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의 고발詩 <우리 모두는 굶어죽었다>②

  • 등록 2014.09.06 15: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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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검들>깊이/또 깊이 팠는데/비좁구나 땅이여/주검이 너무 많아서

(주검들)


  -한 구덩이에 수십 명씩,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함께 묻어버렸다
  


  
  깊이
  또 깊이 팠는데
  비좁구나 땅이여
  주검이 너무 많아서
  
  칠성판도 없는 주검들인데
  메마른 나무같이
  바삭한 주검들인데
  비좁구나 땅이여
  죽어서 누울 자리조차
  불편한 땅이여
  
  순서도 없다
  주검들은
  늙은이건
  젊은이건
  어린이건
  그 순간엔
  다 같이 주검일 뿐
  
  목놓아 울어주는
  사람도 없다
  살아서 동정 한 번
  못 받아본 사람들
  주검에 그 무슨 동정이 필요하랴
  
  누구의 무덤인지도 모른다
  주인도 없는 주검들이다
  가족까지 다 죽어버리고
  산 자조차 유랑을 떠난
  
  그러나 한결같이
  모두가 외치는 건
  “우리 모두는 굶어죽었다”


출처 조갑제 닷컴 / 김수진(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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