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까지만 해도 한국은 219만5843대를 생산해 인도보다 9188대 앞서 5위 자리를 유지했다. 7월들어 누적 생산량이 인도에 밀린 후 월간 생산량마저 매월 뒤졌다. 7월~10월은 현대·기아차 등 한국의 주요 자동차 노조가 파업을 벌인 기간과 맞물린다. 파업을 마친 11월 생산량은 한국이 41만5106대로 인도의 40만4094대를 다시 앞질렀다. 결국 노조 파업이 한국 자동차 생산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
현대차에 따르면 작년 현대차 노조의 24차례 파업, 특근거부 등으로 14만2000여대, 3조1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 사상 최대 규모다. 현대차의 작년 생산량은 167만9906대로 전년 대비 9.6% 감소했으며 기아차도 9.4% 줄어든 155만6845대에 그쳤다. 한국GM 생산량도 57만9745대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다. 반면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낸 르노삼성과 쌍용차 생산량은 각각 19%, 7%씩 늘었다.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사정은 작년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면 보호무역주의의 광풍이 불어닥칠 위기에 처해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자동차 생산은 2016년 대비 1.2% 감소한 417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 등 신흥국과의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글로벌 7위인 멕시코와는 지난해 10월 기준 누적 생산량 격차가 37만여대에 불과했다.
한국의 5개 완성차업체 평균 임금이 세계 최고 수준인 9313만원이라는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매년 정례화되다시피 한 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과연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동차 업체들이 신차를 만들 때 국민의 눈높이를 보듯이 자동차 노조도 국민이 어떤 시선으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지 직시해야 한다. ‘귀족 노조’가 한국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올해는 들려오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조선 : 원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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