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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공화주의(Republicanism)성찰과 우리의 반성

글 : 배용

공화주의(Republicanism)’

 

대한민국의 헌법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구절로 시작된다.

민주주의공화주의를 아우르는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그 한마디에 담겼다.

 

공화주의공화국의 구성원들이 다 함께 쫓는 이념을 일컫는다.

공화주의는 몇 가지 핵심적인 개념을 품고 있다.

 

,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쫓는 시민의식(civic virtue),

보편적인 정치참여로 누릴 수 있는 혜택,

부패의 위험성 제거 및 삼권분립 같은 정부 내의 견제세력의 필요성,

악법도 법이다.”라는 고대 로마의 명언처럼 법을 숭배하는 법치주의 등이다.

무엇보다, 시민 개개인의 사생활은 반드시 헌법으로 보장돼야 한다.

 

공화국공화주의이념을 지닌 시민들에 의해

숫적 우세로 뽑힌 한정된 임기의 지도자들이 법에 따라 지배하는 정치체제다.

 

그리고 선출된 지도자들이 통과시킨 그 법은

소수 지배계급이나 귀족들을 위한 게 아니라, 전체 공화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직접적이거나 순수한민주주의와는 달리, ‘공화국

기본적인 시민권을 헌장이나 헌법에 못 박아 보장하고, 그 헌법은 다수에 의해서 함부로 뒤집을 수 없다.

 

독일 철학자 칸트도 순수한민주주의보다는 공화주의를 선호했다.

왜냐하면, “순순한민주주의는

다수가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제멋대로 지배하는 걸 말하는데,

이는 법으로도 억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본적인 시민권인 자유가 빠진 순수한민주주의로는

진정한 공화국이 될 수 없다. 또한,

 

공화국은 군주제나 한 사람이 제멋대로 다스리는 것과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따라서 독재국가는 공화국이 될 수 없지만, 제헌 군주제는 공화국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칸트의 지론이다.

중국이나 북한 같은 공산당 일당독재를 하는 나라들에 공화국이라는 말은

개 발에 편자나 다름없다.

 

고대 그리스와 카르타고의 도시국가들에선,

국가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들을 벌이곤 했다.

 

그 뒤 고대 로마에 들어서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들은 계속됐다.

도로를 닦고, 수로를 건설하고, 공중목욕탕을 짓고, 콜로세움을 세웠다.

 

역사학자이자 정치가였던 키케로가 국가론(De re publica: BC54~BC51)에서

이런 일들을 정의하여 레스 푸블리카(Res publica: Public affairs)”라고 일컬었다.

 

BC509, 루키우스 브루투스가 원로원 귀족들과 함께

일인 독재의 로마왕국을 무너뜨리고,

임기 1년의 두 콘술(Consul: 집정관)이 다스리는 새로운 정부형태를 선보였다.

 

훗날 로마의 학자들은

로마왕국과 로마제국 사이에 존재했던 이시기를 로마공화정(Res Publica Romana)이라 이름 지었다.

당연히 레스 푸블리카(Res Publica)”를 따른 이름이었다.

영어 공화국(Republic)”도 이 라틴어에서 비롯됐다.

 

로마공화정 시대 때, 다시는 한 사람이 다스리는 군주제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하자고 선서하는 운동을 벌였다. 이 운동에서 공화주의(republicanism)”란 말이 생겨났다.

 

고대 로마에서 비롯된 공화주의

1215년 영국에서 전제군주의 절대 권력에 제동을 건 대헌장(Magna Carta)

14세기~17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주의자들(civic humanists)이나 계몽주의자들(Illuminati)의 사상의 밑바탕이 됐다.

 

사람들은 이들의 영향을 받아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저마다 제 목소리를 내자,

16세기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홉스가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Leviathan: 1651)에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Bellum omnium contra omnes)”이라는 유명한 라틴어 구절을 남겼다.

 

모든 인간은 하늘이 내린 권리를 갖고 있지만,

자연 상태에선, 이러한 자유와 권리에 대한 보장이 확실치 않았다.

여기서 나온 추론이 존 로크와 루소가 주장하는 사회계약설이다.

, 개개인이 모여 사회와 국가를 이루고,

자신들의 권리의 일부를 계약을 맺어 사회와 국가에 위임했으리라는 것이다.

 

그들의 사회계약설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권리에 거스르는 지도자를 내쫓을 수 있는

자유주의적 사상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이 같은 사회계약설은 영국의 청교도혁명(1640~1660)’명예혁명(1688)’,

그리고 미국의 독립혁명(1776)’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현대적 의미의 공화주의

18세기에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에 의해 처음 실현됐다.

미국 각 주와 국가 헌법초안에는 몽테스키외의 3권 분립과 양원제 의회 사상이 반영됐다.

 

프랑스의 정치학자이자 역사가 이며 법관이던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7개월 동안 미국을 방문하고 나서

미국의 민주주의(De la Démocratie en Amérique: 1841라는 책을 펴냈다.

 

그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미국 사회에서 청교도주의는 종교적 의미뿐 아니라,

민주주의적이며 공화주의적인 정치이론도 품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자유롭고 평등한 정치·사회의 여러 제도와 정신적 특성도 파헤쳤다.

 

미국은 사회계층도 없고, 인간 사이에 평등관계를 유지하며,

그 누구에게도 신세지지 않고 스스로 성공한 민주주의 국가라는 등,

놀라운 별천지라고 표현했다.

 

이 책은 당시 유럽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프랑스혁명미국의 독립혁명에 자극을 받아 일어났던 사건이었다.

그 결과, 프랑스는 공화정부를 세웠지만 혼란은 계속됐고,

그 틈에 혜성처럼 나타났던 영웅 나폴레옹마저도 몇 년 못가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유럽에선 공화주의이념이 들불처럼 번져, ‘1848년의 유럽혁명이 그 뒤를 이었다.

공화주의미국 독립혁명1776년의 독립선언문, 1787년의 헌법, 그리고 게티즈버그 연설문의 기초가 되면서 미국에서 마침내 그 화려한 꽃을 피우게 된다.


그것이 바로 미국식 공화주의.

186311월 링컨 대통령이 게티즈버그 국립묘지 설립 기념식에서 행한

게티즈버그 연설문(Gettysburg Address)의 첫 구절과 마지막 구절엔,

미국식 공화주의의 이상이 담겨있다.

 

“87년 전 우리조상들은 자유 속에서 잉태됐고,

사람은 날 때부터 평등하다는 명제에 신명을 바칠 새로운 나라를 이 대륙에 탄생시켰습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지구상에서 영원할 것입니다.”

 

미국의 남북전쟁(1861~1865)’링컨-더글러스 논쟁(1858)’에서 잉태됐다.

미국 공화당도 이 논쟁의 과정에서 태어났다.

 

노예 소유주의 입장을 대변하던 미국 상원의원 스티븐 더글러스는

1854년에 매우 선동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주민 주권론(Popular Sovereignty)’을 내세워,

노예제를 택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각 주에서 투표로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링컨은

80여 년 전 독립혁명당시 남부가 연방정부에 합류하여 미국의 일부가 될 때,

이미 미국의 소중한 가치와 원칙을 지키겠다는 성스런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밝히고, 미국 독립선언문

건국의 아버지들이 밝힌 노예제도에 대한 입장은 바로 그 소중한 가치와 원칙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그림 출처 https://www.google.co.kr/search?q=%EA%B3%B5%ED%99%94%EC%A3%BC%EC%9D%98&source=lnms&tbm=isch&sa=X&ved=0ahUKEwjXusK-0P_bAhUP97wKHXmhC60Q_AUICigB&biw=1339&bih=897#imgrc=e0J9ZZHDtQEj5M:&spf=1530507435991


따라서 남부지역 주민들이 비록 다수결에 의해 민주적 절차를 거쳐

연방 탈퇴를 결정한다 하더라도 이는 불법이고 배반행위이며,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링컨에게 공화주의다수결로도 뒤집을 수 없는 신성한 가치였다.

 

그 당시 남부에는

50년 넘게 노예를 부리면서 목화농장을 경영해 떼돈을 번 대농장주들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이들에게 링컨의 주장이 곱게 들릴 리 만무했다.

 

따라서 이들 남부 일곱 개 주는 링컨의 정책에 크게 반발하여 분리 독립을 선언하고, 곧이어 남부에 있는 연방군 기지를 공격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시작된 남북전쟁은 북부가 노예를 해방시키기 위해 시작한 전쟁이 아니라, 남부가 분리 독립하기 위해 도발한 전쟁이었다.

남북전쟁은 만 4년에 걸쳐 60여만 명이 죽어나간 참혹한 전쟁이었다.

 

그러나 링컨은 다수결만이 최고선(最高善)인 민주주의를 뛰어넘는

미국의 근본적 가치, 공화주의를 지킴으로써,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 서유럽의 선진 여러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가 바로

미국식 공화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인들 가운데서도 특히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고대 로마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전통에 따라,

자기네 나라와 공화주의를 지키기 위해 죽는 걸 가장 큰 영예로 여겼다.

 

그래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나 후손들은 그 전몰자들에 대해서는 각별한 예우로 그들을 기린다.

영국의 명문 이튼칼리지는 학교 예배당과 회랑에 이 학교 출신 전몰자들의 명단을

적은 명예의 명부(Rolls of Honor)’를 걸어놓고 이들을 기리고 있다.

명예의 명부에는 이런 글귀도 씌어있다.

 

당신들의 내일을 위해, 우리는 우리의 오늘을 바쳤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가 평가한

‘2017년 민주주의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 167개국에서 20위를 차지해

아시아에서는 단연 1위이고, 선진국 미국·이탈리아·일본·프랑스보다도 앞섰다.

 

하지만, 책임이 따르지 않는 방임에 가까운 자유,

돈과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의 갑질에 기울어진 평등,

OECD 국가들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인 국가부패지수(CPI),

모든 걸 여론으로 밀어붙이려는 직접적민주주의, 집단시위와 폭력 앞에 쩔쩔매는 공권력, “지대추구(地代追求)” 형 이익집단들에 휘둘리는 정치판,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대한민국에선, 이젠 민주공화국이란 말이 어쩐지 낯설게 들린다.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