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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인터뷰

‘채동욱의 진실’ 언론이 보여준 현실과 교훈

보고 싶은 면만 보고 알리고 싶은 면만 전달한 언론의 반성 계기가 되어야

우리가 어떤 사건을 마주할 때 입체적으로 따져 봐야하는 건 특정한 단면을 가지고 전체로 착각할 수 있는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다. 불교 열반경에 나오는 우화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는 내가 보는 것이 전체이고 본질인줄 아는, 그런 좁은 식견과 안목, 편견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필자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이런 오류의 함정에서 자유롭기가 어렵다. 그래서 작은 눈을 한번쯤 더 크게 뜨려하고 내 시야에서 비켜난 것들을 더 담아 보려고 노력한다.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할 수 있다면 당연한 태도다. 직업상 기자와 PD들은 그런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사회의 공기(公器) 역할을 한다는 이들의 편견과 아집으로 뒤범벅이 된 사건은 흔히 본질은 사라지고 다양한 모습으로 왜곡되기 마련이다. 언론이 사회의 흉기로 돌변할 때는 바로 이런 경우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 이른바 채동욱 사태에서 본질은 검찰총장의 도덕성이 과연 직무와 상관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검찰총장의 사생활은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보호받아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 어떤 직군에 있는 사람보다, 그 어떤 고위공직자들보다 더 강도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기소를 독점한 대한민국 검찰 최고 총수가 도덕성이 의심된다면 그 자체로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도덕성을 의심받는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은 권위를 잃게 된다. 당신이 남의 도덕성을 심판할 자격이 있느냐고 국민이 따질 때 당당히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면에서 채 전 총장은 할 말이 없다. 의혹에 대해 단 한 번도 납득할 만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의혹에 대처하는 채 전 총장의 자세였다. 그는 시종일관 소극적 부인과 거짓말로 일관했다. 도덕성에 치명적 결함이 있는 셈이다.

소위 진보언론과 일부 보수언론이 채동욱 사태에서 보여 준 보도태도는 편견과 아집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채 전 총장은 단지 찍어내기의 희생양이 됐을 뿐이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해 권력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기 때문에 자리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었던 가련한 희생자였다. 물론 사태가 그런 오해를 낳게끔 흘러간 것도 사실이다. 또 권력의 공작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채동욱 사태에서 본질은 아니다. 그런 해석과 의혹은 음모론으로 죽고 사는 정치권이나 소위 꾼들이 즐길만한 것이지 보통의 국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자신의 결백을 국민 앞에 나와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고 정치권 뒤에 숨은 채 전 총장은 국민이 보기에 그저 떳떳하지 못한 자일뿐이다. 검찰 앞에 불려가 고개를 숙이고 조사받는 국민 입장에서 그는 이미 자격을 잃은 검찰총수일 뿐이다.

채동욱 보도, 정치공학적 해석과 분석만이 난무한 언론, 국민을 생각한 보도는 없었다

언론이 채동욱 사태에서 정치공학적 해석과 분석만을 고집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특종을 경쟁사에 뺏긴(?) 언론은 삐딱한 양비론으로, 어떻게든 권력에 흠집을 내는 데에만 눈이 먼 언론은 검찰 총장을 탄압의 희생양으로 포장하기에만 바빴다. 자신들이 보고 싶은 면만 보고, 국민에게 알리고 싶은 면만 전달하는데 급급했다. 이 과정에서 채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서 자격을 잃었다는 본질에 주목한 언론은 없었다. 특종을 보도한 언론사는 예외로 치고, 국민 입장에서 사태의 본질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려했던 언론은 없었다. 채동욱 사태에서 언론은 각자의 이익과 정치적 이해득실만 따져 사안에 접근했다. 언론이 사회의 공기 역할보다는 흉기에 가깝게 변질된 것이 아니냐는 한탄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채동욱 사태에서 언론의 현실과 반성이 필요한 부분은 더욱 분명해졌다. 정파성과 자사이기주의를 어느 정도 뛰어넘을 수 있느냐가 언론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언론은 정파성의 한계와 현실을 인정함과 동시에 극복해야 한다. 실제로는 정파적 보도를 하면서 자신들은 정파적이지 않고 객관적이고 중립적 보도를 한다는 헛소리를 더 이상 고집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정파적 보도를 인정한다면 다른 정파적 보도에 대해서도 겸손한 태도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자신들의 보도만이 선이고 정의이고 옳다고 주장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정치권을 포함해 우리 사회가 나와 입장이 다른 의견에 무조건 배척하고 증오하는 태도가 횡행하게 된 건 언론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듯 보도하면서 국민에게 마치 사건의 총체적 진실을 알려주듯 떠들던 언론은 반성해야 한다. 그것이 이번 채동욱 사태에서 언론이 교훈을 삼아야 할 부분이다. 진보를 자처하는 언론은 특히 그렇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hanmyoung@empas.com



[젊고 강한 신문-독립신문/independent.co.kr]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