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심장, 붉게 빛나는 바간을 만나라
찬란한 왕국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
▲ 해질녘 쉐산도 정상에서 바라본 바간은 석양빛에 물들어 있었다.
11~13세기 버마족 바간왕조의 수도였던 바간은 북쪽의 올드 바간 Old Bagan, 남쪽으로는 뉴 바간 New Bagan, 그리고 냥우 Nyaung Oo 지역으로 크게 구분된다. 올드 바간은 바간왕조의 중요한 불교 유적지가 자리하고 있고, 뉴 바간은 관광객들을 위한 휴양시설이 즐비하며 냥우에는 국내선이 운행하는 냥우 공항과 전통 재래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 사원과 함께 세계 3대 불교 유적지로 유명한 미얀마의 바간은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이곳은 미얀마 만달레이구의 고대 도시였으며, 탐바디파(구리의 땅) 또는 타사데사(건조한 땅)로 불리워진다.
넓은 땅 때문이었을까? 버마족 최초의 수도였던 바간. 대부분 1,000~1,200여 년 전에 지어졌고 12, 13세기 버마 왕국은 세계 불교의 중심지가 되어 스리랑카, 인도, 타이, 크메르 등지에서 승려와 학생들이 찾아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번성이 오히려 독이 되었던 것일까, 버마 왕국은 결국 징기스칸의 손자인 쿠빌라이 칸에 의해 멸망하고 만다. 그리하여 버마 왕족은 수도였던 바간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었다. 그러나 바간에는 여전히 찬란했던 시절의 흔적이 남아있다. 꾸준히 불교 성지로서 많은 유산을 보전해왔으며, 오늘날까지도 세계 불교 신자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여행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 전통 양식이 남아있는 바간의 냥우 공항
양곤 밍글라돈 공항에서 바간 냥우 공항까지는 미얀마 국내선을 타고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안개가 심해 양곤에서 1시간 정도 연착한 후에야 바간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다행히 바간의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다.
만약 바간의 전 지역 파고다를 살펴보고 싶다면 일주일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통합입장료(Bagan Archaeological Zone)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1인 US 15달러로 바간 공항이나 버스터미널, 보트 선착장 등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최고의 전망을 보여주는 쉐산도 파고다 Shwesandaw Pagoda
쉐산도 파고다는 일몰과 일출 시간에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른 아침 여유롭게 나와 비좁고 가파른 쉐산도의 계단을 맨발로 올랐다. 가쁜 숨을 참으며 정상에서 바라본 바간은 단연 최고였다. 탁 트인 넓은 황토빛 평야의 바간을 동서남북 자유롭게 볼 수 있었다.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며 저 멀리 비상을 준비하는 열기구들이 하나둘 점화를 하고 있었다. 일출과 일몰 시간에 맞춰 하루에 두 번 운행하는 열기구는 $200~250 (한화 29만원) 정도로 다소 비싸지만, 한시간 정도 비행하며 해가 뜨고 지는 바간의 장엄한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쉐산도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은 폭이 좁고 턱은 높아서 꼭 지지대를 잡고 조심히 올라가야 한다.
바간을 상징하는 불탑
파고다(불탑)의 도시, 바간. 그 중에서도 부파야 파고다 Bupaya Pagoda 는 기원전 300년 전에 세워졌다고 하니 그 세월은 가히 짐작도 하기 어렵다. 물론 지진 때 일부 파괴된 것을 보수한 것이지만 여전히 인도 초기의 불탑 특징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탑 꼭대기를 뾰족하게 세우는 것이 그것이다.
▲ 황금으로 뒤덮인 쉐지곤 황금대탑
'황금 모래 언덕의 파고다' 라는 의미의 쉐지곤 파고다 Shwezigon Pagoda 는 부처의 앞 머리뼈와 치아 사리가 봉인되어 있는 보물 1호이기도 하며 바간 파고다의 모태가 되었다. 이것은 아나우라타 왕이 타톤을 정복하고 기념으로 세운 불탑으로 온통 황금빛으로 도금되어 웅장함을 자랑한다.
아난다 사원 Ananda Temple 과 함께 가장 보존이 잘 되어 있고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하는 틸로밀로 사원 Htilominlo Temple 의 입구와 내부 불상의 모습이다. 사원 주변의 상가에서는 다양한 기념품과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불상과 소수민족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화가들이 인상적이었다.
바간 여행을 제대로 즐기는 법
올드 바간의 호텔과 건물들은 대부분이 층이 낮고 야외 정원이 넓게 펼쳐져 더욱 운치가 있다. 특히 2000여 개가 넘는 크고 작은 다양한 사원들과 42km² 드넓은 바간을 골고루 둘러보기 위해서는 2인승 마차투어를 추천하고 싶다. 비용에 따라 코스 조율이 가능하며, 마차를 타고 달리는 동안에는 과거로 돌아간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마차 대신 자전거를 빌려 나서보는 것도 좋겠다. '어메이징 바간 리조트' 앞에 펼쳐진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은 특히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더욱 황홀하다. 자전거는 호텔에서 대여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때때로 모터 자전거를 구비한 곳도 있으므로 확인해보자.
미얀마 여행 중, 재래시장 방문은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미얀마의 소소한 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다. 얼굴에 미얀마 전통의 천연 화장품 다나까 Thanakha 를 뺨에 바른 아낙네들이 각종 채소와 과일을 다듬어 팔고 있는 모습이나 붉은 예복을 입은 승려들이 작은 항아리를 들고 탁발(托鉢)하는 모습 등…
※ 미얀마의 전통 화장품 '다나까'란? 관련 기사 보기 : 미얀마의 노란 가루 '다나까'를 아시나요? (클릭)
나는 상인과 열심히 바디랭귀지를 하며 어릴적 갖고 싶어했던 꼭두각시 인형을 구매했다.
석양이 흐르는 이라와디 강
우리는 이라와디 Irrawaddy 강에서 저녁을 맞이하며 식사를 했다. 이라와디 강은 동남아시아 3대 강으로, 히말라야에서 발원하며 미얀마 최남단까지 무려 2000km를 흐른다. 강이 석양을로 붉게 물드는 것을 바라보며 즐기는 저녁만찬이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우리가 식사했던 난다 레스토랑에서는 한식에 가까운 현지식을 맛볼 수 있는데, 식사와 함께 전통 인형극 "Myanmar Marionette"를 관람할 수 있다. 꼭두각시 인형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인형사의 숙련된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과거 버마 왕조의 영웅이나 역사적 인물들을 바탕으로 한 고전 영웅담을 들려주는 듯 했다.
타는 듯 붉은 하늘과 대지 위로 떠오르는 열기구, 뾰족한 불탑과 홀로 선 나무들이 어우러져 뇌리에서 평생 지워지지 않을 풍경을 선사해주었던 바간. 제국의 흥망성쇄가 고스란히 담긴 이곳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오늘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이처럼 바간은 고대도시 버마 왕국의 찬란한 역사가 서린 미얀마의 심장과 같은 곳이었다.
INFORMATION
- 선셋가든 : River Side Bagan ☎ 061-65037
- 난다 레스토랑 : Main Road, Nyaung U, Burma ☎ 061-22779 / 전통 인형극 공연시간 : 1일 2회 (19:30, 20:50)
- 바간 열기구 투어 : www.easternsafaris.com ☎ 951-652-809 / 운행시간 : 1일 2회 (06:00, 17:00)
- 어메이징 바간 리조트 앞 가로수길 : www.amazing-ho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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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바간에서 꼭 만나봐야 할 유적지 TOP 5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107157
미얀마 여행 준비
- 황금의 땅, 미얀마 여행 특별 기획전 : http://bit.ly/1iFAbic
- 미얀마 자유여행 준비하기 : http://www.hanatour.com/asp/booking/freestyle/freestyle-main.asp
※ 취재: Get About 트래블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