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는 17일 북한의 황강댐 방류와 관련, "8월 26∼27일 비가 와 27일 방류한 이후 황강댐으로 물이 지속 유입돼 재방류해야 할 상황이었다는 것은 확인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하여 국방부는 해명자료를 통하여 "재방류할 정도로 차 있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서로 엇갈리는 주장이었다. 연합뉴스는, 김 후보자가 18일 개최되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통해 "이번 황강댐 방류를 수공(水攻)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첩보가 없었다"며 이같이 답했다고 한다. "水攻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대답해야 하는데 북한측에 유리한 文法을 썼다. 황강댐에 물이 차 있었느냐의 與否는 중요하지 않다. 핵심적인 사실은 북측이 無斷방류하였다는 점이다. 4000만 톤의 물을 내려보내면서 한국측에 통보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고의적이고 도발행위이다. 그렇다면 6명의 사망에 대하여 북한정권이 책임을 져야 한다. 왜 김 내정자는 이렇게 확실하게 말하지 않고 북한정권을 굳이 편드는 논법을 쓰는가? 그는 청문회에서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하였다. 무단방류를 하면 한국측에서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모를 북한군인은 없을 것이다. 알면서도 홍수를 일으켰으면 피해를 주려고 한 것이지 도움을 주려고 한 것이겠는가? 북한군의 무단방류 의도가 한국에 피해를 입히기 위한 것이란 사실은 이미 實證된 것 아닌가? 그런데 북한측의 의도를 말하기 어렵다니, 김 내정자는 어느 나라 국방장관이 되려는가? 사람이 죽었는데 죽인 자의 의도를 모르겠다니? 그렇다면 사람을 살리려고 홍수를 일으켰단 말인가? 대한민국의 국방장관 내정자가, 6명의 한국인을 죽음으로 몰고간 북한군에 대하여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어떻게 사나이가 主敵의 만행에 대하여 화를 낼 줄 모르는가? 국방장관이 될 사람의 이런 비굴한 모습을 지켜보는 한국軍의 사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는 내년도 국방예산과 관련, "국방부는 금년도보다 7.9% 증가한 30.8조원을 요구했으나 기획재정부는 3.8% 증가한 29.6조원 수준으로 심의중"이라며 "실제 사업비 부족액은 약 0.9조원으로, 사업 우선순위와 대형 외자도입사업의 연부액 등을 조정, 주요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하였다. 국방비 증가율이 4%포인트가 줄었는데도 차질이 없다니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예산이 고무줄인 모양이다. 이상희 장관과 장수만 차관간 국방예산을 둘러싼 마찰에 따라 일부에서 장수만 국방차관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이 경우는 抗命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차관이 자신을 따돌리고 멋대로 예산안을 삭감한 것은, "지휘계통 문란행위"라고 자신의 편지에서 지적하였었다. 당사자는 抗命이라는데 제3자가 아니라고 한다. 장관내정자가 차관의 軍紀문란 행위를 굳이 비호하는 것은 차관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실력자이기 때문인가? 앞으로 차관을 잘 모시겠다는 건가? 현역장교들이 이런 내정자의 자세를 어떻게 보겠는가? 김 후보자는 `국방개혁 2020"과 관련, "목표연도 수정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답한 데 이어 "현 재정여건 감안시 조정된 국방개혁 기본계획 시행초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되나, 경제가 회복되면 국방비 평균 증가율인 7.6%는 유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하였다. 소위 국방개혁 2020안은 노무현 정권이 무리하게 만든 것인데, 북한의 核무장과 韓美연합사 해체를 고려하지 않은 계획이었다. 내정자는, 경천동지할 상황 변화가 생겼는데도 고칠 필요가 없다고 한다. 폭우가 쏟아지는데 우산을 펼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격이다. 그는 戰時작전권 전환에 대해 "현재 韓美 양국간 긴밀한 협조하에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충분한 근거에 기초하지 않고 합의사항 변경을 제기할 경우 동맹의 신뢰가 손상될 우려가 있으므로 현 시점에서 전환시기 조정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무장이란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韓美연합 戰力을 강화해야 하는 때에 韓美연합사를 해체하기로 합의한 사실의 부당성이 재검토의 "충분한 근거"가 아닌가? 김 후보자는 兵 복무기간 단축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兵 복무기간 단축을 재검토한다면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회적 갈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國益과 안보에 복무기간 단축이 어떤 영향을 주는가이다. 국방장관 내정자가 선거 기획자 같은 투의 말을 하면 안 된다. 그는 아울러 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대해 "국가이익, 국민여론, 국제사회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할 사안"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金 내정자의 답변에선 군인다움을 느낄 수 없다. 국방에 목숨 걸겠다는 자세를 읽을 수 없다. 大勢 순응형, 권력과 여론 따라가기型의 인물이란 느낌이 든다. 이런 사람에게 국방을 맡겨놓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좌파정권 10년간 국군 지휘부는 利敵행위, 反헌법적 행위를 일삼는 親北정권에 영합하여 국군엔 불리하고 북한군에는 유리한 여러 조치를 스스로 하였다. 1. 휴전선상의 對北방송 중지. 2. NLL 침범 북한군함에 대한 경고사격이나 선제공격 금지. 3. 북한선박에 대하여 제주해협 통과 허용. 4. 반역적 6.15 선언을 군인들에게 가르치기. 5. 2003년까지 극렬하게 반대하던 韓美연합사 해체 적극 추진. 6. 군 복무기간 단축. 이런 조치에 관여하였던 고위 장교들에 대하여 국가적 조사를 하고, 법적, 행정적 조치를 취하였어야 할 李明博 대통령은 韓美연합사 해체에 관련된 장성들을 오히려 重用하는 인사를 하였다. 안보문제에 있어서조차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분위기를 만든 것이 국군통수권자이고, 국방차관의 軍紀문란행위에 대하여 장교들이 예의주시하는데도 장관만 경질하고 차관에 대하여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이가 대통령이다. 그런 대통령이 임명한 국방장관 내정자는 그런 대통령에게 어울리는 답변을 한 셈이다. (http://www.chogabje.com/) 趙甲濟 (조갑제닷컴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