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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을 통해서 살펴 본 박근혜의 정체성

  • No : 67599
  • 작성자 : 뉴스관리자
  • 작성일 : 2009-07-22 11:57:06
  • 조회수 : 2294
  • 추천수 : 0

박근혜 자서전을 중심으로 박근혜의 과거와 현재를 분석한 글이 전문가칼럼에서 1-2위로 올라섰다. 그만큼 필자가 기대한 이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이 글에서는 박근혜의 중국관과 독서경향, 그리고 정치스타일을 논해 본다.
 

▲이주천 원광대 사학과 교수·국제현대사연구소장      ©김상문 기자
지난 서평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좀 더 깊이 다루려고 한다.
 
1. 박근혜가 보여주는 중국인식은 대체적으로 우호적이다. 북핵문제의 해결을 중국에 의존하려는 점에서 미국 행정부의 인식과 궤를 함께 한다. 이것으로 중국문제에 인식이 충분한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박근혜는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중국을 방문했다. “나는 중국이 무섭다고 생각했다. 거대한 땅, 엄청난 자원과 수많은 인재를 가진 중국이 배울 것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배우고, 성공한 제도가 있다면 그 제도를 거침없이 가져다 쓰고 있었다.” 여기에서 박근혜의 통찰력은 빛난다. “그들이 배우고 싶어 할 21세기형 발전 모델을 만들어야한다.”(p.321)에서는 애국심이 우러나온다.
 
그러나 박근혜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이해관계, 북한 개입을 정당화시키는 동북공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소수민족에 대한 억압책이나 티베트사태의 유혈진압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하고 있다. 중화주의나 중국민족주의 위험성, 일당독재 공산당의 폐해 등이 이미 언론에서 지적되고 있다. 결국 여행을 많이 하여 走馬看山식으로 중국에 대한 단편적 지식이 가지고 있지만 역사적 안목이나 깊은 분석이 결여되었다고 보아야하지 않을까?
 
2. 박근혜의 편향적 독서경향내지 즉 자신이 좋아하는 책 내지 쉬운 책 읽기 습관에 의하면, 결국 현실문제에 대해서 치열하기 보다는 피상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잠정적 결론에 도달한다. 앨빈 토플러를 만나서 “박사님의 저서를 많이 읽었습니다.”(p.330). 토플러와의 대화를 통해서 작은 정부와 원칙 있는 대북정책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자서전에서 토플러의 서적을 많이 읽었다는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녀는 청소년시절에는 문학서적, 어른이 되어서는 수양서적을 많이 읽었다. 즐겨 읽은 책들이 법구경, 금강경, 성경, 정관정요, 명심보감 등이다. 그러나 일본정치가들이 탐독했던 베스트셀러작 『로마인 이야기』 같은 역사책이나 하이에크의 『자유의 길』과 같은 자유주의 서적과 레이건과 대처 등과 같은 보수주의 정치가들 전기물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아마도 公務에 바빠서 읽을 시간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강철환의 『수용소의 노래』 등 탈북자들이 수기도 읽었다는 언급이 전혀 없다. 그것은 결국 대한민국이 처한 문제점에 대한 피상적인 인식으로 연결된다.
 
▲필자 이주천 교수     ©김상문 기자
3. 미래의 비전에 대한 구체성이 결여되어서 애매모호하다. 박근혜가 정치를 하고 대권을 잡으려는 목적은 한마디로 나라에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일”이라고 한다. 희망은 추상명사이자 일종의 신기루이다.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 희망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현시키는 것(realize or materialize)이다. 박이 언급하는 희망은 다음 구절에 구체화된다.
 
“나는 이 땅의 모든 어린이들, 모든 젊은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원하는 직장을 가질 수 있고, 땀 흘린 만큼 보상받고 노력한 만큼 성공하는 나라,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상식이 통하는 그런 나라에서 살기를 소망한다. 그런 나라를 만드는 길에 나의 역할이 있기에, 여기까지 나의 삶이 왔으리라.”(p.350).
 
(1) 박근혜는 정부가 경제성장을 통해서 아니면 일자리 창출을 통해서 실업자를 구제하겠다는 것이다. 작은 정부를 원하는 박근혜는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지 정부가 직접 실업자를 구제하겠다는 사회주의적 발상은 아닌 것 같다. 그 점에서 노무현 정부와 노선이 다르다. 문체에서 희망, 꿈, 풍요로운 나라 등의 수사에서 잘 드러난다. 비전이 막연한 구름잡기식이다. 어떤 나라를 재건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나라의 근본적인 문제의 핵심을 모르기 때문이 아닌가? 국민소득을 구체적으로 얼마인 나라까지 올려놓겠다는 것도 아니다. 이명박 후보의 ‘747공약’이 일면 비현실적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공약에 비해 구체성(현실성)이 훨씬 떨어진다는 점이다.
 
(2) 박근혜는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나라”를 언급하면서 법치주의를 강조한다. 그런데 자서전에서 강조한 법치주의는 실제로 현실적 적용에서는 포풀리즘에 밀려서 언행의 불일치를 보이고 있다. 작년 촛불난동시위에서 광화문 도심지가 촛불로 불타고 있었는데도 박근혜는 법과 원칙을 강조하지 않았다. 인기와 표에 연연하여 인기 발언에 급급하지 않았나? 촛불시위대가 난동을 부리면서 경찰을 폭행하는 것도 참여민주주의의 진면목인가? 법치주의는 불법폭력배에게는 엄격한 법의 적용이 필요하지 온정주의는 곤란하다. 100여일동안 계속된 촛불난동의 와중에서 박근혜는 법치주의와 포풀리즘의 중간에 서서 확고한 스탠스를 취하지 못했다.
 
박근혜의 정치적 판단력에서 두 가지 치명적 문제가 발견된다.
 
1. 2002년도 화두는 보수애국이 기대하는 정권교체였다. 그런데 박근혜에게는 정권교체보다 정치개혁이 화두였다. 정치학자나 지식인들과 같은 이상주의자라면 이해가 가지만, 현실주의자여야 마땅한 정당 정치인이 정권의 확보를 접어두고 정치개혁을 우선시 한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박근혜의 탈당의 이유는 한나라당이 정치개혁에 반대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2002년 약 51만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이회창은 패배했다. 만약 박근혜가 脫黨의 몽니를 부리면서 한나라당을 뒤흔들어 놓지 않았다면, 또 김정일을 만나러 방북하지 않았다면, 대선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의 탈당에 정치적 책임과 반성은 하지 않고 “운명은 다시한번 한나라당을 외면”했다는 식으로 쓰면서 한나라당의 패배를 분석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자기의 탈당 때문도 아니고 효순이, 미순이, 미군장갑차사건으로 인해 불거진 반미 좌경화된 한국사회의 분위기 때문도 아니고 ‘운명’ 탓으로 돌리고 있다(p.205). 대선의 패배이후 難破직전의 한나라당을 구한 것은 운명이 아니라 자신의 渾身의 노력이었음을 강조한다. 이 점에서 박근혜는 솔직하지 못하다.
 
2. 박근혜의 치명적 판단력 미스는 헌법과 약속과의 관계에서 혼동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가 (국민이던 상대 정당이던) 한 약속과 대한민국의 헌법과의 관계에서 어느 쪽이 상위개념인가? 헌법학자에 의하면, 당연히 헌법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러나 박근혜는 자신이 한 약속이 헌법보다 상위에 있다고 그렇게 처신하고 있다. 자서전 「약속을 위한 선택」에서 그 점이 잘 드러나고 있다. 16대 국회에서 통과되었던 신행정수도특별법이 2004년 10월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받았다. 한나라당의 분열이 격심해졌다. 위헌판결을 받았으니 아예 없었던 일로 하고 원천 반대하자는 의견이 소수였지만 당연한 법리론적 논리였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당대표는 “특위에서 합의를 도출하고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결정하자”고 결론을 내린다. 2월 23일 여야가 특위에서 합의한 안은 12부 4처 2청을 연기, 공주지역으로 이전하고 국가재정의 지출상한선을 8조 5천억원으로 정하는 안이었다. 결국 한나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서 46 대 37로 가결시켰다. 박세일의원은 사퇴를 했고, 박근혜는 당론을 지켰다고 자신의 행위를 옹호한다. 홈피에서 박근혜는 “약속을 지켜야 신뢰를 얻는다는 것은 인간사회의 기본”임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의 당론이나 박근혜의 약속지킴이 대한민국의 헌법보다 상위에 있는지를 묻고 싶다. 이것은 그야말로 큰 착각이고 법치주의의 위반이다. 민주사회에서는 법보다 원칙이 우위가 아니라 원칙보다 법이 우위이다. 그런데 이런 초보적인 기준을 정치가인 박근혜가 혼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판단력의 문제가 노출되는 것이다.
 
자서전에 나타난 박근혜 정치 스타일은 다음의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다. ① 이미지정치-항상 박정희의 이미지를 연상시켜면서 유권자에게 접근한다. ② 감성정치-논리적으로 다가서서 대중들에게 합리적으로 호소하지 않고 동정을 유발한다. 내면적으로 박근혜의 정치목적은 아버지 박정희의 재평가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③ 한풀이 정치-박정희 정부시절에 굽신거리면서 충성을 맹세한 인물들이 하루아침에 배신하여 등을 돌리자, 18년 동안 은둔과 칩거 속에 절치부심, 와신상담하면서 정계에 복귀하여 자신의 명예회복을 노린다.
구절마다 권력의 절정에서 부모를 잃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한 했던 외로운 인간의 홀로서기가 잘 표현되어 있다. 한국민에게 보내는 感性과 同情心에 호소하는 여성스런 필체의 매력은 돋보인다. 회고록은 진정으로 떳떳하거나 용기있는 자만이 쓸 수가 있다. 회고록은 眞正性이 있고 솔직해야 한다. 내면의 고민과 사상이 울어 나와야한다. 자칫하면 대부분 자기변호 및 자기홍보선전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박근혜의 자서전은 논쟁거리가 되는 것은,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거나 표가 떨어질 사안은 전부 내용에서 배제하고 있다.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진 逸話인 자신에게 대권을 향한 꿈 풀이를 해준 이성계의 ‘무학대사격’인 최태민 목사와의 운명의 만남 건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다. 2005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 황장엽 선생과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보고 북한인권의 참혹상에 대해서 눈물을 흘린 감동의 기억도 누락되어 있다. 북한인권이나 한반도의 통일방식에 대해서도 김정일을 의식하는지 애써 회피하면서 아무런 언급이 없다. 6.15공동선언에 대한 우호적 인식이나 김대중을 여러 번 찾아가서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대한 감사와 도움을 청하고 영호남 화해에 대한 지원 및 통합형 지도자로서 포부와 비전을 밝힌 구절도 일체 생략했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의 회고록은 ‘半쪽의 眞實’만을 담고 있다. 행간에 회자되는 박근혜에 대한 ‘수첩공주’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보다는 더욱 증폭시키고 말았다.
 
박근혜의 자서전이 인터넷시대에 일반대중에게 얼마나 감성적으로 다가섰는지 알 수 없으나, 정치 분석가나 식자층에게는 정치가가 갖추어야할 歷史的 眼目과 通察力이라는 德目의 측면에서는 설득력이 많이 떨어진다. 물론 정치인은 지식인이나 전문가처럼 많은 해박한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국가경영과 자신의 확고한 정체성 확립에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지성으로의 수준은 반드시 학습?도달해야한다는 점은 고금의 진리이다. 박근혜는 이런 점에 깊은 고민과 처절한 자기성찰이 있어야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이회창 총재보다 훨씬 더 훌륭한 정치인이 되기를 바라는 念願에서 하는 말이다. http://www.leejuche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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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