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온 날들이 얼마나 고요했고, 내가 살아온 날들이 얼마나 평화로웠을까, 아니면 나 살아온 이날까지 가시덤불 속 온갖 풍상 다 겪으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찌그러지고 깨져가며, 상처투성이의 나날들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세파에 떠밀려 쪼그라들고 찌들며, 시들어간 한숨만 푹푹 쉰 그런 나날들이 아니었는지, 나만 유독 왜 이렇게 못난이처럼 나만 유독 왜 이렇게 저능아처럼 밑바닥에서 조바심치며, 불평불만만 가득 쌓여 있을까, 어느 날, 아닐 거야 하며, 정신 차려 돌아보며, 천 길 낭떠러지가 펼처져있고, 고개 들어 하늘을 보면 거기에서는 수많은 별들이 쏟아져 내려, 온 몸의 힘을 쫘 악 빼버린다. 두 다리가 후들후들 털썩 바닥을 설설 기고 있는 듯, 이렇게 곧잘 뇌까리고 있다. 왜? 나는 유독 남보다 이렇게 지겨운 길을 걸었어야 했을까, 라며, 곧잘 외부의 것과 나를 곧잘 견주어보고 비교해 본다. 그러나 두려움과 분노 미움과 절망 시기와 외로움의 느낌도 한 낯 겉치레 이며, 우리에게는 희망과 기쁨이란 즐거움을 안겨줄 매개체가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