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불화의 씨 황금사과’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 등록 2009.09.26 23: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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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함께 마음의 여유를 찾아 ‘불화의 씨 황금사과’를 버리자!!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인간영웅 펠레우스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 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는 황금사과에 "가장 아름다운 여신께"라고 새겨서 축하연에 보냈다. 이 황금사과를 차지하기 위해 세 명의 여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는 제우스 주신에게 판결을 구하자 골치 아픈 제우스는 이 판결을 당시 트로이의 목동으로 젊고 잘 생긴 파리스에게 맡겼다.

전령의 신인 헤르메스는 파리스에게 이들 세 여신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황금사과를 주도록 하였다. 세 여신이 각자 뇌물을 약속했는데,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헤라는 권력을, 아테네는 지혜를 약속했다. 파리스는 아름다운 여인에 대한 갈망으로 아프로디테에게 그 황금사과를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바로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왕비 헬레네였다. 트로이의 왕자로 복귀한 파리스는 사신으로 스파르타를 가게 되었으며 메넬라우스가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위해 크레타 섬에 간 사이 두 사람은 트로이로 사랑의 도주를 했다. 그리고 헥토르를 비롯한 트로이의 원로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두 사람은 트로이에서 정식으로 결혼을 하였다.


이에 분개한 메넬라우스는 형인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과 의논하여 그리스의 도시국가 왕들, 장군들, 영웅들과 연합하여 트로이 원정에 나선 것이 저 유명한 트로이 전쟁이며 10년간의 전쟁으로 트로이는 멸망하였으나 연합국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이 전쟁은 에리스가 보낸 ‘불화의 씨 황금사과’에 의해 촉발되었으니 현대판 ‘불화의 씨 황금사과’는 ‘세종시’이다. 우리는 트로이 전쟁의 현대판인 세종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세종특별자치시(世宗特別自治市)는 충청남도 연기군 일대에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정부부처가 2010년부터 민간기관이 이주할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시명(市名)이다. 세종시 건설은 수도권 과밀화를 막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충청권 표심을 겨냥하여 노무현 후보가 공약하였고 대통령에 당선된 후 2003년 12월 정부와 여당은 신행정수도특별조치법을 처리했으나 곧바로 수도이전 논란에 휩싸였다.

다음해 헌법재판소는 신행정수도특별조치법에 위헌판결을 내렸고, 국회는 2005년 3월 신행정수도특별조치법 후속대안으로 행정도시특별법을 만들어 12부4처2청(정부조직 개편으로 9부2처2청) 규모의 부처를 이전하는 세종시를 건설키로 했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신행정수도특별조치법에 대하여 대국민 사과까지 하여 놓고 시민단체들의 반대궐기에도 불구하고 행정도시특별법을 통과시킨 것은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잠재적 경선 라이벌로 보고 서울시의 이미지를 다운시킬 목적으로 이 법을 찬성했다는 비난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①행정부서의 과도한 분산은 오히려 능률저해 ②당초 목표인 인구 50만 명을 이전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 ③자족기능이 없을 경우 이전한 기관들이 다시 돌아와야 함 ④세종시 원안대로 추진할 경우 유령도시로 전락 등의 이유로 이전할 정부부처의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에 이곳에 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를 조성하여 기업과 대학의 이전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10대 그룹 중 한 개 본사와 교육과학기술부를 포함해 1~2개 부처를 옮기고 서울대 공과대학과 유수대학을 이전해 과학도시 기능으로 특성화하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세종시 건설은 꾸준히 진척되어 2007년 7월 첫 삽을 뜬 이후 지금까지 건설사업 공정률은 약 24%로 전체사업비 22조5000억 원 가운데 5조3688억 원이 투입됐고 이미 이전 기관인 국무총리실과 조세심판원 등은 건물이 착공됐으며 국무총리실 건립공사는 33% 진행됐다.

그러나 세종시 건설논란이 계속되면서 건설업자들이 실 입주자들이 거주해야 할 아파트 등 주거지 건설 미분양 사태를 우려하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심행정타운 인근 109만2323㎡를 분양 받은 12개 건설회사가 가운데 2곳은 중도금 미납으로 이미 계약을 해지 당했고 올해 5월부터 일반분양에 들어갈 계획도 무산되면서 2012년 입주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인 2005년 2월 25일 행정도시 건설과 관련 “행정수도 이전을 못하게 하려면 군대라도 동원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발언할 정도로 행정도시 반대론자였다. 하지만 대선에 출마하면서 행정도시에 대한 입장을 재정리했다. 대선후보 시절인 2007년 11월 행정도시 건설청을 방문해 “대통령이 되면 행정도시 건설은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며 명품 첨단도시가 되도록 이명박 표 세종시 건설을 분명히 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충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정운찬 총리 내정자의 세종시 수정추진 발언에 대해 "이 대통령은 처음 약속한 대로 세종시 원안추진을 국민 앞에 선언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도 "원안대로 추진시키기 위해서 세종시 원안추진을 위한 국민연대기구 구성을 제의해야 한다."며 정치적 연대를 제안했다. 야당은 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 조성을 거론하는 것은 사실상 이전기관의 축소를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충청권 민심이 정부의 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 조성방침보다는 정부기관의 이전축소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고 이는 충청도를 무시하는 처사로 본다는데 있다. 이명박 정부 흔들기에 목숨을 걸고 있는 민주당으로는 세종시 문제가 투쟁에 시의적절한 소재가 아닐 수 없다. 충청권 민심의 이탈을 조장하고 선진당과 정부 간 이간을 부추겨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앞당기려 하고 있다.

민주당과 좌익과 특정지역 세력이 통일전선을 구축, 충청권을 자기들 세력권으로 재편성하려고 세종시 문제를 여야충돌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진보와 보수, 수도권과 지방, 서민과 중산층의 대립과 반목으로 확대재생산하여 국내정세를 준 내란상태로 몰아 갈 것이다. 이는 행정상의 문제나 예산상의 문제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심각한 국가안보적으로 위기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경력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 대통령이 된 만큼 시야를 넓혀 국가를 조망하는 정신을 지녀야 할 것이다. 수도가 반드시 대도시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워싱턴시가 좋은 본보기이다. 워싱턴은 뉴욕에 비해 작은 도시이지만 정치중심 도시이며 쾌적한 전원도시이다. 차제에 통일이 될 때까지 기간을 연기하더라도 수도 자체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대반전도 생각해 봄직도 하다. 그러면 서울 불바다 같은 협박은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

주한 외국공관과 많은 주한 외국기관들이 자기들의 예산으로 세종시로 올 것이다. 전시사령부가 될 수 있는 계룡대와도 가깝다. 더군다나 세종시 가운데로 금강이 흘려 세계적 수도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충청남도민은 정부에만 손을 내밀게 아니라 도청소재지를 세종시로 옮겨 자족도 충실에 스스로 기여하는 자세를 타 도민에게도 보여야 할 것이다.

행정부가 서울에 하나, 대전에 하나, 과천에 하나, 세종시에 하나, 이렇게 나뉘는 것은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안 했을 때 일어날 혼란을 생각하면 안 할 도리가 없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를 안 했을 때 일어날 혼란을 생각해야 한다. 대통령 스스로 약속한 것이다. 국민들에게 믿음을 잃으면 그 후에 국정을 다스려 가기 어렵다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사족을 달자면 통일 후의 수도는 연해주와 간도에 가깝고 북쪽에 산을 두고 남쪽으로 바다를 향하며 시내 한 가운데로 성천강이 흐르는 함흥이 최적지이다.

우리 모두 함께 마음의 여유를 찾아 ‘불화의 씨 황금사과’를 버리자!!
배성관 nabucomas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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