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54) 검찰총장의 혼외(婚外) 아들(11)을 낳은 것으로 조선일보에 보도된 Y(54)씨가 10일 ‘채 총장은 경영하던 술집의 손님일 뿐 아들의 아버지가 아닌 데도 내 식구들에게까지 (애 아버지로) 속여 왔다. 진짜 아버지는 다른 채모씨’라는 내용의 주장을 담은 육필(肉筆) 편지를 조선일보에 보냈다.
편지에 ‘임○○’라는 실명(實名)을 밝힌 그는 조선일보 보도의 상당 부분을 인정했다. 그는 ““채동욱씨를 (10여년 전) 부산에서 술집을 할 때 손님으로 알게 된 후 서울에서 사업(음식점과 주점 등)을 할 때도 제가 청(請)하여 여러 번 뵙게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자신의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에 아버지 이름을 ‘채동욱’으로 기입한 점도 인정했다. “(채동욱 총장이) 늘 후배 검사들과 함께 (내가 운영하는 가게에) 오곤 했다”고도 썼다. 그는 또 “아이의 아버지가 채모씨인 것도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임씨는 “밝힐 수 없는 개인 사정으로 어떤 분의 아이를 낳게 됐고, 아버지 없이 제 아이로 출생 신고했다가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자 아버지를 채동욱씨로 한 것뿐이다. 아이의 아버지가 채모씨는 맞으나 ‘개인적으로 알게 된, 채씨 성을 가진 다른 남성’”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이 저 혼자 키우려고 합니다”라고 썼다.
임씨는 “아이가 채동욱씨와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등 때문에 이름을 함부로 빌려 썼다”며 “제 아이는 채동욱 검찰총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면서, 술집 단골손님인 채 총장을 아이 ‘아버지’라고 하면 사업도 수월하고, 주변에서도 깔보지 않을 것 같아서 최근까지 자신의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속여 왔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임씨기 부산에서부터 채동욱 총장과 만나기 시작해 서울에서도 자주 만났고 서울에서 주점을 할 때도 다른 검사들과 함께 어울릴 정도로 친밀한 사이였고, 아들의 이름까지 채동욱으로 등재했는데, 자신의 아들이 채동욱 총장과 무관하다고 주장만 할 뿐 다른 사람 누구의 아들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나 힌트를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내용이 '비상식적'이라고 평했다.
임씨가 이날 편지에서 ‘아이 아버지가 채 총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채 총장이 ‘혼외 아들’ 논란의 진실규명에서 핵심인 것처럼 내세운 ‘유전자 검사’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는 게 조선일보의 평이었다.
법원 출신의 한 변호사는 조선일보에, “임씨의 비상식적인 편지 내용을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면서 “채동욱 검찰총장과 아들 채군이 즉각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으면 여론은 의혹(疑惑)을 사실(事實)이라고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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