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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괌 vs 하이난 미·중 태평양 전략 거점 물 밑 전쟁

  • No : 67572
  • 작성자 : 퍼오미
  • 작성일 : 2009-05-03 10:29:48
  • 조회수 : 2458
  • 추천수 : 0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53호에 게재되었습니다>

하이난다오(海南島)와 괌 아일랜드. 서(西)태평양의 작은 두 섬이 중국과 미국의 중요한 전략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 양국은 이 섬들에 군사력을 경쟁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는 양국이 두 섬에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서태평양은 동북아는 물론 동남아,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아우르는 교통과 무역 및 군사의 요지이다. 미국과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서태평양의 지배권을 놓고 혈투를 벌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는 미국과 중국이 서태평양을 놓고 힘 겨루기를 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서태평양에 두 개의 해상 방어선을 설정하고 있다. 제1해상방어선은 일본열도-류큐(琉球)제도-대만-필리핀제도-인도네시아제도이다. 제2해상방어선은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이오지마제도-마리아나제도-야프군도-팔라우군도-할마헤라섬이다. 괌은 바로 미국 해상방어선의 핵심 기지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중국은 본토로부터 1000㎞를 유사시 제해권을 확보할 범위로 설정하고 있다. 이 해역은 일본열도와 대만, 필리핀을 포함한다. 중국은 또 오는 2020년까지 제해권 범위를 250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난다오는 중국의 서태평양 제해권 확보를 위한 중추 군사기지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양국의 전략에 따라 괌과 하이난다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괌’ 하이난다오
수심 깊고 灣도 있어 천혜의 조건
터널 위장, 정찰위성에도 안 잡혀

중국은 하이난다오를 미국의 괌처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이난다오는 군사기지로서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다. 중국의 연안 지역은 수심이 얕기 때문에 잠수함과 배수량이 많은 함정이 항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중국의 연안 지역에 대규모 해군기지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하이난다오가 면해 있는 바다는 수심이 깊어 잠수함 활동에 적합할 뿐 아니라 함정이 기항하는 데 편리한 자연적인 만(灣)도 있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중국이 잠수함과 항공모함 기지를 건설 중인 곳은 하이난다오 남부의 싼야(三亞) 야룽(亞龍)만이다. 현재 950m 길이의 부두 2곳과 소형 규모의 부두 3곳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곳에는 항모 2척을 비롯한 각종 군함이 정박할 수 있다. 중국은 오는 2015년까지 2척의 재래식 중형 항모(5만~6만톤급)를, 2020년 이후엔 2척의 핵 추진 항모를 각각 건조할 계획이다. 중국의 항모는 ‘싼야 기지’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B-2 스텔스 폭격기가 F-15 의 호위를 받으며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싼야 기지 부근에는 지하 잠수함 기지도 만들어지고 있다. 중국은 이 기지를 둘러싼 산의 허리에 거대한 터널도 뚫었다. 터널 입구의 높이가 20m나 된다. 그렇게 하면 정찰위성에 잠수함이 포착되지 않아 미국은 중국 잠수함들이 배치돼도 까막눈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기지 부근 바다의 깊이는 수천m로 핵 잠수함 기지로는 최고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이미 최신예 진(晋·094 type)급 핵 잠수함을 실전 배치한 상태다. 제4세대 원자로로 가동되는 이 잠수함은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8000㎞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쥐랑(巨浪)-2’를 12기까지 장착할 수 있다. 잠수함 전문가들은 싼야 잠수함 기지의 규모로 볼 때 핵 잠수함을 최대 20척까지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스 인텔리전스 리뷰의 크리스티앙 르 미에르 편집장은 “중국의 핵 잠수함 기지 건설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해군의 한 고위 장성도 “중국이 현재 칭다오(靑島) 부근에 운용 중인 핵 잠수함 기지는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대(對) 잠수함 전력에 막혀 작전활동에 제약이 있었다”면서 “싼야에 건설 중인 핵 잠수함 기지는 중대한 전략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난다오의 전력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장악 의도
중국판 케네디우주센터도 추진

중국이 싼야 기지를 완성할 경우, 대만은 물론 남중국해의 제해권을 확보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싼야 기지를 모항으로 하는 항모 전단을 만들어 앞으로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난샤(南沙)군도와 시샤(西沙)를 비롯해 남중국해에서의 활동을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중국은 지난 3월 8일 하이난다오에서 남쪽으로 120㎞ 부근 공해상에서 해군 함정 5척을 동원, 미국의 해군 관측선 임페커블호의 항해를 방해하는 등 군사적 자신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제임스 라이언스 전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중국이 임페커블호의 측량 활동에 강력한 반응을 보인 것은 핵 잠수함의 지하 기지가 있는 하이난다오 인근 해상까지 진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260만㎢의 해양에 있는 섬들을 합쳐 현(縣)급인 싼샤(三沙)시를 신설하고 행정권을 하이난다오의 하이난성(海南省)에 귀속시키는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안보국장은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3월 10일)에서 “임페커블호 사건은 2001년 4월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충돌한 사건 이후 최악의 군사적 분쟁”이라면서 “중국의 군사 정책이 한층 공격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중국은 하이난다오의 링수이(陵水) 공군 기지에 최신예 전투기를 배치하는 등 공군 전력을 강화해왔다. 중국은 또 러둥(樂東)시 외곽에 새롭게 대형 지하 전투기 격납고를 건설하고 있다.

중국 미사일 구축함이 하이난다오 싼야 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하이난다오에는 중국판 케네디우주센터도 만들어지고 있다. 중국 국무원과 중앙군사위는 지난해 12월 원창(文昌)우주센터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원창우주센터는 규모와 시설 면에서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 버금간다는 평가다. 총 50억위안(약 1조15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우주센터는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4번째 우주센터가 되는 이곳에선 인공위성은 물론 우주정거장 발사 등의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케네디우주센터처럼 원창우주센터에서의 위성발사 장면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창발사센터는 하이난다오의 관광 중심지 하이커우(海口)시로부터 60㎞ 정도 떨어져 있다. 중국의 안보전문가 왕쉬둥(王旭東)은 “하이난다오를 우주센터로 확정한 것은 중국이 우주과학기술을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해 사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주센터는 유사 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심모(深謀)가 있는 셈이다.

미국의 거점, 괌
북한·하이난까지 스텔스기로 4시간
병력 3배로 늘리고 군사 허브화

괌은 미국이 태평양 지역에서 설정한 하와이와 알래스카로 이어지는 전략적 삼각형(Strategic Triangle)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은 오는 2014년까지 괌을 군사허브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괌 통합군 개발 계획’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해병대 8000명을 포함, 앞으로 현재의 3배가 넘는 2만1000명의 병력이 괌에 최종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군은 현재 100억달러를 투입,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 하버 해군 기지 등에 대한 대대적인 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이 괌을 서태평양의 전략 거점으로 삼은 까닭은 무엇보다 지리적 조건이 좋기 때문이다. 괌을 중심으로 1500해리(1850㎞) 반경의 원을 그리면, 일본 오키나와는 물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까지 들어온다. 1500해리는 항공기로 약 3시간, 군함으로 2~3일 거리다. 이 원의 끝에서 조금만 더 가면 일본 본토와 한반도, 중국까지 닿는다. B-2 스텔스 폭격기는 괌에서 3시간이면 일본, 4시간이면 북한에 갈 수 있고, 남중국해의 난샤군도까지는 3시간, 하이난다오의 싼야 기지까지는 4시간 정도 걸린다. 토머스 파고 전 태평양군 사령관은 “괌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전력 투사의 중추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해·공군력이 대폭 증강될 것”이라고 밝혔다.


괌의 전력
중국 정찰 가능한 글로벌호크 배치
항공모함 기항 위해 시설 확장 나서

실제로 앤더슨 공군기지에는 미국이 자랑하는 최신예 전투기 F-22 랩터 48대, 공중급유기 12대, B-2 스텔스 폭격기 6대, 장거리 고고도 무인 정찰기 글로벌호크 4대 등을 고정 배치할 계획이다. 글로벌호크는 최대 5500㎞ 떨어진 곳에서 원격조종으로 정찰활동이 가능하며, 지상 20㎞ 상공에서 38~42시간 동안 비행하면서 첨단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기 등을 통해 30㎝ 크기의 물체까지 탐지할 수 있다. 글로벌호크가 배치되면 한반도는 물론 중국 본토 상당 지역 상공에서 임무수행이 가능해진다. 전투 행동반경이 1200㎞인 F-22는 공중 급유를 받을 경우, 작전 수행 거리가 두 배로 늘어난다. B-2의 항속거리도 9600㎞에 달한다. 이 같은 항공전력이면 미군 공군기들은 중국 본토 상공에서도 아무런 문제없이 작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앤더슨 공군기지에는 5000m의 긴 활주로와 예비용 활주로 2개가 있으며, 현재 폭이 최소 70m인 초대형 항공기 격납고를 건설 중이다. 앤더슨 공군기지는 공대지 크루즈 미사일을 대량 비축하고 있으며, 공군 최대 규모의 유류 저장시설도 있다.

중국 하이난다오 싼야항에 정박해 있는 어선들.

미국은 항공모함이 기항할 수 있도록 아프라 하버 해군기지도 확장하고 있다.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괌에 배치할 경우 전투 능력은 엄청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잠수함 전력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6000t급 로스앤젤레스급 공격용 핵 잠수함 3척을 이미 배치했으며, 두 척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스텔스 전투함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괌을 전략 거점으로 구축하고 있는 궁극적 목적은 중국의 군사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 괌을 통해 서태평양에서의 지배권을 유지하고 중국의 군사력 진출을 억제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의도이다. 리처드 핼로런 군사전문 칼럼니스트는 “미국은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할 목적으로 괌의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괌은 앞으로 유사시 대만과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 기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 관광지로도 대결하는 하이난과 괌

하이난- 제주도 20배 ‘동양의 하와이’ 연 2000만명 방문
괌- 대표적 신혼여행지로 한국인만 한해 20만명 몰려

하이난다오는 국제적인 관광지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방문하는 하이난다오는 ‘동양의 하와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남중국해상의 동경 109도 34분, 북위 19도 6분에 위치한 하이난다오의 면적은 3만4300㎢로, 대만보다는 약간 작은 중국 제1의 섬이다. 면적 1848㎢인 제주도보다 약 20배 가까이 넓다.

하이난 / 괌

중국 역대 왕조들은 이 섬을 유배지로 활용했다. 송나라 때 문장가 소동파(蘇東坡)는 말년에 이곳으로 유배되어 ‘하늘 끝, 땅 끝(天涯海角·톈야하이자오)’에 버려진 심경을 시로 읊기도 했다. 인구 850만명인 이 섬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의 주둔지였다. 이후 1949년 중국이 건국됐을 때 대만의 수중에 있었던 이 섬은 1950년 중국의 침공으로 중국 영토로 편입되었다. 광둥성(廣東省)에 편입됐던 이 섬은 1988년 4월 당시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의 결정으로 하이난성으로 승격되면서 경제특구로 지정됐다. 당시 덩샤오핑은 “만일 20년 동안 하이난의 경제발전이 대만의 수준에 이른다면 이는 대단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이난성은 성도 하이커우(海口)시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가장 발전한 지역 중 하나로 변했다. 경제특구 지정 이후 하이난성의 국내총생산(GDP)은 7.6배가 늘어났다.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1845만명의 관광객이 이 섬을 찾았는데, 이 중 75만명이 외국인이었다. 하이난성은 앞으로 2013년까지 150만명, 2020년 5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하이난성의 국제관광 섬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중국은 하이난다오를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중심 축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난다오는 비행기로 두 시간만 가면 홍콩, 대만,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를, 4~5시간이면 한국, 일본, 호주, 인도까지 갈 수 있다. 중국은 이를 위해 하이난다오에서 매년 보아오(博鰲)포럼을 개최한다. 보아오포럼은 1996년 호크 전 호주 총리와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 포럼처럼 아ㆍ태 지역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비영리 민간기구를 만들자는 제의로 창설됐다. 중국은 2002년 보아오시를 포럼의 영구 개최지로 유치했다. ‘아시아판 다보스’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에는 해마다 2000여명에 이르는 수십 개국 정상급 지도자와 정ㆍ관ㆍ재계 인사들이 참석한다. 중국은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보아오포럼(4월 17~19일)을 통해 아ㆍ태 지역의 경제 주도권을 잡으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

괌은 미국 본토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미국의 영토이다. 1년 내내 온화한 기후와 깨끗한 바다가 있는 이 섬은 신혼여행지로 유명하다. 북위 l3도27분, 동경 144도47분에 위치한 괌은 서태평양 마리아나제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괌의 어원은 원주민 언어인 차모로 말로 ‘우리는 갖고 있다’라는 뜻이다. 이 섬의 면적은 549㎢로, 우리나라의 거제도와 크기가 비슷하다. 인구 16만명이 살고 있으며, 주도(主都)는 아가냐이다. 이 섬은 1521년 마젤란이 발견한 이후 스페인 영토가 되었으나, 미국이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자국의 영토에 귀속시켰다. 2차 대전 때 일본에 점령되기도 하였으며, 많은 한국인이 징용으로 끌려간 곳이기도 하다. 괌은 1950년 미국 하원에서 제정된 괌 기본법(Guam Organic Act)에 따라 입법·사법·행정의 자치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괌은 주로 관광업과 미군의 소비에 의존한다. 연간 118만명의 관광객들이 이 섬을 방문하고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도 전체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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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