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자체의 살림을 더욱 넉넉하게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경제민주화라고 믿습니다. 생산을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분배가 공정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 경제민주화는 정치민주화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일반 국민은 경제민주화가 곧 ‘재벌 때리기’인줄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모든 생산은 자본과 노동의 협력으로만 가능합니다. 노동자는 사용자와 노인 문제를 가지고 번번이 으르렁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세계가 이만큼 살기 좋은 세상이 된 것은 양자가 어느 시점에서 서로 타협하는 아량과 지혜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어느 큰 기업의 총수와 점심을 같이 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는 가운데 ‘재벌 때리기’ 못지않게 절실한 것이 ‘노조 손보기’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심지어, “노조를 손보지 않고는 경제민주화는 다만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악질적인 ‘노동귀족’ 중에는 ‘악덕 기업가’보다 열배나 더 고약한 인간들이 끼어 있어서 이 나라의 균형 있는 민주적 발전을 극력 반대하고 있는 겁니다. 오늘 여‧야가 목청을 돋우어 부르짖는 경제 민주화는 양면작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노조를 손보지 않고는 재벌을 제대로 때리기가 어렵습니다.
권력의 칼을 잘못 쓰면 나라가 망할 수도 있습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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