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처음 이뤄진 李明博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선 작금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12만 공무원 노조의 민노총 가입 사태에 대하여는 질문도, 설명도 없었다. 기자들의 문제의식이 얼마나 세상物情과 동떨어져 있는가를 잘 보여준 사건이다. 설사 질문이 없었더라도 대통령은 이 사태에 대하여 소신을 밝힐 수 있었고, 밝히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의무이고 예의였다. 기자는 문제의식이 없고 李 대통령은 예의를 잃었다. "공무원 12만 명을 거느린 공무원 노조가 주한美軍철수를 주장하는 민노총에 가입하였는데 대통령께서는 가입 자체가 不法이라고 보십니까? 그렇다면 어떤 法的 조치를 취할 계획입니까?"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면 李 대통령은 답변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 내용은 오늘 회견의 가장 중요한 뉴스가 되었을 것이다. 아무 기자도 이 질문을 하지 않음으로써 국민들은 중대한 뉴스를 접할 수 없게 되었다. 국민 모두가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을 기자들만 관심이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문제의식의 마비는 기자들을 뉴스不感症 환자로 전락시킨다. 노래 부르기 싫어하는 가수와 다를 게 없다. 기자들은, 혹시 대통령이 곤혹스럽게 될까 봐 그런 질문을 하지 않은 것인가? 또는 그런 질문을 하여 나오는 답이 민노총에 불리할 것 같아서 안한 것인가? 아니면 청와대쪽에서 그런 질문을 하지 말아 달라고 청탁이라도 했다는 것인가? 기자들보다 더 잘못한 것은 대통령이다. 질문이 없어도 "이 기회를 빌어 공무원 노조가 민노총에 가입하여 국민 여러분들에게 폐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하여 사과 드리면서, 앞으로의 대책을 보고하겠습니다"라고 나섰어야 했다. 이런 기자와 대통령이 만들어가는 정치와 國政이 과연 국가의 品格을 높일 수 있을까? 李 대통령이 오늘 회견에서 강조한 국가의 品格을 드높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정부는 法治를 확립하고 국민들은 교양을 갖추는 것이다. 그런 모범을 보여야 할 대통령이 法治를 포기하는데 누가 국가의 品格을 올린단 말인가? 국가의 얼굴인 대통령이 모범적으로 국가의 品格을 떨어뜨리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