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숙 시인
백화사白華寺를 찾아서
이름이 좋다하여
친구들과 백화사를 찾으니
염불소리가 먼저 반기네
의상봉을 타고 내린 물은
돌담을 따라 백화사에 머물고
붉은 일주문은 보이지 않네
널찍한 마당을 지나
낮은 언덕에 오르니
자그마한 장독대엔
항아리가 올망졸망
삼성각 앞
허리 굽혀 돌아나간 소나무가 안쓰럽고
어린 마애삼존불은 귀엽기도 하여라
양편에 불두화 열매가 붉고
무량수전 추사체도 선명한데
실타래처럼 흘러나오는 염불소리는
여기가 발원지였네
정갈한 법당엔 한기가 가득
오롯이 앉은 여승의 자태도 곱다
법향이 산사에 가득
소박한 절집이 마음을 끄네
(2019년 1월 1일 북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