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신들 '러시아 텃세' 판정에 독설 퍼부어
누리꾼들 "금메달 도둑맞았다" 격한 반응
【전국=뉴시스】김태겸 기자 = 김연아 선수가 완벽한 경기에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놓치자 외국 언론들이 독설을 퍼부었다.
영국 BBC는 '더 잘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금메달이 아닙니다', 미국 NBC 방송은 '김연아 은메달에 동의하십니까?'라며 김연아 선수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독일의 ARD는 '연기를 마치기 20초 전의 마지막 더블 악셀 후 김연아의 올림픽 우승이 확실시됐지만,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 최악의 경기다'며 아쉬워했다.
그뿐이 아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김연아가 금메달을 도둑맞았다'고 보도했고, 그 외에도 '김연아는 거의 완벽했다. 이번 대회는 큰 스캔들이 될 것이다.'며 판정에 대한 외신들의 노골적인 독설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SNS를 통한 기자들의 독설도 있었다. LA타임스 빌 플라시케 기자는 '퀸윤아는 완벽했고 소트니코바보다 나았다'며 금메달을 예상했던 글까지 보도됐다.
한국시각 21일 새벽,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2114 소치동계올림픽'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올림픽 2연패를 예상했던 김연아 선수가 은메달에 멈추며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김연아는 기술점수 69.69점, 예술점수 74.50점으로 합계 144.19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 74.92점을 더해 총점 219.11점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6)보다 5.48이 낮으면서 은메달에 멈췄다.
러시아 관중들의 홈 텃새는 그나마 김연아 선수가 이겨 내야 할 과제였지만, 심판들의 편파 판정 앞에서는 김연아의 완벽한 스케이팅 연기도 무용지물이었다.
경기를 앞둔 방송사 아나운서와 해설위원 간의 대화에서도 소치 올림픽 현장의 불편한 긴장감을 한층 더 느낄 수 있었다.
경기 전 방상아 SBS 해설위원은 전날 치러진 쇼트프로그램에 대한 심판들의 판정에 대해 설명하며 김연아 선수에게 상대적으로 너무 낮은 점수를 줬다고 말하자, 배기완 아나운서가 이를 막고 나선 것. 심판들을 자극해서 좋을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누리꾼의 반응이 격하다.
트위터에는 '개최국 장난질에도 최고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소치를 더럽혔다.' '최악의 경기로 기록될 것이다' '러시아가 금메달을 훔쳐갔다.' '세상에 이런 일이' '네깟 심판들이 뭘 알아' '러시아는 부끄러운 줄 알아라'는 등의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반면 '클래스' 라는 말은 이런 곳에 쓰는 거다.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포스. 김연아 끝까지 멋있다.' '김연아, 박소연, 김해진 선수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평창이 있으니 힘내세요.'라는 의연한 반응도 있었다.
CBC 방송국 해설자 조애니 로세트(벤쿠버 올림픽 동메달 리스트)는 "김연아 선수는 뛰어난 선수다. 표정이 아니라 몸 전체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고, 올림픽 챔피언이 다시 올림픽에 나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김연아 선수는 완벽한 승리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결국, 우리 국민들의 답답함을 외국 언론들이 앞다투어 속 풀이를 해준 셈이다. 그만큼 이번 경기의 판정은 소치 전체 종목에서 가장 부끄러운 경기로 올림픽 기록에 남아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은 안현수 선수의 러시아 귀화와 연이은 메달 획득으로 한국의 선수 육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져 대통령까지 진상조사를 지시한 이때, 이번 김연아 선수에 대한 석연치 않은 판정까지 이어지며 국민들의 씁쓸한 속내를 감추기 힘든 건 사실이다.
■ '시사 할(喝)'은 =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신설한 기획이다. 할(喝)이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chofac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