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7억여 명의 모바일 사용자가 쏟아내는 세계 최대의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지구 상 어느 나라도 필적 못할 빅데이터 기반 위에다 정부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결합되면 미국을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이미 지난해 중국의 AI 특허 출원 건수는 약 1300건으로 미국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중국의 AI 기술 수준은 2015년 미국에 2.8년 뒤진 것으로 평가됐으나 지난해엔 그 격차를 1.9년으로 줄였다. 한국은 2.4년에서 2.3년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중국에 추월당한 것이다.
AI뿐 아니다. 모바일 결제 같은 IT 서비스나 드론 산업은 중국이 우리를 까마득히 앞질러 세계 최고를 질주하고 있다. 바이오·유전공학을 비롯한 대부분의 차세대 산업기술에서도 중국은 우리와 격차가 없거나 오히려 우위인 상황이다. 과거 제조업 시대엔 우리가 중국을 앞섰지만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선 중국이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거의 유일하게 우리가 앞선 반도체마저 중국이 급속하게 추격하고 있다. 악몽 같은 일이다.
지금 우리가 돈을 버는 전자·자동차·철강·석유화학 같은 산업은 과거엔 미래가 불확실한 투자였다. 그 모험적인 집중 투자 덕에 수출도 하고 경제 성장도 하며 지금 과실을 누리고 있다. 이것
이 한국의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의 우리는 미래를 위해 무엇을 투자하고 있나.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 경제가 어떤 먹거리, 어떤 성장 동력을 준비하고 있는지 떠오르는 것이 별로 없다. 시선이 과거로 고정된 정부엔 기대할 것이 없다. 기업이라도 혁신과 신산업에 뛰어들어 죽기 살기로 뛰어야 하는데 그런 열정이 잘 보이지 않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1/201805010259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