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김명배
북한의 수령독재체제는 ‘수령신격화’를 바탕으로 한 ‘유일영도체제’로 집약할 수 있다. <전당, 전군, 전민이 수령의 완전무결한 지시에 촌치의 착오도 없이 무조건 복종함으로써, 수령과 혁명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기꺼이 바치는 전일화 사회를 지향하는 체제>이다.
한 마디로 ‘철벽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수령독재체제의 특성은 수령지시의 완전성, 무오류성, 무조건 복종, 대를 이은 충성을 철칙으로 강조하면서 수령을 신격화하는 유일사상 10대강령에 요약되어 있다. 북한사회의 모든 문제는 불완전한 인간 수령을 완전무결한 신으로 섬기는 ‘철벽성’에서 비롯된다.
유일사상 10대강령을 위반하면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도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지므로 수령지시에 항거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 심지어 굶어 죽어가는 어머니가 자식에게 “수령님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유언을 남길 정도로 공포분위기가 만연되어 있는 것이 오늘의 북한사회의 모습이다.
수령과 혁명이 인생의 전부라 할 정도로 인민생활을 철벽통제한다. 이것이 극심한 경제위기로 배급제가 폐지되고 수많은 인민이 굶어 죽으면서도 체제가 유지되는 이유라 할 것이다. 지난 반세기 이상 주체사상의 철벽성의 지배를 받아 온 북한사회를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건전한 상식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분석하는 것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할 것이다.
이처럼 촌치의 착오도 없는 철벽성으로 인해 인민은 물론 수령 자신도 탈출구 없는 폐쇄회로에 갇혀 상당 기간 체제 자체의 내구력에 의존한 채 연명을 도모하면서 파국점을 향해 관성적 질주로 내닫는 것이 오늘의 북한사회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북한정권이 수령독재체제를 폐기하지 않는 한 남북한 간의 모든 사안은 예외 없이 철벽성의 지배를 받게 된다. “남조선과의 대화는 유리한 협상고지를 점하고자 하는 것이지 결코 타협하자는 것이 아니오”라는 김일성의 공작지침에 철벽성이 잘 반영되어 있다.
대화든 협상이든 북한체제의 기본노선에는 촌치의 양보도 있을 수가 없다. 남한입장에서 협상자체가 양보의 시작이다. 협상과 전쟁을 동일시하는 공산주의 ‘전사적 협상관’에서 비롯되는 당연한 현상일 뿐이다. 주체사상에 서 연원하는 ‘남조선 배제정책’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협상은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하고만 하되, “협상은 미국과, 돈은 한국으로 부터”라는 도식을 철두철미 적용한다.
수령독재체제를 떠받치는 지주가 선군정치이고, 선군정치의 핵심적 요소가 핵무기이므로 협상에 의한 핵무기 폐기가능성은 전무하다. 다만 북한당국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핵무기와 ‘Star Wars’등 과도한 군비경쟁으로 인해 붕괴를 자초한 구 소련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할 것이다.
체제유지를 최 우선시하는 북한정권이 경제위기 해소를 위해 자유민주주의적 개혁, 개방을 추구할 가능성 역시 전무에 가깝다. 오히려 인민경제를 생존수준에, 국가경제 조차 연명수준에 묶어 둔 채 오로지 남조선 적화통일에서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대남정치공작에 ‘올 인’할 것이다.
아마도 2017년 대선을 마지막 기회로 알고 총력을 투입할 것이다. 북한당국은 한국의 순수 동포애적 차원의 인도적 대북지원조차도 여유자금으로 확보한 채 군사력 증강과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전용함으로써 한국의 안보위협을 가중시키는 역 공작에 이용한다.
우리의 대북 지원에 감사는커녕 남남갈등과 한미이간을 조성하여 2대현안 해소를 위한 정치공작에 역 이용함으로써 “선한 남한국민의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를 서슴치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식 사회주의’에 집착하는 주체사상의 철벽성에서 야기되는 불가피한 현상임을 알고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konas)
김 명 배 (호서대학교 초빙교수, 전 주 브라질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