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정사(부산시 해운대구 청사포 소재, 회주 진천제스님)에서는 지난 19일 오전 11시부터 봉훈전 준공식과 성철대종사의 15주기 추모재를 봉행했다. 이날 송광사 방장 보성큰스님과 통도사 전방장 초우스님, 태종사 조실 도성스님과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원학스님, 범어사 전주지 대성스님, 부산 혜광사 금종스님, 원소스님, 원정스님, 서울 정인사 회주 한자용스님, 인왕사 보문스님, 대웅스님 등 각지에서 온 비구, 비구니 스님들이 운집했다. 특히 12대 전두환대통령이 추모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1천여 사부대중이 이성철 대종사의 생전의 업적을 기리고, 독경과 추모사와 헌향, 헌다, 헌화, 예배로서 추모재를 성대히 봉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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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사포 해월정사 봉훈관 법당에서 추모사를 하는 12대 전두환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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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능인선원 합창단의 추모의 노래. |
동산(東山) 문도회를 대표한 범어사 전주지 대성스님의 추모사에 이어 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추모사를 했다. 그는 추모사를 준비해왔지만, 내용이 너무 형식적인것 같다며 준비한 추모사를 읽지 않고, 즉석연설식으로 추모사를 대체했다. 이날 12대 전두환 대통령은 과거 백담사 시절을 회고했다. “스님들은 수행기간으로 결제 해제가 있었습니다만, 나는 결제, 해제도 없이 2년 4개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새벽 3시반부터 어김없이 일어나 법당에 나아가 기도를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부처님같이 우주의 대도를 확철대오(廓徹大悟)는 못했다고 전제하고, 세상사 일체가 오직 마음이다, 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도리는 확연히 깨달았다”고 했다. 일체가 마음의 조화라는 것을 확연히 깨닫고 난후 마음공부를 잘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떠나온 속세의 은원(恩怨)에 희비가 엇갈리고, 배신에 의한 심화(心火)가 심신을 불태우려 했지만, 일체유심조의 깨달음에 의해 초월한 것이다. 그의 일체유심조에 대한 깨달음의 이야기에 추모법회 대중들은 일제히 박수로서 화답(和答)했다.
이날 12대 전두환 대통령은 성철대종사 유적지에 해월정사를 세우고, 봉훈관을 준공하고 추모재를 봉행하는 천제스님의 노고를 치하하며, “스승에 대한 효(孝)가 있는 상좌들”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아들에 대한 효를 언급하면서, 속세에서는 자녀들이 부모에 대한 효가 중요한데, 자녀가 없는 스님들은 효가 있는 상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비구, 비구니 스님들의 노년을 걱정한 것이다.
이날 성철대종사의 상좌 원소스님은 "퇴옹성철 연구(退翁性徹 硏究)"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을 스승의 진영전에 봉정하고 삼배를 올려 좌중에게 효상좌의 모습을 분명히 보여주고, 숙연케 했다.
12대 전두환 대통령은, 국가가 단체나 개인이나 어려울수록 인화(人和)가 중요하다고 전제하며, “사랑하고 용서하며 사는 인생이 되어야”한다고 강조하며, 타인보다 먼저 자신이 “사랑하고 용서하며 인생을 살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철대종사는 “우리에게 참된 수행자의 생사거래(生死去來)를 보여주신 살아있는 부처님이었다” 말하고, 성철대종사의 진영전에 헌향, 헌화 하고 삼배의 예를 올렸다.
해월정사 회주 천제스님은, “12대 전두환 대통령은 성철대종사를 국정자문위원으로 모시고 예를 갖추어 마치 왕사, 국사를 대하듯 했다”고 회고했다. 천제스님은 전시속박(戰時束縛)의 통행금지로 온국민이 신음하고 있을 때, 전두환 대통령은 과감히 통금을 해제하였고, 영남과 호남의 화합을 위한 88고속도로를 건설하고, 88올림픽을 유치하고, 모래와 쓰레기로 적체된 한강에 준설공사를 하여 유람선이 달리는 한강을 만들었으며, 합천 댐을 만들어 그 물을 상수원으로 하여 부산시민들이 식수로 마시게 하는 등 짧은 재직기간에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해 헌신하고, 국민과의 신의를 지켜 단임정신으로 문민시대를 열어주었다고 찬사하며, “오늘날 좌파 정치인들과 궤(軌)를 함께하는 정치인들의 술수와 농간에 의해 공(功)은 실종 시켜버리고 있다. 하루속히 공(功)과 업적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모재의 삽화(揷話)같은 이야기는 합천군수와 합천출신 향우들이 대거 달려와 역시 합천출신 천제스님의 봉훈관 기공식을 축하하고, 역시 합천출신 전두환대통령을 환영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12대 전두환 대통령은 합천을 자랑하면서 가야산 해인사를 위시해서 명산들이 합천을 위요하여 불교인들이 많다고 자랑했다. 천제스님은 유명한 무학대사도 합천출신이라고 소개했다. 합천군수는 유명한 합천군을 방문해달라고 홍보했다.
또한 12대 전두환 대통령의 즉석연설에 감명을 받은 어느 승려들은 한결같이 “내친김에 전국 불교포교 순회강연을 다니면 얼마나 좋으냐”며 제안해왔다. 그러나 팔순(八旬)이 지척인 년로한 분으로서는 무리요, 작금에 유행인 것이 ‘종교편향’이 아닌가. 작금에는 불교계가 현 대통령을 향해 종교편향을 부르짖지만, 전직 대통령이 불교포교를 위해 순회강연을 시작한다면, 이번에는 불교가 아닌 타종교가 종교편향이라고 불만을 토로하지 않을까? 많은 스님들은 전두환 대통령을 일등 포교사로 생각하는 것같다.
앞서 12대 전두환 대통령은 남보다 먼저 “사랑하고 용서하며”의 인생을 실천하자고 언명했다. 그것은 종교편향을 외치며 대정부투쟁을 하는것 같은 불교계에도 해당되는 은은한 경종(警鍾)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다종교사회의 한국사회에 모든 종교도 서로 타종교보다 먼저 “사랑하고 용서하며”를 실천할 때 종교간의 갈등은 해소될 것이다. 불교가 역사와 전통이 깊으니 먼저 타종교에 대해 “사랑하고 용서하며”의 통큰 마음을 갖고, 종교인들이 화합하여 대한민국의 영광을 위해 일로매진(一路邁進)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소식이 아닌가?
성철대종사 추모재에 12대 전두환 대통령을 수행해온 인사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상희(전 내무부장관), 박희도(전 육군참모총장), 안현태(전 경호실장), 이학봉(전 국회의원), 유흥수(전 국회의원), 민정기(전 공보수석), 신윤희(전 육군 헌병감), 이석복(전 5사단장), 서정희(전 민정비서관) 등이다. 이날, 추모재에는 안경률(한나라당 사무총장), 서병수(국회의원), 합천군수, 목정배(전 불교대학장) 외 유명인사 다수가 동참했다.
끝으로, 15주기 이성철 대종사의 추모재는 아름답고 원만히 회향되었다. 해월정사는 이제 우뚝선 봉훈관에서 해마다 사부대중이 더욱 운집하여 추모재와 함께 불교중흥의 대법회로 더욱 발전했으면 바란다. 참석한 고승대덕큰스님들과 사부대중, 특별히 참석해주신 12대 전두환 대통령과, 불교를 믿지 않아도 전대통령과 함께 추모재에 참석한 귀빈들 모두 건승과 행운을 기원한다.◇
이법철(대불총, 지도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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