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김동길
유신에 관련된 모든 한국인들을 다 사랑합니다 그들은 원수가 아니라 나름대로 애국자들입니다
유신헌법이 선포되고 “찬성할 자유는 있지만 반대할 자유는 없다”고 못을 박던 1970년대에 우리가 남산 중앙정보부 지하실에 끌려가고 매를 맞으며 고문을 당하던 그런 시대가 있었습니다. 유신체제가 강요되고 긴급조치가 남발되던 험악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유신헌법‧유신체제‧긴급조치가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에 위배되고 따라서, ‘위헌’이란 사실을 그 때 구속되어 끌려 다니며 재판 받던 우리들은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는 사실을 40년 전에 이미 잘 알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와서 새삼스럽게 그 결정들이 모두 위헌이란 판결을 받게 되면 그 때 법관으로 있어서 그런 판결에 참여한 사람들은 어쩌라는 것입니까.
우리는 우리가 위헌적 체제하에서 위헌적 판결 때문에 그 고생을 한다고 다 알고 있었는데 오늘의 재판부가 그 때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는 겁니까? “No, thank you” 그러지 마세요. 우리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멸시와 천대를 다 견디었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 만큼 부강한 나라가 되는 데 일조를 하였다고 자부합니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유신에 관련된 모든 한국인들을 다 사랑합니다. 왜? 이 나라가 그토록 소중하기 때문에! 원수도 사랑하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원수가 아니라 나름대로 애국자들입니다. 그들이 없었으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만한 나라가 될 수 있었겠습니까?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