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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인터뷰

나라의 主人 된 보수층의 찬스와 위기

이명박은 이념을 버렸으나 보수층은 이념을 기준으로 투표했다. 주인된 보수층이 대동단결하기 위해선 자유통일을 국가 목표로 삼아야 한다.

보수층의 노예근성

2002년 5월 민주당 盧武鉉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넘었을 때 나는 보수세력의 大選패배를 예감하고 月刊朝鮮 "편집장의 편지"에서 이런 대목의 글을 남겼다.

<보수세력들은 세미나를 좋아합니다. 좋은 호텔을 골라 그런 모임을 열고 보수논객들을 불러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런 자리에 가면 한때 한국 사회를 주름잡았던 인사들이 좋은 옷을 입고 나타나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나라를 걱정합니다. 그리고 그뿐입니다.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하여 싸우는 단체나 사람들을 위하여 손발도 돈도 빌려 주지 않습니다. 마음만으로써의 憂國(우국), 거리로 나서지 않는 憂國이란 自慰(자위), 또는 가짜일 것입니다.
저는 그런 호텔에 들를 때마다 감탄합니다. 귀족 같은 모습을 한 善男善女들이 로비, 객실, 음식점에서 우아하게 어울려서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태평성대로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들을 射程圈 안에 넣고 있는, 시간당 50만 발을 쏠 수 있는 북한군의 장거리포 같은 것들을 저분들이 의식하고 있을까, 좌익들이 국가를 배신하는 행동을 할 때 저분들이 맞서 싸울까, 저분들의 子弟들은 軍 복무를 다했을까, 저 돈 많은 사람들이 좌익과 싸우는 보수세력을 위해서 체제유지비를 한 푼이라도 낸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자신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행동도 희생도 부담도 하지 않고 체제의 보호막만 공짜로 이용하려 든다면 그런 보수야말로 守舊(수구), 寄生(기생)세력일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고귀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정신면에선 노예이고 창녀들일 것입니다. 한국 보수세력의 自力更生(자력갱생)은 기본적으로 노예의식, 창녀의식을 버리고 조국의 주인이 되자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主人이 되자면 용기·희생·공부가 필요하고 親北좌익을 순화·전향시킬 만한 신념을 가져야 합니다. 主人이 되면 그래서 고생스럽습니다. 좌익 400만 시대에 보수세력이 대한민국과 함께 살아남으려면 그런 고생을 즐겨 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준 5년이란 기회

그해 12월19일 밤 한나라당 李會昌 후보가 50만 표 차이로 노무현 후보에게 지는 것을 보고 나는 "편집장의 편지"에 이런 글을 남겼다.

<역사는, 대한민국은, 핏발 선 主流層(주류층)의 손을 뿌리치고 盧武鉉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하여 5년이란 기회를 주었다. 이 5년 사이에 한국의 주류층이 대한민국의 좌경화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크나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 5년간 기성세대가 나서서 젊은, 좌파 세력을 설득하고 교육하여 이들의 위험한 國家觀과 對北觀, 때로는 저질로 치닫는 반항심을 순화할 수 있느냐가 5년 뒤의 大選 승자를 결정할 것이다. 이 젊은이와 좌파들에게 교양과 公民윤리와 정의감을 심어 주어야 하는 책무는 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에게도 주어졌다.
李會昌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左右대결의 체제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삼지 않으려는 자세를 취했으나 이념 무장 대치상황의 한반도 조건이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李會昌 후보는 마시기 싫어했던 쓴 잔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렸다. 그는 이 시련을 통해서 뒤늦었지만 이념적으로 무장된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 태어났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의 주류층도 수렁에 빠진 李會昌 후보를 건져내려고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우리 곁으로, 집 안으로 들어온 反美·親北 세력의 엄청난 힘을 알고 전율하였다. 그들은 金大中 정부 5년 동안 대한민국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알았을 것이다. 이번의 가정內 大選戰에서 보수층이 안간힘을 썼듯이 앞으로는 대담하게 나서야 한다. 보수층이 가진 현대사의 경험을 후배, 자녀와 나누고 金正日의 악마성과 대한민국의 苦鬪(고투)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미군이 6·25 전쟁 때 1000명 정도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대학생들에게 진실을 알려 주어야 한다.
앞으로 5년간 보수층이 나서서 젊은이들을 가르치고 매질하고 고쳐 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점은 고마움일 것이다. 부모 세대에 대한, 대한민국에 대한, 미국 등 우방국에 대한, 우리 민족사의 위인들에 대한 고마움은 과장이 아니라 사실에 기초한 것이다. 보수층은 젊은 그들에게 제대로 미워할 줄 아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 金正日과 그를 추종하고 굴종했던 사람들을 미워하는 것이 북한동포들과 한국內의 소외층을 제대로 사랑하는 것임을 가르쳐야 한다. 이번 선거 과정과 그 결과는 우리의 거듭 태어남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主流 보수층은 盧武鉉 당선자를 도와야 한다. 그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켜 주기를 기도해야 한다. 盧武鉉 대통령이, 미국에 대해서뿐 아니라 金正日에 대해서도 한국민의 자존심·국가이익·민족 정통성을 수호해 줄 수 있도록 보수층이 충고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아스팔트 우익"의 등장

그 석 달 뒤 서울시청 광장에선 "反核反金 3·1국민대회"가 열렸다. 10만 명의 보수층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들의 머리 위로 대형 성조기와 태극기가 지나가는 장면을 상공에서 찍은 사진은 애국운동의 한 상징이 되었다. 애국단체들이 연합하여 주최했던 그해 6·25 국민대회, 그 다음해 10·4 국민대회는 한국의 보수층도 좌익 못지않게 아스팔트 위로 나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2004년 10월4일 국민대회는 사상최대의 인파를 동원했다. 이날의 주제는 국가보안법 死守였다. 대회가 끝나고 청와대로 평화롭게 행진하는 것을 경찰이 막고 아버지뻘 되는 6·25 참전용사들을 향해서 물대포를 쏘고 방패로 짓이겼다. 친북좌익 집단에 정권을 넘겨준 보수층의 비참한 모습이었다. 검찰은 대회가 있은 지 3년이 지난 2007년 가을 이 대회의 운영위원장이었던 徐貞甲 국민행동본부장을 시위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하여 재판이 진행중이다.

"아스팔트 우파"의 상징적 존재가 된 국민행동본부의 徐 본부장은 좌익들로부터 가장 많은 고발 고소를 당한 인물이 되었다. 이 단체가 거의 매주 신문에 내는 선명한 광고는 1회당 300~400명이 1,2만원씩 보내주는 후원회비로 유지되어 왔다. 2002년 대통령 선거의 패배 이후 많은 국민들이 "애국은 지갑과 손발을 통해 표현됩니다"라는 말을 실천하고 있다.

광화문과 인터넷을 좌익으로부터 탈환하려고 안간힘을 쓰던 보수층은 2004년 3월 국회의 盧武鉉 대통령 탄핵 의결에 기대를 걸었으나 상황은 하루 만에 逆轉되었다. KBS와 MBC의 선동방송이 반격에 나서고 親盧-親北세력이 촛불로 밤거리를 뒤덮자 70%의 국민들도 "어떻게 나랏님을 그렇게 할 수 있나"라면서 탄핵반대로 돌았다. 그 연장선상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전멸의 위기에 몰렸으나 朴槿惠 대표가 善戰하여 개헌 저지선을 확보했다. 헌법재판소는 탄핵 재판에서 盧대통령의 위헌적 행동을 인정하고 엄중경고한 뒤 대통령직 파면을 결정하지는 않고 改悛(개전)의 기회를 주었다.


그놈, 별놈, 인생 썩히는 곳

노무현 대통령은 복직하자마자 反헌법적 언동과 정책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대학생들 앞에서 한 공개 강연에서 보수층을 개혁할 줄 모르는 "별놈"이라고 했다. 그 뒤 헌법을 "그놈"이라고 저주했다. 국군을 "인생 썩히는 곳"이라고 부정했다.

2004년 탄핵재판에서 그를 살려주었던 헌법재판소는 그해 가을 "신행정수도 이전"으로 위장한 "수도이전", 즉 遷都(천도)계획에 대해서 "사실상의 수도이전이므로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선 할 수 없는 일이다"고 위헌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을 받아내는 일을 뒷받침했던 이가 李明博 당시 서울시장이었다. 한나라당과 열린당은 그 뒤 수도를 사실상 분할하는 행정복합도시로 개념을 바꾸어주었고 이 사업에 투입된 토지보상비가 강남 일원의 부동산 값을 올렸다.

2005년부터 民心이 돌기 시작했다. 2004년 이후 치러진 모든 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도적 連勝(연승)을 계속했다. 노무현 정권과 친북좌익 세력의 무능, 부패, 행패가 국민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이들은 국민과 역사 앞에선 안하무인이고, 김정일 앞에만 서면 한없이 비굴해졌다. 2007년 초의 한 국제통계에 따르면 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만족도와 국가운영에 대한 만족도가 팔레스타인 같은 內戰상태의 나라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계상 80% 이상의 국민들을 불행하게 만든 대통령이었다.

2005년 여름엔 인천의 맥아더 동상을 파괴하려는 친북좌익들과 이를 방관하는 盧정권의 행태가 보수층을 분노케 했다. 6·25 때 중공군을 투입하여 北進통일을 막았던 毛澤東을 존경한다고 공언했던 盧대통령은 한번도 맥아더 장군을 옹호하지 않았다. 맥아더 동상 앞에선 70代 老兵들이 몽둥이와 쇠파이프로 무장한 20, 30代의 좌익행동대를 향해 계란을 던졌다.

그 이듬해엔 평택에서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좌익폭도들이 쇠파이프로 무장하여 총검 착용이 금지된 군인들을 두들겨 패 군인들이 달아나게 만들었다. 그래도 KBS, MBC는 폭도들 편을 들었고 국무총리는 폭도와 경찰을 모두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盧정권은 좌익들의 폭력시위를 엄정하게 진압한 경찰청장의 옷을 벗김으로써 "우리 편을 너무 심하게 다루면 혼 난다"는 암시를 주었다.


수도권 민심 잡은 청계천 복원, 교통체계 개편

자기편의 행패를 끔찍이 봐주던 노무현 정권은 지율이란 여승이 단식을 하면서 경부고속전철 공사를 막고 나서자 멋대로 천성산 터널 공사를 중지시켜 대구~부산 구간의 개통을 수년간 지체시켰다. 대통령의 권한 남용으로 국가는 약 2조5000억원의 손해를 보았다. 건축비가 1억 원인 근사한 집 2만5000채를 지을 수 있는 돈을 억지 부린 여승에게 선물한 셈이다. 이래도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은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가 깊었고, 성실한 사람들이 그래도 더 많았던 덕분이다.

2005년 가을 서울 청계천이 복원되었다. 盧정권이 國論(국론)을 분열시키고 국가정체성을 해체해가는 가운데 그래도 건설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감동을 준 사업이었다. 李明博 서울시장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는 눈에 보이는 업적을 유형적으로 남겼다. 그는 또 대중교통체계 개선을 이룩하여 수도권 서민층의 민심을 잡았다. 유권자의 50%를 차지하는 수도권 民心이 결국 한나라당 경선과 大選판의 大勢(대세)를 결정지었다.

2006년 여름, 가을은 韓美연합사 해체와 북한 핵실험으로 시끄러웠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이 미국 대통령과 戰時(전시)작전지휘권을 공유하고 있는데도 "미국 대통령이 작전권을 독점하고 있어 전쟁이 나도 한국 대통령은 자기 군대에 대해서 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작년에 별세한 金聖恩 전 국방장관을 비롯한 老兵들과 전직 외교관들, 그리고 절대 다수 국민들이 반대했음에도 盧정권은 미국의 마지못한 동의를 얻어 연합사 해체 계획을 확정, 그 실천을 다음 정권에 넘겼다. 민주국가이지만 제왕적 대통령이 결심만 하면 賣國的 행동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더구나 북한이 핵실험을 하여 한미동맹의 강화가 절실해진 시점을 택해서 盧정권은 안보에 구멍을 냈다. 이런 어이없는 반역적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쌓이고 쌓이더니 드디어 거대한 민심의 변화로 모이기 시작한 것이 2006년 하반기였다.

차기 대통령감 여론조사에서 李明博 전 서울시장이 1위로 올라오고 朴槿惠 전 한나라당 대표가 그 뒤를 따랐다. 좌파 인물들은 여론조사 지도에서 거의 보이지도 않았다. 2006년 5월31일 지방선거에서 목에 칼질을 당하고도 한나라당을 완승으로 이끌었던 朴 전 대표였지만 韓美연합사 해체와 북한 핵실험이란 안보위기에서 침묵함으로써 失機(실기)했다. 李 전 시장도 마찬가지였으나 朴 전 대표가 더 많은 손해를 보면서 지지율이 逆轉되었다. 안보위기가 닥치자 국민들이 관리능력이 입증된 "유능한 남자"를 선호하게 되었다.


선택의 여지를 넓힌 보수층

2007년 대통령 선거 결과는 사실상 8월19일의 한나라당 競選(경선)에서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다. 경선에서 李明博 후보가 예상외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이후 그의 지지율은 50~60%, 鄭東泳 후보 지지율은 1對 1 가상대결에서 20~25%였다. 李明博-朴槿惠 두 슈퍼스타가 근 반년 가까이 국민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바람에 좌파 후보들의 경쟁은 기사거리가 되지 않았다. 열린당은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위장폐업-야반도주-신장개업 같은 당의 해체, 통합, 재해체, 재통합의 쇼를 벌였다. 국민들은 속아주지 않았다. 김대업 사기 때보다는 훨씬 근거가 있는 BBK 폭로도 먹혀들지 않았다. 좌파들을 선거판에서 공황상태로 몰고 간 것은, 다수 국민들이 李明博 후보가 BBK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를 찍겠다는 자세를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좌파는 국민들을 속이는 데 실패한 것이 아니라 설득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국민들의 방송에 대한 불신과 김대업 학습 효과를 李明博 후보가 거두어 들인 셈이다.

2005년 이후 강화되고 고착된 민심의 본질은 청장년층의 脫좌파 실용화와 기성층의 보수결집 흐름의 合流(합류)였다. 경제와 실용을 위해 ‘민족’과 ‘통일’을 버린 20代의 李明博-한나라당 지지율이 부모 세대의 지지율과 비슷해졌다. 이런 보수정치시장의 확대는 李會昌씨의 출마를 불렀다. 李會昌씨의 출마를 보수분열이라고 우려하는 시각이 강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보수경쟁에 의한 보수확대를 가져왔다. 李會昌 출마는 李明博 후보의 中道化를 견제하고 鄭東泳 후보의 충청권 진출을 봉쇄하는 2중 효과가 있었다. 李明博 후보에 대한 테러 가능성도 줄여주었다.

12.19 선거에서 李明博 후보는 49%의 득표율을 기록하여 530만 표차로 이겼다. 그가 받은 득표율과 표수는 2002년 盧武鉉 후보와 비슷했다. 여유를 가진 보수층은 나머지 15%의 지지를 李會昌 후보에게 보냈다. 보수표 64%가 보수경쟁 체제를 만들었다.


보수층의 배신감

李明博 당선자는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부터 ‘이념을 넘어선 실용’을 외치기 시작했다. 좌파와의 이념대결을 회피한 것이다. 인수위는 盧武鉉 정부의 在庫조사를 통하여 친북세력의 반역과 무능과 낭비사례를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친북청산에 나서야 한다는 보수층의 제안을 무시했다.

組閣 때도 李明博 대통령은 외교-국방-통일부 장관, 그리고 국정원장에 親盧인사를 발탁했다. 인사와 정책에서 친북청산과 보수自淨이란 시대적 요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자 골수 보수층의 배신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구태의연한 非민주적 밀실공천을 통하여 국회의원 후보를 동장 임명하듯이 했다. 이 과정에서 탈락한 親박근혜 세력이 탈당하여 출마했다. 李 대통령은 黨內 권력투쟁의 늪에 빠지고 친북세력의 저항에 부딪쳤으나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보수세력의 도움을 청하지 않고 오히려 멀리하는 자세를 취했다. 이 행동파 보수세력을 치 떨리게 한 것은 李明博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 ‘이념은 낡은 것’ ‘한반도에서 이념의 시대는 지났다’는 말이었다. 반공자유민주 세력을 ‘수구꼴통’이라고 욕하던 좌파들을 따라가는 言辭였다.

화가 난 보수층은 4.9 총선에서 행동했다. 민주당이 개혁공천이라면서 내세운 후보들 가운데 좌경인물들을 골라내 낙선시켰다. 한나라당내에서 反민주적 밀실 공천을 주도했던 李明博 측근들도 떨어뜨렸다.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층은 親朴 후보들을 많이 당선시켜주었다. 보수층은 동시에 자유선진당에 18석을 안겨주어 원내교섭 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우파 경쟁 구도를 만들어주었다.

우파는 299석 가운데 약200석을 차지했다. 81석의 민주당에서도 친북, 좌경세력이 잘려나가 민주당은 중도화 되었다. 민노당은 10석에서 반토막이 되었다. 놀라운 균형 감각이었다. 李明博 대통령은 이념을 버렸으나 보수층은 이념을 기준으로 하여 투표했다.

우파는 2002년 12월19일에 좌파가 그랬던 것처럼 호기와 危機를 동시에 맞았다. 李明博 대통령이 沒이념 실용정책을 계속하면 한국 정치의 생리인 당파싸움에 빠져들어 좌익들의 반격을 부를 것이다. ‘이념의 지도를 받는 실용노선’을 견지한다면 우파는 영원히 대한민국의 주류세력 행세를 할 것이다. 여론의 보수화와 인구의 고령화는 좌파의 입지를 구조적으로 좁히고 있다.

이들이 과연 保守인가?

이번 총선에서 299개 국회의석중 한나라당 153석, 자유선진당 18석, 민주당 81석, 親朴연대 14석, 무소속 25석(보수적 성향 18명), 민노당 5석, 창조한국당이 3석을 차지했다. 이를 두고 언론은 일제히 보수성향 세력이 국회의 3분의 2를 차지했다고 말한다. 나도 편의상 그런 표현을 하는데 찜찜하다. 과연 이들이 보수세력인가? 反좌파는 맞는 것 같은데 보수라고 이름을 붙이려니 양심이 편하지 않다. 보수는 좋은 것을 保守하고 나쁜 것은 補修하는 세력이다.

1.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親朴연대, 무소속 후보들중 北核해결, 親北청산, 法治회복을 공약으로 내건 사람이 있는가? 한국사회의 미풍양속을 지키겠다는 공약을 한 사람들이 있는가? 없다.
2. 비례대표를 낼 때 배우, 여성, 교수, 법조인들은 많은데 탈북자, 북한인권 운동가, 애국행동가를 올린 정당이 있는가? 없다.
3. 韓美연합사 해체 합의를 무효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정당이 있는가? 없다.
4. 김정일이 끝까지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도 최후의 수단으로서 自衛的 핵개발을 하겠다는 공약을 한 정당이 있는가? 없다.
5. 사형제도가 엄연히 있는데도 지난 10년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흉악범들을 고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대로 사형제도를 엄격히 유지하겠다는 공약을 한 사람이 있는가? 없다.
6. 건국 60주년을 맞아 李承晩 기념관을 만들고 銅像도 세우겠다는 공약을 한 사람이 있는가? 없다.
7. 건국기념일이 없는 나라인데, 8.15를 건국절로 바꾸겠다는 공약을 한 적이 있는가? 아무도 없다.
8. 좌파 10년의 부정과 반역을 조사하여 의법처리하겠다는 공약을 한 사람이 있는가? 없다.
9. 공무원들을 매년 10%씩 줄이겠다는 공약을 한 이가 있는가? 없다.
10. 漢字-한글 혼용을 생활화하고 국어를 아름답게 가꾸겠다는 공약을 한 사람이 있는가? 없다.
11. 행정복합도시 건설에 의한 수도분할이 국가 경쟁력을 해치니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한 사람이 있는가? 없다.
12. 밀실하향식 공천이 시작되기 전 "이는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니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고 반대한 인물이 있는가?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보수세력도, 민주주의자도, 애국자도 아니다. 몇몇 보수적 인사가 있긴 하지만 정치세력화되지 않았다. 한국에는 보수층은 있으나 보수정당은 없다. 우파 정치인들도 보수이념의 신념화가 이뤄지지 않아서이다. 한국 보수의 이념은 대한민국 헌법정신이다. 대한민국 헌법정신의 4大 핵심은 국가정통성(북한정권을 反국가단체 규정), 자유와 민주(국민참여와 인간존엄성과 언론자유의 보장), 시장경제 원칙(자율과 경쟁), 평화적 자유통일이다. 이 원칙을 지키겠다는 세력이 보수층인데 李明博 세력은, 박근혜-이회창 세력도 비슷하지만, 오로지 경제제일주의만 강조한다. 보수이념은 실용적이되 원칙이 있는 가치관이다. 경제만 중시하는 "살찐 돼지"는 편향된 이념으로 무장된 "야윈 늑대"에게 잡아 먹힌다. 한국의 좌익은 편향된 독서를 해서 망했고, 한국의 보수층은 독서를 하지 않아 여기까지 끌려왔다. 보수층이 무사안일과 부패生理에 대해서 반성하고 淨化를 다짐해야 할 시기에 경제만 강조하는 자세는 반드시 보수층을 타락시킬 것이다.


자유통일을 내세워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긴장도 시켜야


희망은 있다. 무엇보다도 보수유권자들의 정치감각과 인간관이 선진국 수준이다. 다수의 의견이 민주주의적으로 수렴되면 거의 예술적 수준의 결과가 도출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 4.9 선거였다. 정치인들도 결국은 국민 수준을 따라올 것이다.
갈 길은 멀다. 아니 영원하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항상 고칠 곳이 있고 나아질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는 제도이다. 끊임 없이 그런 것들을 고쳐가면서 업 그레이드해가는 과정이 민주주의, 그 자체이다. 완성된 형태의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이나 조직은 도전이 없어지면 반드시 부패, 안일해진다. 대한민국은 도전과 응전의 나라이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북한의 도전, 가난의 도전, 봉건적 잔재의 도전에 대해 응전하는 과정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개혁을 성공시켰다. 교육확충, 농지개혁, 한미동맹, 산업화, 서울올림픽, 북방정책, 민주화는 太平聖代의 산물이 아니라 疾風怒濤의 갈등과 투쟁이 만든 작품이다.
집권세력과 지도층은 국민들에게 도전할 목표, 즉 국가 목표를 제시하여 긴장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敵이 없어진 나라는 반드시 우환을 맞는다고 한다. 일부러 외부의 위협을 만들 필요도 없다. 北核, 북한인권 탄압, 탈북자 문제, 친북세력 청산, 법질서 회복 등등이 모두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이다. 문제는 李明博 대통령이 상황을 直視하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교육하여 하루하루를 설레는 마음과 뿌듯한 보람으로 살아가도록 할 수 있는가이다. 한국인을 돈만 아는 경제적 동물로 취급하여 "경제살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다간 경제도 안보도 法治도 살릴 수 없다.
대통령은 이념형 인간, 한나라당은 이념무장이 된 정당으로 바뀌어야 하고 우파도 서로 경쟁하되 외교-안보-법질서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大同團結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李明博 대통령은 국가목표를 자유통일로 바꿔야 한다. 자유통일이 이뤄지지 않으면 ‘선진일류국가 건설’은 헛꿈이다.
"이념 없는 실용"은 "장돌뱅이의 타산"이고 "실용 없는 이념"은 "위선자의 말장난"이다. 교양만이 이념과 실용의 균형을 잡는다. 교양은 독서에서 나오고, 고급 독서는 漢字를 몰라선 불가능하다.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