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3 (금)

  • 흐림동두천 24.7℃
  • 흐림강릉 25.5℃
  • 서울 26.2℃
  • 구름많음대전 28.1℃
  • 구름조금대구 30.1℃
  • 맑음울산 27.2℃
  • 구름조금광주 29.1℃
  • 맑음부산 28.4℃
  • 구름많음고창 27.5℃
  • 맑음제주 29.0℃
  • 구름많음강화 25.6℃
  • 구름많음보은 26.1℃
  • 구름조금금산 27.1℃
  • 맑음강진군 28.1℃
  • 맑음경주시 27.8℃
  • 맑음거제 27.3℃
기상청 제공

칼럼/인터뷰

국방부 발행 성가집(聖歌集)에 운동권 투쟁가요가 왠말인가?

선뜻 믿기지가 않았다. 제보자는 증거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놀라움 그 자체였다.

천안함 폭침을 조롱했던 소설가 이외수 씨가 해군 2함대에서 강연한 것이 방송을 탄다고 해서 논란이 크게 번지고 있을 때였다. 우연한 기회에 국민행동본부에 제보가 하나 들어왔다. 

국방부에서 펴낸 천주교 군인성가집에  운동권 투쟁가요가 수록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제보자는 군복무를 마치고  신부가 되고자 하는 대학생이었다. 선뜻 믿기지가 않았다. 제보자는 증거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놀라움 그 자체였다.

 

기사본문 이미지
천주교 군인성가집 발간사 내용

국방부에서 발행한  문제의 천주교 군인성 가집에는 남민전 사건 연루자인 김남주의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이라는 운동권 투쟁가가 354번째에 실려 있었다. 문제의 국방부 천주교 성가집은 2010년 1월에 출판된 것으로 되어 있다. 

발간사를 보면 장병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발행되었다고 명시하고 있다. 1997년에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성가책을 만들었으며, 2002년에 가톨릭 군인 성가로 개정하고, 2006년에 대폭 개정하였다고 적고 있다. 시기적으로 보면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일이다. 문제의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이라는 노랫말을 지은 사람은 '김남주'이다. 그를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혁명과 투쟁의 시인 김남주>로 나온다. 그는 남민전 사건 등으로 구속된 바 있다.

기사본문 이미지
가사내용까지 변조하여 국방부 천주교성가집에 올라온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

 

네이버 인물검색에서는 김남주를 이렇게 알리고 있다.

<살아있을 때 “어어, 나는 시인이라기보다, 무슨 글쟁이라기보다 전사여, 전사!”라고 즐겨 말했던 시인. 피·칼·학살·전사·비명·피투성이·죽창·대창·도살장 등 강렬한 언어들로 전투적 서정성을 빚어내던 시인 김남주(金南柱, 1946.1016~1994.2.13)가 걸어간 길은 “해방의 길 통일의 길 가시밭길 하얀 길”(‘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다. 그 길은 반봉건·반외세에 맞서는 “죽음으로써만이 끝장이 나는 / 이 끊임없는 싸움”의 길이며, “밥과 땅과 자유”를 되찾는 “유혈의 투쟁”의 길이다(‘황토현에 부치는 노래’). 저 먼 나라의 혁명 영웅 체게바라를 사랑했던 김남주는 감옥을 전전하며 병마와 싸우다가 혁명과 투쟁의 시들만 남기고 49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뜬다.>

그가 지은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이 국방부 천주교 군인 성가집에 실렸다는 것은 이외수가 해군 2함대에서 강연한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국방부 및 기무사에서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못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 이라는 노랫말을 살펴보면 누가 보더라도 민중 혁명을 의미하는 노랫말로 되어 있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투쟁 속에 동지모아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동지의 손 맞잡고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주자. 해 떨어져 어두운 길을 서로 일으켜주고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마침내 하나 됨을 위하여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주자. 해 떨어져 어두운 길을 서로 일으켜주고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마침내 하나 됨을 위하여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마침내 하나 됨을 위하여>

논란이 될 만한 단어 변경 후 국방부 성가집 수록

원래의 노랫말은 '투쟁속에 동지모아 함께 가지 이길을', '동지의 손을 맞잡고'이다. 그런데 국방부 천주교 군인 성가집에 실린 노랫말은 '사랑속에 형제모아', '형제의 손을 맞잡고'로 변형되어 있다. 누군가가  김남주의 혁명가요를  국방부 천주교 성가집에 싣기 위해  혁명투쟁관련 단어를 바꿨다는 말이다.

즉, 노랫말이 좋아서 우연히 국방부 천주교 성가집에 실린 것이 아니란 말이 된다. 뿐만 아니다.  성가라고 할 수 없는  가수 안치환이 불렀던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도 실려있다.  노래의 가사는 1996년 민중 노래패 '꽃다지' 대표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었을 때 석방 촉구 공연을 본 느낌을 정지원 시인이 쓴 것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란 시다. 원래 천주교에서 성가(聖歌)라고 하는 것은 Cantus Gregorianus(그레고리안 찬트)만을 의미한다.

100번 양보해서 천주교 성가가 CCM이나  Hymnus를 포함한다고 해도  김남주의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이나  정지은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좌익혁명 운동권 노래는 실려서는 안된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단어까지 바꿔가면서 게재한 것을 보면 실수라고 볼 수도 없다.  매우 의도적이다.

제보자는 이런 문제점을  <국민신문고>를 통해서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기사본문 이미지
제보자가 국방부에 이의 제기한 민원

<해당 곡의 작사가 '김남주'는  전라남도 해남 출신으로, 1977년 무단 방북하여 투옥 경력이 있는 황석영과 함께 민중문화연구소를 조직하였으며, 사상범으로 수배를 받던 중 1978년 <남조선 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에 가입하여 활동한 까닭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살이를 했던 인물입니다. 이런 자의 곡이 군에서 공식 발간한 성가집에 수록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군의 기강을 헤이하게 하며, 사기를 저하시키는 일이 될 줄로 생각합니다. 이곡 외에도 해당 성가집에는 좌파적 사상을 담은 곡이 여렷 있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이석기 내란음모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군의 안보의식 강화를 위해서라도 천주교 군인 성가 성가집의 수록곡에 대한 검열과 검토를 고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민원제기 내용은  성가선정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국방부 민원 담당자의 회신은 형식적이며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듯했고 제보자는 불만섞인 어투로 필자에게 알려왔다.

 

기사본문 이미지
제보자는 국방부의 민원처리에 매우 불만이라고 평가했다

국방부의 답변내용은 '일부내용에 대해서 깊이 검토하여 향후 천주교 군인성가집 개정판 발행시 참고하겠다'고 회신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국방부 군종과 이종덕 신부에게 문의해보라는 내용이었다. 제보자는  국방부의 답변에 대해 매우 불만이라고  평가란에 기입했다.

 기사본문 이미지

기자는 제보자와 통화 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국방부 군종과 이종덕 신부와 통화했다.

이종덕 신부는 상기 사항을 민원제기를 통해 알았으며 12월 개정판 발생에서는 문제의 노래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를 삭제했다고 답변했다. 

그래서 제차 질문했다.  

'이런 혁명가요가 어떻게 국방부 천주교 군인성가에 게재될 수 있는 것입니까? 과정은 알고 있습니까?'

'제가 여기에 부임한지 얼마 되질 않아서요  거기까진 잘 모르고요, 좌우지간 이번에 빼기로 했습니다.'

듣기엔 매우 형식적인 대답이었다. 軍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볼때 더욱 심각한 사항에 대한 인식은 없어 보였다. 다만 민원제기한 것에 대하여 사무적 처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물론 발간사 전문에 보면  김대중 노무현 정권시절에 <꼼수>로 삽입한 것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후 2010년 이명박 정부하에서도 개정판 발간시에 전혀 검토가 없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천안함 폭침을 조롱한 이외수가  해군2함대에서 강연하는 것이나  혁명가요가 국방부 천주교성가집에 실려있는 것이나  맥락은 같다.

영혼없는 군복입은 공무원의 사무행정의 결과일 뿐이다. 국방부 당사자보다 오히려 제보자가 국방부의 안보의식을 더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사본문 이미지
국방부의 회신내용
조갑제 닷컴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