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각 분야에서 기강(紀綱)의 해이·붕괴가 도를 넘고 있다. 기강은 각자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안타깝게도 정반대 현상이 적나라하다. 정치권은 대선 끝난 지 1년이 다 되도록 연장전을 벌이고 있다. 성장이 있어야 안보와 복지가 가능한데도 그 엔진인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키려 한다. 검찰의 잇단 하극상 파문, 사법부의 튀는 판결 시리즈 등 공직 사회 기강도 말이 아니다. 내 편이 아니면, 나에게 조금이라도 손해가 되면 무작정 반대하는 현상도 확산 일로다. 자립(自立)을 권하기보다 복지의 이름으로 국가의존증을 키우고 있다.
대선 연장전 접고 ‘미래’ 경쟁 나서라
정치의 역할은 국민을 통합시키면서 국익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국가 발전을 이뤄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정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집권당이자, 국회 의석 과반 이상을 차지한 새누리당은 국회와 정치를 주도하지 못하고 야당의 반대를 핑계로 시급한 법안들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당장 필요한 법안이 100개가 넘는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약속했던 정치 개혁은 이미 공염불이 됐다. 야당인 민주당도 제 역할을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입으로만 대선 승복을 외치고, 실제로는 대선 불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생은 뒷전이다. 4년 뒤 집권을 노리는 책임정당·대안정당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여야 모두 이석기류(類)의 종북 세력을 국회에서 추방하는 데 제대로 나서지 않고 있다. 친노(親盧)세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과 ‘노무현·김정일 대화록’ 실종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기보다는 온갖 궤변으로 호도하고 있다. 정치의 기강이 이처럼 무너지니 민생의 아픔을 보듬고 경제 발전의 추동력이 되긴커녕 걸림돌만 되고 있는 현실이다.
反시장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말아야
경제의 기강 확립은 시장경제 질서를 위협하고, 국가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반칙(反則)들을 바로잡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경제민주화의 미명 아래 시장 기능을 왜곡하고, 기업 활동을 죄악시하는 풍조가 유행처럼 번졌다. 저성장 기조 속에 기업 투자가 절실하지만, 정부·정치권은 할 일은 멀리 제쳐두고, 하지 말아야 할 것에만 죽기 살기로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손톱 밑 가시를 뽑겠다는 약속이 무색하게 더 악성의 덩어리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다. 기업 간 거래와 진출 업종, 이사회 운영 등에 일일이 간섭하고 막대한 과징금을 예사로 물린다. 국회는 툭하면 민간 기업인을 불러 추궁하고, 정부는 무차별 세무조사로 위협한다. 고용 경직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은커녕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확대 등 거꾸로 가고 있다.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면서 되레 경쟁력을 죽이고, 외국기업의 잇속만 챙겨주는 ‘정부 실패’ 사례도 한둘이 아니다. 반시장·반기업 정책이 횡행하면 기업은 국외를 기웃거리게 되고, 이는 국부·일자리 유출로 귀결된다. 시장경제 질서와 성장동력을 훼손하는 관료의 무소신과 정치인의 포퓰리즘을 바로잡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법치 확립과 違憲정당 해산의 절박성
법치는 국가 기강의 근간이다. 그럼에도 법원과 검찰, 경찰 등 중추부터 흔들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힘이 아닌 공정한 법이 실현되는 사회’(2·25 취임사), ‘헌법적 가치와 법질서가 존중되는 사회’(8·15 경축사)를 역설했지만 실상은 반대다.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파문에다 검찰 조직의 분란은 법치에 대한 국민 신뢰마저 흔들 정도다. 설상가상으로 집단·지역 이기주의와 ‘떼법’ 풍조까지 만연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와 밀양 송전탑을 둘러싼 국론과 국력의 허비는 그 때문에 더 치러야 했던 현실적 대가였다. 종북의 촉수는 입법부에 교두보를 구축한 데 이어 사법부까지 넘보고 있다. 그나마 정부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違憲)정당 해산 제소를 검토·준비 중인 것은 다행한 일이다.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의 반(反)기강이 심각한 실정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든 자율(自律)로 기강을 세우지 못하면 타율(他律)을 불러들이게 된다. 대한민국은 전진과 정체의 기로에 서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 더 늦기 전에 기강 바로세우기에 나서야 한다. 피땀 흘려 이룬 자유와 번영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박 대통령과 정부, 정치권,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가운데 범국민적 기강 확립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다.
창간 22주년을 맞은 문화일보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과 원칙이라는 3대 가치를 계속 추구하면서 이런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을 다짐한다.
대선 연장전 접고 ‘미래’ 경쟁 나서라
정치의 역할은 국민을 통합시키면서 국익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국가 발전을 이뤄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정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집권당이자, 국회 의석 과반 이상을 차지한 새누리당은 국회와 정치를 주도하지 못하고 야당의 반대를 핑계로 시급한 법안들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당장 필요한 법안이 100개가 넘는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약속했던 정치 개혁은 이미 공염불이 됐다. 야당인 민주당도 제 역할을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입으로만 대선 승복을 외치고, 실제로는 대선 불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생은 뒷전이다. 4년 뒤 집권을 노리는 책임정당·대안정당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여야 모두 이석기류(類)의 종북 세력을 국회에서 추방하는 데 제대로 나서지 않고 있다. 친노(親盧)세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과 ‘노무현·김정일 대화록’ 실종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기보다는 온갖 궤변으로 호도하고 있다. 정치의 기강이 이처럼 무너지니 민생의 아픔을 보듬고 경제 발전의 추동력이 되긴커녕 걸림돌만 되고 있는 현실이다.
反시장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말아야
경제의 기강 확립은 시장경제 질서를 위협하고, 국가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반칙(反則)들을 바로잡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경제민주화의 미명 아래 시장 기능을 왜곡하고, 기업 활동을 죄악시하는 풍조가 유행처럼 번졌다. 저성장 기조 속에 기업 투자가 절실하지만, 정부·정치권은 할 일은 멀리 제쳐두고, 하지 말아야 할 것에만 죽기 살기로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손톱 밑 가시를 뽑겠다는 약속이 무색하게 더 악성의 덩어리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다. 기업 간 거래와 진출 업종, 이사회 운영 등에 일일이 간섭하고 막대한 과징금을 예사로 물린다. 국회는 툭하면 민간 기업인을 불러 추궁하고, 정부는 무차별 세무조사로 위협한다. 고용 경직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은커녕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확대 등 거꾸로 가고 있다.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면서 되레 경쟁력을 죽이고, 외국기업의 잇속만 챙겨주는 ‘정부 실패’ 사례도 한둘이 아니다. 반시장·반기업 정책이 횡행하면 기업은 국외를 기웃거리게 되고, 이는 국부·일자리 유출로 귀결된다. 시장경제 질서와 성장동력을 훼손하는 관료의 무소신과 정치인의 포퓰리즘을 바로잡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법치 확립과 違憲정당 해산의 절박성
법치는 국가 기강의 근간이다. 그럼에도 법원과 검찰, 경찰 등 중추부터 흔들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힘이 아닌 공정한 법이 실현되는 사회’(2·25 취임사), ‘헌법적 가치와 법질서가 존중되는 사회’(8·15 경축사)를 역설했지만 실상은 반대다.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파문에다 검찰 조직의 분란은 법치에 대한 국민 신뢰마저 흔들 정도다. 설상가상으로 집단·지역 이기주의와 ‘떼법’ 풍조까지 만연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와 밀양 송전탑을 둘러싼 국론과 국력의 허비는 그 때문에 더 치러야 했던 현실적 대가였다. 종북의 촉수는 입법부에 교두보를 구축한 데 이어 사법부까지 넘보고 있다. 그나마 정부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違憲)정당 해산 제소를 검토·준비 중인 것은 다행한 일이다.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의 반(反)기강이 심각한 실정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든 자율(自律)로 기강을 세우지 못하면 타율(他律)을 불러들이게 된다. 대한민국은 전진과 정체의 기로에 서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 더 늦기 전에 기강 바로세우기에 나서야 한다. 피땀 흘려 이룬 자유와 번영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박 대통령과 정부, 정치권,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가운데 범국민적 기강 확립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다.
창간 22주년을 맞은 문화일보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과 원칙이라는 3대 가치를 계속 추구하면서 이런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