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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인터뷰

오늘 휴전 60주년 날에 꼭 기억해야 할 사람-트루먼!

트루먼이란 이름이 붙은 거리, 공원, 기념물이 없다. 임진각 공원의 한 귀퉁이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자그마한 트루먼 동상이 있을 뿐이다.

파리 지하철 驛 이름엔 루즈벨트, 케네디, 영국의 조지 5세가 올라 있다.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의 여러 도시엔 케네디路가 있다. 파리 번화가 샹제리제 거리엔 처칠 동상이 있다. 프랑스가 어려울 때 도와준 외국인들에게 감사하기 위함이다.
  
  오늘은 휴전 60주년이다. 이날을 맞아 우리가 꼭 기억하고 감사해야 할 사람이 미군 파병을 결단한 트루먼 대통령이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복도 벽에는 6.25 참전 16개국 戰死者들의 이름이 동판에 새겨져 있다. 그 위에는 가로로 이런 글이 쓰여져 있다.
   "우리 나라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을 지키라는 부름에 응했던 우리의 아들 딸들에게 敬意(경의)를 표한다."
   (Our nation honors her sons and daughters who answered the call to defend a country they never knew and a people they never met.)
   이 名文은 워싱턴에 있는 韓國戰(한국전) 기념물에 새겨져 있는 글을 옮긴 것이다. 미국의 젊은이들에게 그런 명령을 내린 것은 트루먼 대통령이었다.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의 회고록 제2권 ‘시련과 희망’(1946-1952)을 읽다가 가슴을 치는 감동을 느낀 대목이 있다.
  
   <한국전쟁의 休戰협상 중 가장 골치 아픈 案件(안건)은 포로 송환 문제였다. 우리는 미군 포로를 집으로 데리고 오는 일로 걱정이 많았다. 공산주의자들이 끌고 간 미군 포로들이 非인간적 대우를 받고 있다는 증거와 보도가 많았다. 공산주의자들은 赤十字社의 현지 시찰을 거부하더니 포로 명단을 제출하였는데, 실제 人員(인원)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1952년 1월1일, 우리는 휴전협상에서 ‘돌아가기를 원하는 포로들만 교환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였다. 이로써 가장 심각한 논쟁이 시작되었다. 나는 이 문제에선 절대로 양보할 수 없음을 강조하였다.
   공산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이나 자유에 대하여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제도이고, 따라서 정신이 바로 박힌 정부라면 자유롭게 살겠다는 포로를 억지로 이런 제도下로 돌려보낼 순 없는 것이다. 우리 편에 서서 자유를 위하여 싸운 한국인들을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나는 전쟁 포로들을, 그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공산당 지배 체체로 돌려보내려는 해결책을 거부하였다. 1952년 5월7일 내가 한 연설에서 내 마음 속에 있던 생각을 정확하게 담은 구절이 하나 있었다.
   “인간을, 학살되거나 노예가 되도록 넘겨주는 代價(대가)로 휴전을 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We will not buy an armistice by turning over human beings for slaughter or slavery.) 나는 이 문제는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트루먼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포로들의 자유의사를 무시한 강제송환은 韓國戰(한국전)에 참전한 우리의 행동을 뒷받침하는 도덕성의 근본과 인도주의 원칙과 모순되는 것이다. 우리 손으로 포로들을 강제로 돌려보내면 (그들에게)비참한 流血(유혈)사태를 불러 미국과 유엔에 영원한 불명예가 될 것이다. 공산주의자들은 포로들을 강제로 송환받기를 요구함으로써 세계 앞에 그들이 어떤 체제를 운영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라고 강조하였다.
   미국의 젊은이들을, ‘알지도,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하여’ 한국전에 보낸 트루먼 대통령은 임기 말에 가면 승리도 패배도 아닌 상태에서 休戰(휴전)협상이 지루하게 계속되는 바람에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다. 歷代(역대) 최저 지지율이었다. 보통 대통령이라면 ‘모든 포로의 상호 교환’을 통하여 自國民(자국민) 포로를 서둘러 데리고 오려 하였겠지만 트루먼은 反共(반공)포로들을 돌려보낼 수 없다는 원칙을 固守(고수)하였다. 反共포로들의 다수는 북한군 포로였다. 중국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한 중공군 포로도 있었다. 트루먼은, 외국인의 人權(인권)을 위하여(사실은 인도적 원칙을 위하여) 自國民(즉 포로)을 희생시킨 셈이다. 거제도 포로 수용소에선 反共 포로와 공산 포로 사이에서 殺戮(살륙)이 끊이지 않았고, 미군 포로 수용소 소장을 공산 포로가 납치해가는 사건도 일어났다. 그래도 트루먼은 원칙을 굽히지 않았다.
  
   포로 송환 문제를 둘러싸고 休戰(휴전)협상이 難航(난항)하는 가운데 高地戰(고지전)이 2년간 계속되어 쌍방 포로들보다 더 많은 수십 만 명이 戰死하였다. 스탈린이 죽자 공산측은 미국의 ‘자유의사 확인 후 송환’ 원칙에 동의하였다. 1953년 6월18일 李承晩(이승만) 대통령은 유엔군이 관할하던 북한군 출신 反共포로 약3만 명을 석방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이는 서둘러 휴전하려는 아이젠하워의 미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중공군과 북한군은 항의하는 척하다가 그냥 넘어갔다. 북한정권이 한국군 포로 수만 명을 돌려보내지 않고 不法(불법) 억류한 것은 이 반공포로 석방에 대한 보복이란 說도 있다.
  
   트루먼 대통령과 미군은 6.25 전쟁중 네 번 위대한 인도적 결단을 하여 한국과 한국인을 살렸다. 南侵(남침) 보고를 받자마자 “그 개자식들을 막아야 한다”면서 참전을 결단하였고, 중공군이 38선 以南(이남)까지 밀려내려 오고 맥아더와 영국이 유엔군의 한반도 철수를 건의하였을 때도 “미국은 困境(곤경)에 처한 친구를 버리는 나라가 아니다”고 선언하였다. 미군은 흥남에서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고 후퇴하면서도 한국인 10만 명을 구출하여 데리고 왔다. 그리고 반공포로를 보호하기 위한 결단!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는, 미군이 한 士兵(사병)을 구출하기 위하여 특공대를 보내 수십 명이 희생되는 줄거리이다. 미국이 구하려고 하였던 것은 라이언 일병 한 사람의 생명뿐 아니라 高貴(고귀)한 인도주의 원칙이었다. 韓國戰에서도 트루먼 대통령은 그 원칙을 지켜내기 위하여 수많은 美軍들을 희생시켰다. 그 덕분에 한국인들은 지금 번영과 자유를 누리면서 잘 살고 있다. 그 한국인들이 트루먼을 잊었다. 트루먼이란 이름이 붙은 거리, 공원, 기념물이 없다. 임진각 공원의 한 귀퉁이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자그마한 트루먼 동상이 있을 뿐이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는 반공포로 문제를 둘러싼 휴전협상의 인도적 의미도, 반공포로 석방의 역사적 의미도 가르치지 않는다.

 

조갑제 닷컴 조갑제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