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북핵에 대한 인식이 한미간에 동일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로 이루어졌다. 북한에게 결코 핵국가클럽의 의자를 내 줄 수 없다는 것, 미국의 억지력을 한국에도 동일하게 제공하겠다는 것, 통일은 자유민주체제로 해야 한다는 것, 북한의 인권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 등을 담은 모양이다. 화해에서 대결로 가는 것이다. 북한을 핵국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강력하지만 북한은 이미 다량의 핵무기 생산체제를 갖추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며 이러한 목표는 머지않은 장래에 실현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핵무기 대량생산 체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은 북한의 핵개발이 "그동안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주장한 것처럼" 더 이상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미-일을 공격하고 테러 국가들을 상대로 수출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6자회담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이며 그동안 줄기차게 북한에 속아왔던 전력을 보더라도 북한과 핵협상을 한다는 것은 바보짓이다. 이제 이런 식의 사고방식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북한은 줄곧 우라늄농축 프로그램 자체를 부정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우라늄 농축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실토함으로써 그동안 세계를 속여 왔다는 것을 조롱하듯 털어놨다. 북한을 핵국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많이 하지만 세계가 인정하든 안 하든 북한은 현실적으로 핵국가가 된다. 북한이 핵을 갖지 못하도록 하려면 북한의 핵시설을 물리력으로 파괴하는 방법 밖에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는 북한이 도발하지 않는 한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봉쇄와 억지(containment & deterrence)인 것이다. 북한을 외교적, 경제적, 지리적으로 봉쇄하여 핵무기 이전을 차단하고 고통을 주면서 고사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냉전(cold war)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한은 이제 화해와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 봉쇄와 압박의 상대가 된 것이다. 북한과 대화를 하려 해도 대화를 할 수 있는 내용(어젠다)이 없다. 미국과 일본은 북한을 봉쇄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쓴다. 우리 역시 북한을 공격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돈을 써야 한다. 개성공단은 이러한 봉쇄공조 노력에 어긋난다. 손해를 보다라도 개성을 봉쇄하고 더 이상 북한에 사람도 보내지 말아야 한다. 그동안 김대중-노무현과 그 추종세력들이 북한에 바친 돈이 핵개발과 유도탄 개발에 사용되었다는 생각을 하면 치가 떨린다. 치가 떨린다고 생각한다면 개성공단은 하루라도 빨리 폐쇄해야 한다. 정부도 기업도 다 같이 단호한 결단을 내려야할 것으로 본다. 북한은 화해와 교류의 상대가 아니라 봉쇄의 상대가 되었다. 언론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인식의 패러다임을 대폭 바꾸어야 할 것이다. 우선 조중동으로부터라도 김정일에게 위원장이라는 존칭 사용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 남북한은 냉전상태에 돌입한 것이다. 냉전당사국답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2009.6.17. 지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