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이원술
지난달 28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는 6·25 참전용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나라사랑 강사들이 전반기 강연실태를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도출, 후반기 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한 워크숍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총 2부로 1부는 나라사랑강연 모범사례 발표를 통해 발전 방안을 모색했고, 2부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이 최초로 북한군과 맞서 싸운 유엔군 초전 기념관을 견학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도 없다.’ 이는 지난 동아시안컵축구대회 한·일전에서 붉은악마 응원단이 내건 대형 플래카드 문구다. 나는 우리 청소년들이 일본을 향해 던진 이 문구가 주는 의미를 가슴 깊이 되새기면서 경기도 오산 죽미령의 유엔군 초전 기념관으로 향했다. 죽미령은 6·25전쟁 당시 유엔군이 북한군과 맞서 최초로 전투를 벌인 격전지로 올해 5월 13일 국가보훈처에서 유엔군 초전 기념관 현충시설로 지정하고 국민 안보의 체험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강사진 일행은 기념관장의 안내를 받으며 신구 초전비와 헌화와 묵념으로 참배한 후 해설사로부터 죽미령 전투에 대한 실상을 들었다. 문화해설사는 유엔군이라는 이름으로 죽미령 전투에 투입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가 소련제 T34 전차를 앞세운 북한군과 맞서 전투를 벌인 시간은 불과 6시간 15분이지만 540명 중 181명이라는 엄청난 사상자를 냈다. 이 전투는 세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유엔 창설 이후 처음으로 유엔기를 앞세우고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세계의 젊은이들이 숭고한 희생을 치른 전투였고 둘째, 북한은 유엔군이 개입 전에 전쟁을 끝내겠다는 계획 하에 남침을 자행했는데 남침 개시 10여일 만에 유엔군이 참전했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셋째, 이들의 희생으로 인해 북한군이 소유한 무기성능과 전투능력을 판단함으로서 이어진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유엔군이 승리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뼈아픈 과거사를 갖고 있다.
주권을 송두리째 빼앗겼던 일제 36년 식민지 시대 그리고 500만 명이 전사한 6·25전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민은 현충일이 마치 경축일이라도 되는 양 야외에 나가 즐기는 날로 여기고 있다고 매년 언론에서는 보도하고 있다.
특히 6·25전쟁 당시 목숨 바친 분들의 희생을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이라는 증거는 흐루쇼프 회고록에도 기록돼 있고, 지난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시 전달받은 전쟁문서에도 기록돼 있다. 6·25전쟁은 우리나라 민족이라면 반드시 그 실상을 바로 알아야 하고 영원히 기억해야 할 뼈아픈 우리의 역사다.
다행히 최근 2017년 수능 개편안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한국사가 필수로 추가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역사교육의 내실화가 단순히 대입 반영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교육 방법의 혁신은 물론 대다수의 국민들이 모르고 있는 유엔군 초전 기념관을 비롯한 전사적지 등의 현장체험과 함께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konas)
이원술(국가보훈처 나라사랑 전문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