 선동의 기회로 이용했다.

DJ 국장 기간 중에 무성하게 쏟아졌던 용서와 화해의 말이 현실화되려면, 장례가 끝난 오늘부터 이 나라의 각계각층이 자기반성을 시작해야 한다. 특히 장례 기간 중 용서와 화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한 야당과 운동권의 자기반성이 시작되어야 한다. 자기반성을 통해 자기들의 잘못을 찾아내고 그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자기반성과 사과가 대립하던 쌍방 간에 교환될 때 용서와 화해가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 행동이 없으면 용서와 화해는 아무리 많이 반복해서 되뇌어져도 공허한 구두선에 그치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통합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사회이며, 우리 사회의 통합을 위해서는 갈등·대립하는 요소들 간의 용서와 화해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갈등·대립하는 세력들은 자기반성과 사과에 인색한 경향을 보인다.

그런 가운데서도 정부와 여당은 자기반성과 사과에 나설 뜻을 약간은 비치고 있지만 야당과 운동권은 그럴 의사를 전혀 비치지 않고 있다. 현재 상태가 지속 된다면 DJ 국장 기간 중의 ‘용서와 화해의 노래’는 여권의 독창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갈등·대립하고 있는 세력들이 용서와 화해에 필요한 자기반성과 사과에 인색한 것은 상호간에 동료시민으로서의 우정과 이성적인 사고를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대해 동료시민으로서의 우정을 가지면 상대방과의 대결을 극단으로 몰고 가지 않으려 하고, 이성적으로 사고하면 자기의 입장에 내재된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이 나라의 좌익과 우익, 여당과 야당, 기업가와 노동자, 부자와 빈자 등 대립세력들은 자기들이 상대방에 대해 동료시민으로서의 우정을 가지고 있는지, 각종 쟁점들에 대해 이성적 사고를 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할 때이다.

양동안 한국중앙교육원 명예교수의 전체기사 / 인사이드 월드
양동안 한국중앙교육원 명예교수 nabucomas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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