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6일 새벽 북한은 사전통고 없이 비무장지대(DMZ) 이북 27㎞ 지점에서 황강댐의 수문을 사전통고도 없이 열어 4,000만톤의 물을 방류해 임진강변에서 야영 중이던 우리 국민 6명이 수장되는 참상이 벌어졌다. 정부는 사고발생 30시간이 지난 9월 7일 오전 11시경 적십자 채널을 통해 국토해양부 장관 명의의 대북통지문을 전달했다. 통지문에는 북측지역 임진강 댐의 물이 어제 사전 통보 없이 방류돼 우리 국민 6명이 실종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사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설명해 줄 것과 향후 방류가 예상될 때는 우리 측에 방류계획을 사전에 통보해 줄 것을 요구하고 사태의 재발방지를 강력히 촉구하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5시께 `관계기관" 명의로 보내온 대남 통지문에서 "제기된 문제를 알아본 데 의하면 임진강 상류 북측 언제(둑)의 수위가 높아져 5일 밤부터 6일 새벽 사이에 긴급히 방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북측은 이어 "임진강 하류에서의 피해방지를 위해 앞으로 북한에서 많은 물을 방류하게 되는 경우 사전 통보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지난달 26~27일 임진강 유역에 200~300mm의 비가 왔으나 그 이후에는 큰 비가 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9월로 접어들면 갈수기에 대비해 댐에 물을 담아야 할 시기인데도 방류하여 우리국민에게 입힌 심각한 인명피해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북한의 통지는 납득할 수 없는 매우 무성의한 답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사태와 관련하여 두 가지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첫째 정부의 안일한 대북자세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열명이 지켜도 한명 도둑 막을 수 없다는 옛말에서 보듯이 휴일 새벽에 흘러 보낸 물을 감지하여 야영객에게 경보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너무나 없다. 그러나 사후 정부의 대응을 보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기본적 임무를 너무나 소흘이 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참모들은 “경위 파악이 먼저고, 유감표명은 그 뒤의 일이며 저쪽을 자극하는 비난을 하기에는 좀 부담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온갖 유화공세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원칙이 변함없자 대화기회를 만들려는 새로운 형태의 카드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한발 더 나아가 “이런 경우 과거 남북 간에 통보를 합의했던 전례도 있지만 엄밀히 통보의무는 없다”고 강조했다. 고작 정부 관계자들이 가장 수위를 높여 대응하는 표현은 “북측이 댐 균열 등 기술적인 문제에서 잘못됐건, 댐 수위조절 필요성에 의해서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라도 군 통신선을 이용해 우리 측에 사전에 통보는 해줬어야 마땅한 것 아니냐”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민주당은 한 술 더 떠서 북한을 감싸기에 급급하다. 정세균 대표는 “경보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고 정부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근본적으로는 남북간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게 어떻게 남북간의 의사소통의 문제란 말인가? 둘째 북한의 의도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총격사살, 개성공단 출입제한, 현대아산 직원억류 등 일련의 도발적 조치를 취해오다가 최근 금강산 및 개성관광 재개, 남북이산가족 상봉재개 등 화해조치를 취해오는 중에 느닷없이 상상을 불허하는 야만적 만행을 저질렀다. 이와 같이 냉온탕을 번갈아가며 대남조치가 혼선을 빚는 것은 강경파인 군부와 온건파인 민간 간에 주도권과 충성심 경쟁에서 유발된 갈등의 결과로 보인다. 민간에서 이루어 놓은 개성공단에 정복 입은 군인이 나타나 출입제한 조치를 통보하였고 김대중 사망 조문단이 돌아가자마자 북한군 총참모장 리영호 대장은 8월 24일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혁명 영도’ 49주년 중앙보고 대회에서 “제재에는 무자비한 보복으로, 대결에는 전면대결로 대답하는 것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천명하여 조문단이 들고 간 정상회담 의제에 재를 뿌린 것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내일 모레면 9.9절이다. 건국절인 것이다. 건국절을 앞두고 군부가 김정일에게 선물을 바친 것이 아닌지 모른다. 북한의 황강댐에 대응하여 남한에서는 군남댐을 건설 중이다. 완공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다고 한다. 물폭탄의 위력도 군남댐이 완공되면 무용지물된다. 그래서 타임밍을 맞춘 것이다. 우리도 군남댐의 규모를 키워 저들이 다시 물 폭탄으로 장난질을 하다가는 오히려 자기들 지역이 물벼락을 맞도록 규모를 늘려야 한다. 황강댐의 총저수량이 3억~4억톤 규모라는데 군남댐의 총저수량은 7천만톤으로 황강댐의 물폭탄을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이 보는 것이다. 북한의 기습적인 방류가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대남도발을 계속해 온 북한이 적임을 인식할 때 이러한 사태는 미리 대비했어야 했다. 정부와 군의 대북경계심이 안이해져 자초한 참사이다. 임진강 댐 건설을 무작정 반대해온 환경단체와 좌파단체들도 참사를 부른 책임이 있다. 아직도 남북정상회담을 꿈꾸고 미적거리고 있다면 앞으로 제2의 물폭탄 제3의 불폭탄만이 기다리고 있을 따름이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의 평화의 댐 착안과 같은 미래를 내다보는 안보비전이 절실히 요망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