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19조원에 달하는 정부 연구개발(R&D) 투자가 정부 관료와 정권의 입김에 휘둘리면서 산업 흐름과 동떨어진 연구에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이 본지 보도로 생생하게 알려졌다. 그동안 정부가 '세계적 성과'로 포장했던 R&D 프로젝트 가운데 실제 사업화된 비율은 20%에 불과하다. 지난 10년간 R&D 투자가 2배나 늘어났지만 국가 R&D 경쟁력은 세계 11위에서 19위로 추락했다. R&D 예산(국내총생산 대비)이 세계 1위를 자랑했던 우리의 처참한 실상에 말문이 막힌다.
R&D 투자가 이렇게까지 망가진 가장 큰 원인은 예산을 전문성 없는 공무원들 손에 맡긴 것이다. 공무원들은 기술 잠재력보다 연구 자체의 성공 가능성을 앞세우며 '국산화' '한국형' 같은 시대에 뒤처진 잣대로 연구 계획을 평가해 돈을 내줬다. 무수한 실패를 거쳐 세계에서 경쟁할 기술을 개발하는 외국 혁신 기업들 방식과 거꾸로다. 전자통신연구원이 300억원을 들여 껍데기뿐인 수퍼컴퓨터를 만들고, 5000억원이 들어간 자기부상열차가 일본에 뒤처져 시범 운행이나 하는 어이없는 상황은 '정부 투자는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관료들 보신주의가 연구자들 부도덕과 결합한 결과다.
정권마다 정치 구호성 프로젝트를 새로 내걸면서 R&D 투자 방향이 5년마다 널뛰기하는 것도 문제다. 녹색 성장을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 시절 2500억원이 투자된 제주도 스마트 그리드 체험 단지는 7년 만에 카페로 바뀌었다. 현 정부가 만든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9곳도 이대로 가면 다음 정권에서 똑같은 실패가 예고돼 있다. R&D 투자를 정권과 관료들이 주무르니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은 지 일주일도 안 돼 1조원짜리 인공지능 대책이 튀어나오는 한심한 행태가 반복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제라도 긴 안목으로 R&D 예산을 일관성 있게 지원할 체제부터 만들어야 한다. 국가 R&D 투자를 국책 연구 기관과 대학·기업이 함께 결정하는 독일식 모델을 포함해 중립적이고 장기적인 의사 결 정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관료들은 예산 집행 실무만 맡고 연구 과제 선정에서는 손을 떼게 해야 한다.
R&D 투자는 국가 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사다. 정치권과 관료들부터 투자 배분에서 제외한 뒤, 경제계와 과학계 등 기술 개발의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R&D 예산을 엉뚱한 곳에 낭비하는 구태(舊態)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R&D 투자가 이렇게까지 망가진 가장 큰 원인은 예산을 전문성 없는 공무원들 손에 맡긴 것이다. 공무원들은 기술 잠재력보다 연구 자체의 성공 가능성을 앞세우며 '국산화' '한국형' 같은 시대에 뒤처진 잣대로 연구 계획을 평가해 돈을 내줬다. 무수한 실패를 거쳐 세계에서 경쟁할 기술을 개발하는 외국 혁신 기업들 방식과 거꾸로다. 전자통신연구원이 300억원을 들여 껍데기뿐인 수퍼컴퓨터를 만들고, 5000억원이 들어간 자기부상열차가 일본에 뒤처져 시범 운행이나 하는 어이없는 상황은 '정부 투자는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관료들 보신주의가 연구자들 부도덕과 결합한 결과다.
정권마다 정치 구호성 프로젝트를 새로 내걸면서 R&D 투자 방향이 5년마다 널뛰기하는 것도 문제다. 녹색 성장을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 시절 2500억원이 투자된 제주도 스마트 그리드 체험 단지는 7년 만에 카페로 바뀌었다. 현 정부가 만든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9곳도 이대로 가면 다음 정권에서 똑같은 실패가 예고돼 있다. R&D 투자를 정권과 관료들이 주무르니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은 지 일주일도 안 돼 1조원짜리 인공지능 대책이 튀어나오는 한심한 행태가 반복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제라도 긴 안목으로 R&D 예산을 일관성 있게 지원할 체제부터 만들어야 한다. 국가 R&D 투자를 국책 연구 기관과 대학·기업이 함께 결정하는 독일식 모델을 포함해 중립적이고 장기적인 의사 결 정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관료들은 예산 집행 실무만 맡고 연구 과제 선정에서는 손을 떼게 해야 한다.
R&D 투자는 국가 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사다. 정치권과 관료들부터 투자 배분에서 제외한 뒤, 경제계와 과학계 등 기술 개발의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R&D 예산을 엉뚱한 곳에 낭비하는 구태(舊態)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