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태경 의원의 궤변
하태경이라는 의원은 NLL 대화록 공개를 반대하였다. 언론에 밝힌 그 이유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우리 둘 만의 비밀이라고 할 때 말할 수 있는 게 다르지 않나. 비밀 얘기라고 하면 부끄러운 얘기도 할 수 있는데 만약 이 얘기가 공개될 수 있다고 하면 누가 솔직히 말하겠나. 하물며 국가 정상 간에 기밀을 이야기 할 때 공개된다면 어떻겠나.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지 않겠는가. 예를 들어 우리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망명을 도와주는 대신 핵 관련 문서를 달라’ 이런 식의 얘기를 할 수도 있는데, 비밀 대화가 아니고선 이런 얘기를 할 수 없다. 즉, 남북관계에 있어서 얻을 수 있는 걸 못 얻는다. 이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때문에 대화록 공개를 반대하는 것이다』
아울러 하태경은 『NLL 대화록 공개를 하느냐 마느냐 이전에 여야가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NLL 포기냐 아니냐를 놓고 싸우는 것 아닌가.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이미 ‘NLL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 때문에 우리 정부가 이제와 기존의 뜻을 바꾼다면 웃기는 상황이 되는 거다. 결국 우파 진영의 ‘노무현 NLL 포기’ 주장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박 대통령은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밖에 새누리당이나 보수진영을 향하여 하태경은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NLL 포기가 맞다고 주장하는 1차적 의도는 노 전 대통령과 친노 집단의 행위를 폭로해서 그 사람들을 ‘매국적’ 이미지로 낙인찍으려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게 본의 아니게 북한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거다. 나중에 남북대화에서 북한이 어떻게 나오겠나. 한국 정부는 아니라고 해도 ‘너네 집권당에서 NLL 포기가 맞다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나올 것이다. 결국 NLL 포기 논란은 한국 정부의 입지를 좁히는 거다』고 하였다.
- 하태경의 시각(視角)과 수준(水準), 헌법(憲法)에 대한 이해
그는 여느 운동권 출신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끼워 맞춘 주장을 한 것 같다. 『NLL 포기가 맞다고 주장하는 1차적 의도는 노무현과 친노를 ‘매국적’ 이미지로 낙인찍으려 한 것』이라니? 하태경의 시각(視角)은 운동권 학생의 수준 정도로 느껴진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왜 그 따위로밖에는 생각지 못할까........
물론 하태경의 시각처럼 노무현을 미워한 나머지 NLL포기를 확인하여 그를 매국노로 낙인찍으려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의 발언이든 MB의 발언이든, 매국노로 낙인을 찍기 위함이든 아니든 간에 헌법(憲法)을 무시하고 우리 영토를 전쟁 중인 적(敵)에게 허용하려한 사안은 너무나도 중대하기 때문에 면밀히 따져야만 하고 아울러 속히 결론을 내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국익(國益)을 위한 것이다. 하태경은 자신의 성품과 기질에 비추어 타인들의 감정을 헤아리는지는 모르겠으나 헌법과 영토관련 사안만큼은 필부(匹夫)의 내면(內面)을 헤아리는 얕은 관점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충고하고 싶다. 아무래도 그는 헌법에 무지할 뿐더러 등한시(等閑視)까지 하는 것 같다.
- 국가원수의 역할과 품위에 대한 이해와 외교의 기본에 무지한 하태경
하태경이 『사람들 사이에서도 우리 둘 만의 비밀이라고 할 때 말할 수 있는 게 다른데, 하물려 국가 정상 간에 기밀을 이야기 할 때 공개된다면 누가 솔직히 말하겠나.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지 않겠는가』라고 한 발언도 정말 한심스럽다. 개인의 일과 국가원수의 일을 어찌 같은 선상(線上)에 놓고 보나? 더욱이 노무현과 김정일 그 두 사람 간에 특별히 비밀스런 말이 오갈 상황도 아니었다. 우리와 북한 측과의 관계, 미국과 우리의 관계, 여러 가지 국제실정 등을 고려해 본다면 우리 국민 모르게 그 두 사람이 기밀을 주고받는 것이 이상한 것 아닌가? 기본적으로 국가원수는 언제 공개되더라도 국민 앞에 거리낌 없는 발언만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하태경은 일반 시민들도 다 아는 국가원수가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 외교의 기본도 모르나?
게다가 우리 헌법에 따르더라도 김정일은 반란집단(反亂集團) 수괴(首魁)에 불과하다. 일반시민들도 김정일을 정상적인 국가의 원수(元首)로 보지는 않는다. 국제사회는 북한을 사실상 깡패, 테러집단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하태경은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보고 김정일을 이웃국가 정상(頂上)으로 보나? 그래서 꼬박꼬박 ‘김정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고 하는 건가? ‘친애하는’까지 붙여보지 그랬나?
- NLL 대화록 내용에 관해서와 영토문제에 관한 하태경의 인식수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NLL 대화록’에 관한 핵심쟁점은 『노무현의 NLL 포기 여부』인 것이지 대화록 공개가 옳나 그르나가 아니다. 결론적으로 노무현, 김정일 간의 회담은 노무현이 헌법에 반하여 우리 영토를 반란군이 마음껏 출입하도록 기도(企圖)한 회담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모를까 지난 대선 당시 북한 측에서 ‘노무현이 NLL을 허물기로 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함으로서 만천하(滿天下)에 알려진 것 아닌가? 아무 일 없는데도 함부로 노무현 대화록을 열람하자고 했다면 문제겠지만 그러한 북한 측 주장이 있으니 확인하고자 한 것 아니던가? 그런데 하태경은 마치 새누리당이나 국정원이 단지 노무현을 매장시키기 위해 느닷없이 비밀대화록을 꺼냈다는 식의 엉뚱하고도 얕은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북한이 벌써 다 떠든 마당에 무슨 비밀공개? 빨갱이들이 환장(換腸)하는 ‘남북대화’라는 것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그 대화록을 펼쳐서 북한 측 주장이 맞는지 확인해봐야 할 것 아닌가?
하태경이 애써 무시한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아무리 국가원수라 할지라도 영토관련문제를 취급할 때에는 반드시 국회(국민)의 동의를 구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노무현이 국민적 동의(同意)도 없이 함부로 발언한데 대하여 하태경과 비슷한 관념을 지닌 것으로 보이는 친노 패거리 등도 자꾸만 ‘외교적 테크닉이다’고 하던데, 백번 양보하여 그렇다손 치더라도 회담 기술을 펼칠 경우가 따로 있지, 어디 적(敵)의 우두머리 앞에서 다른 것도 아닌 영토와 안보문제를 가지고 공연한 사술(詐術)을 부린단 말인가? 더군다나 헌법에 위배되는 사안을 국민적 동의도 없이? 그 누구도 헌법 위에 있을 수는 없는데도?
하태경 당신은 헌법을 무시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찌 그리 헌법을 고려하지 않는가? 어찌 하는 말마다 그토록 얕나? 무슨 고등학생 지지층 붙잡고 인기발언 하나? 어이 하 의원! 당신 말고 다른 의원들은 죄다 국익(國益)보다 당(黨)의 이익만 생각한다고 보나? 평화통일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전쟁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헌법을 준수하고 자유평화통일을 하려다보니 북괴 내지 좌익세력과 트러블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 당신 같은 사람들이 오히려 분단고착(分斷固着)에 일조(一助)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나?
- 하태경의 김정일과 북한에 대한 관념 및 우리정부와 국회기능에 대한 인식
또 한 가지 기막힌 것은 『나중에 북한이 어떻게 나오겠나. 한국 정부는 아니라고 해도 ‘너네 집권당에서 NLL 포기가 맞다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나올 것이다. 결국 NLL 포기 논란은 한국 정부의 입지를 좁히는 거다』고 발언한 부분이다. 이 말은 북한 측을 향해 ‘이렇게 말하시오’라고 가르쳐주는 격이라 본다. 그런 말은 의원총회 등에서 조용히 동료의원들에게 진언(進言) 등의 형식으로 해야 적절한 것이지 북한이 다 듣도록 언론에다대고 해서는 안 된다. 아무튼 그러한 하태경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어설프다.
노무현의 서해평화협력지대 조성이 곧 NLL 포기임은 명백하다.
다만 노무현은 김정일 앞에서 NLL 포기의 뜻을 보이긴 하였어도 그것은 구두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였다. 또한 우리 국민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우리정부로서는 『노무현이 NLL 포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에는 『협정문서가 없어 김정일의 주장에 최종적으로 동의(즉 NLL포기)했다고 볼 수 없고, 특히 영토문제에 관한한 노무현 마음대로 결정할 수는 없어 무효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한다.
반면 여당(與黨)의 입장은 북한 측을 상대하는 정부의 입장과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노무현의 NLL포기 기도(企圖) 자체는 사실이므로 그것을 짚은 다음 이 계기로 향후 어느 대통령도 우리영토를 함부로 취급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백히 해두려 할 뿐이다. 물론 노무현이 한 짓을 후대(後代)정부가 그대로 좇으라는 의미도 아님은 당연하고. 그럼에도 하태경은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한국정부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는 희한한 주장을 하였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이상한 행위들은 다 놔두고....... 그러므로 어설프다 한 것이다.
- 하태경의 몸에 베인 습성과 그 인식의 위험성
하태경의 발언 중 하이라이트는 국정원이 이적(利敵)행위를 하였다며 남재준 국정원장 사퇴를 운운한 것이다. 그는 『국정원은 본인들이 입수한 정보를 청와대 국가안보실 및 관련 기관에 전달하는 정보기관이지 정무적 판단기관이 아니다』며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NLL 포기가 맞는지 아닌지 굳이 판단을 내리자면 이 기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해야지 국정원이 하는 것이 아니다』고까지 하였다. 이 발언은 좌익들에게 국정원 공격논리를 제시하는 것이자 자신의 과거 동지(同志)들을 의식한 교활하고도 이적성(利敵性) 짙은 발언이라 본다.
하태경 의원! 국정원은 단순히 정보수집만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가안보와 관계된 사안을 수사하고 처벌하는 기관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사람이면서 국정원이 노무현의 발언에 대하여 판단을 내리는 것을 ‘정무적’이라 하나?
누군가의 행위나 발언이 대한민국의 안위(安危)에 위협이 되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국정원의 임무 중 하나이며, 나아가 그것을 수사할지 말지를 판단하는 것도 국정원의 고유권한이다. 검사가 일정한 피의자를 소환하거나 기소하면서 수사의 당위(當爲)를 언론에 밝힐 때가 많듯이 국정원 또한 노무현의 NLL 발언을 검토하여 견해를 밝힌 다음 NLL 포기에 가담한 자들에 대한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뭐? 국정원이 이적행위(利敵行爲)를 하고 있다고? 그런 말을 하는 자체가 이적행위라는 것을 명심하라.
- 흡사 운동권 학생들과 같은 하태경의 오기(傲氣)어린 말장난
하태경은 『제가 ‘노 전 대통령 부관참시하는 재미에 국익이 훼손되는 줄 모른다’고 한 것과 관련해 김진태 의원께서 ‘부관참시라고 하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 만큼 부관참시를 당한 사람이 있는냐’라고 반박했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 박 전 대통령이 부관참시 당하신 건 맞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부관참시를 많이 당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도 당해야 한다? 이런 보복 논리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던데, 이는 운동권 학생들 특유의 고약한 ‘억지논리’ 말버릇을 아직 고치지 못한데서 나온 발언이라 본다. 언제 김진태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이 당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도 당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나?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그 말인즉 『돌아가셨다는 이유만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직(汚職) 여부에 대해 따져보려는 것을 무조건 부관참시라고 한다면, 그 보다 훨씬 오래 전 돌아가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대해 지금까지 끝없이 거론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취지다. 일반시민들도 그 정도로 이해하는데 하태경은 왜 그리 삐딱하게만 생각하나? 김진태 의원의 말을 잘못 이해한 건가, 고의로 갖다 붙이는 건가? 잘못 이해했다해도 자질부족인 것이요, 고의로 그랬다 해도 얕은 술수나 부리는 것이니 참으로 문제다.
- 하태경의 참 모습은?
혹시 하태경은 과거 운동권 동지들을 만나서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해서 새누리당에 입당한 것이니 조용히 지켜봐라’고 하고, 우익인사들 앞에서는 ‘민주당도 북한인권법에 통과에 힘써야 한다’며 교묘한 더블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김정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는 것 아닌가. 하태경의 발언을 보면 아직 운동권 학생 티가 가시지 않은 것 같고, 헌법을 등한시 할 뿐더러 북한체제가 유지되는 선(線)에서 남북교류가 활발해지기를 바라는 것 같아서 여러모로 정말 의심스러운 바가 많다.
어쨌거나 하태경은 뜻(?)을 함께 하던 자들과의 관계를 잘 매듭지으라. 아울러 운동권 스타일의 인기노린 발언을 삼가고 자유민주주의의 품에 진심으로 안기길 바란다. NLL과 관련해서는 함부로 말하지 않길 바라고.
- 끝으로
NLL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인다. 현재 친노 패거리는 『그래서 현재 NLL이 허물어졌느냐? 잘 지켜지고 있지 않느냐』는 뺀질뺀질한 궤변을 늘어놓고 있고, 안철수도 그간 가만있다가 등 떠밀린 것인지 그 비슷하게 한 마디씩 하던데, 하여간 그런 자들에게 말한다. 세계 각국 법(法)이 미수범(未遂犯)은 처벌 안 하더냐? 노무현이 NLL을 넘기려 시도한 것은 사실이다. 다행히 의식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에 의해 지켜졌을 뿐. 그러니 그런 궤변은 집어치워라!
어느 기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국정원의 명예가 지켜지는 것은 대한민국의 명예가 지켜지는 것이자 안보가 튼튼해지는 것이다. 하태경은 당(黨)을 씹어가면서까지 자기 장사하지 말고 지역구나 잘 돌보라. 지역구 지리는 제대로 파악했나? 지역구는 챙기기 귀찮고 인기는 얻고 싶거든 차라리 홍익표 입을 찢어버려라. 그거 한 건만 해내면 그간의 경솔한 발언들이 어느 정도 양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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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하태경은 보수진영 인사들이 무엇 때문에 헌법을 강조하고, 좌익이라 하면 몸서리를 치는지에 대하여 정말 우익의 심정이 되어 깊이 한 번 생각해 보라. 근대사도 다각도에서 심도 있게 공부해 보고. 무턱대고 보수진영이 자기네들 이익을 위해 떠든다고 내뱉고 보지만 말고 말이다. 이 말을 제발 건성으로 듣지 않길 바란다.
또 한 가지 전 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에 극우(極右)는 없다는 점에 대해서다. 우익인사 중에 폭력을 행사하거나 화염병을 던지는 이들이 있던가? 법을 위반하고 무리한 행위를 하는 우익이라야 극우인 것이다. 글을 다소 과격히 쓴다하여 극우라 보나? 아무리 강한 어조의 글 쓰는 우익인사라도 법은 준수할뿐더러 홍익표나 이종걸과 같은 표현은 잘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법을 어기고 화염병을 던지는 극좌(極左)는 있어도 극우는 없다. 정말 극우가 있었다면 소위 빨갱이라 불리는 인사 수십 명 쯤은 벌써 암살당하였을 것이다.
설령 극우가 존재하더라도 극좌보다는 천배 낫다. 법을 어기기는 마찬가지더라도 극좌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뒤엎기 위해서이고 극우는 그런 극좌를 쳐부순다고 어기는 것이니까. )
<조갑제 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