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는
조봉암의 진보당 해체 이후 침체됐던 극좌정당이 다시금 합법적 활동을 재개하는 시기다.
대표적 정당으로는 민중의당, 한겨레민주당, 민중당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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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only1wolf.egloos.com/m/928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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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당은
제13대 총선을 두 달 앞둔 1988년 3월
노동운동가 및 학생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창당된 노동자 중심당이었다.
민중의당은 민중정부의 수립, 민중적 자립경제의 수립, 자주적 평화통일 등을 정강으로 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정책으로는
안기부․보안사․치안본부 대공분실 즉각해체,
정치군인 즉각파면,
국보법 철폐,
통일을 위한 남북한 협상기구의 설치 등을 주장했다.
민중의당은
1988년 4월26일 제13대 총선에서 16명의 후보를 냈으나
한 사람의 당선자도 내지 못하고 자동해체됐다.
한겨레민주당(한겨레당)은
예춘호, 장을병, 조순형, 제정구 등 좌파․중도․재야 활동가들이 주동이 되어 1988년 4월 결성됐다.
이 당은 창당선언문에서 자주․민주․통일을 핵심으로 하는 10대 강령과 5대 기본정책을 채택했다.
기본정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안기부․보안사․치안본부 대공분실의 개폐,
국보법․집시법․사회안전법․사회보호법 등의 개폐,
남북경제규류 실시 등을 내세웠다.
특히 통일문제와 관련해
남북공동성명(1972년)에 언급되어 있는 자주․평화․민족대단결에 입각한
3단계 ‘한겨레공동체’ 통일 방안을 제시했다.
한겨레당은
제13대 총선에서 박형오 후보 한 사람이 당선됐으나 당선 직후 평민당에 입당해 의회진출에 실패했다.
민중당은
이우재, 이재오, 장기표 등이
민중의당과 한겨레당을 이끌어온 인사들을 주축으로
1988년 11월 소위 ‘진보적 대중정당 건설을 위한 준비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1990년 4월 ‘민주정당 건설을 위한 민주연합추진위원회’(민연추)에 참가했다가
선(先)야권 통합을 주장했던 이부영 등과 대립하다 결국 같은 해 11월 독자적으로 민중당을 창당했다.
민중당은 강령에서
국보법․안기부법 등 반(反)민주 악법 철폐,
남북한 연방제 통일,
재벌 해체 및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 국유화 등을 주장했다.
민중당은
제14대 총선에서 제6공화국의 실정을 비판하고
노동자와 농민 등 기층 민중의 이익을 대변할 것을 주장하며 선거운동을 벌였으나,
단 한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해 1992년 정당 등록이 취소됐다.
민중당은 또 일부 간부들이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 지역당’ 사건에 연루됐다.
당시 안기부 기록에 따르면
사건의 주범 이선실(북한 간첩)이 김낙중(민중당 공동대표)에게 접근해 거액의 공작금을 제공했다.
또 민중당 정강정책위원장이었던 장기표는 이선실이 북한의 간첩임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
민변 출신의 고영구 前 국정원장은 변호사 시절
김낙중을 평화주의자로 미화하며 석방운동을 벌였다.
구체적으로 1998년 4월에는
高씨와 함께, 강만길(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강정구(前 동국대 교수),
김금수(前 노사정위 위원장 ),
리영희(2010년 사망, 前한양대 교수),
박순경(6·15 남측위원회 학술본부 명예공동위원장),
박용길(2011년 사망, 문성근 민통당 前 최고위원),
이장희(한국외대교수),
이창복(前 국회의원),
윤성식(前 사월혁명연구소장),
홍근수(前 향린교회 목사),
박형규(前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32명이 발기해
<평화주의자 김낙중 석방대책위원회>를 결성,
“김낙중은 민족화해와 평화적 민족통일의 기수이므로 그를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실제 김대중 정권은
1998년 김낙중·황인오 등 ‘남한조선노동당’ 사건의 주범들을 소위 ‘양심수’라는 이름으로 모두 석방했다.
김낙중은 출소 이후
평화주의자,
통일운동가라는
이름으로 각종 모임에 초청돼 강연 활동을해왔다.
2005년 그의 딸 김선주는 金 씨의 자서전 《탐루》를 펴냈다.
김선주는 책을 출간한 그해 <한겨레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의 아버지는 너무도 고지식했고 민주적이며 평화적인 가장이자 통일운동가였다”고 회고했다.
金 씨는 2010년 8월 <평화통일시민연대> 고문 직책으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중단,
천안함 4개국 공동조사 등을 촉구하는
‘진보원로 100인 시국선언’에 참여하기도 했다.
조갑제닷컴 김필재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