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하락세는 경제의 기본 실력인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2%대 중후반인 잠재성장률이 2020년대에 이르면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암울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 문제”라고 했지만 노동생산성 하락, 설비투자 부진, 경제 전체의 효율성 하락이 겹친 총체적 난국이다.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판매량을 추월했다. 그런데도 대기업과 공기업 노조는 철밥통 지키기에만 골몰한다. 덩달아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만 늘었다. 한국이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의 빙하기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기우만은 아니다.
지금 유럽에서는 우파 정권인 영국 독일 스페인뿐 아니라 좌파가 집권한 이탈리아 프랑스조차 고용의 유연화를 뼈대로 노동혁신에 나섰다. 반면 한국은 노동과 산업구조 개혁이라는 정답을 손에 들고도 주춤거리며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일할 수 있는 인구를 늘리고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는 개혁은 고통 분담을 수반하기 때문에 대중적 인기를 끌긴 힘들다. 그래도 정부가 최우선 순위에 두고 실천하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일을 나중엔 가래로도 못 막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