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다시피 한반도 긴장 고조의 주범은 북한이다.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긴장이 고조된 것은 휴전 이후 북한이 2900여 회의 대남 군사도발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한반도에서 군사충돌이 일어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다시 말해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긴장 완화’는 북한이 전쟁놀음을 중단하거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지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2014년에도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하고서는 1년 내내 전쟁준비를 독려하려고 육·해·공군의 각급 부대 훈련장을 방문했다. 김정은의 군부대 현지 지도가 2013년 53회에서 지난해 85회로 증가했다는 것은 북한이 국가적 역량을 동원해 전쟁준비에 몰두하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의 대화공세는 휴전 이후 계속된 대남 전술의 일환이다. 북한의 평화공세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0년대 중후반과 1990년대 초반 동유럽 사회주의의 붕괴와 소비에트연방의 해체 시기 사면초가에 빠진 김일성 정권이 체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가 남북대화였다.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돼 북한이 어느 정도 위기에서 벗어나자 기본합의서는 내팽개치고 바로 핵개발을 시작했다. 1994년에는 김일성이 사망하고 ‘고난의 행군’이 시작돼 체제유지조차 어려워졌다. 그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김정일이 선택한 대안이 핵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미국과 체결한 ‘북미기본합의서’였다.
한·미·일은 경수로 건설과 중유 지원 등으로 북한의 경제회생을 지원했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이 끝나자 북한은 약속을 버리고 3차 핵실험까지 실시했다. 지금은 4차 핵실험을 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북한은 매년 전군이 8개월 정도의 야외 전쟁연습을 실시한다. 오직 대남 무력적화를 위한 공세적 기동훈련이다. 김정은은 집권 후 2015년을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설정하고 국지도발에서 전면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나리오를 실전적으로 점검해 왔다.
2014년 한 해 동안 대규모 병력과 화력을 동원한 쌍방훈련과 전투기 비상 이착륙 훈련, 항공육전단의 공중침투 20배 증가는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려주고 있다.
북한의 대화공세는 체제불안을 확산시키는 대북 전단살포 중지와 5·24조치 해제, 남남갈등 유발과 한미동맹을 이간질하는 목적 외에는 없다. 핵무력 건설과 경제건설 병진이라는 이룰 수 없는 꿈은 포기하지 않고, 내부 사상통제를 강화하라는 신년사는 김정은의 대남 인식과 대남 전략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징표다.
북한이 대화공세를 강화하는 지금이 오히려 대북 경계태세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할 때다.
출처 코나스 / 윤규식 (국방정신전력원 교수·정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