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운(실버타임즈 편집인)
“어느 국가도 핵테러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핵테러는 한번 발생하면 범세계적 재앙이 됩니다.
...현재 세계에는 11만개 이상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과 방사능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위험 물질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이러한 물질들의 도난과 분실, 불법거래가 이틀에 한번 정도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평가입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꼭 필요하고,
그래서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젼은 한반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상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행한 내용의 일부로서 북핵 해결이 핵무기 없는 세상의 출발점임을 강조 한 것이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영변에는 많은 핵시설이 집중되어 있는데,
한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체르노빌보다 더 심각한 핵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볼때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비확산, 핵안보, 핵안전 등 모든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의 대상인 만큼, 새계평화와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는
2010년 워싱턴, 2012년 서울 정상회의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회의다.
이 회의에 참가한 국가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53개국으로,
이들 국가는 전세계 핵물질 대부분을 가지고 있고, 전세계 원자력 발전소의 97%를 운영하고 있다.
많은 핵무기와 핵물질, 그리고 원자력발전소를 가지고 있는 이들 나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과 같이 “어느 국가도 핵테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 아래
‘무기급 핵물질 제거 및 최소화’
‘핵물질 불법거래 차단’
‘핵물질 및 방사성 물질,
원자력 시설의 감소 강화’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적 협약 증진’ 등을 회의 주제로 논의 했다.
그 결과 이 회의에서는
2년전 서울 회의를 계승해 핵과 방사능 테러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의 건설을 목표로
국제사회의 역량을 집중하기로 하고,
또 국제핵안보체제 강화라는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평화적인 목적으로 원자력을 개발, 이용하는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도 재확인 했다.
그리고 핵물질 방호협약 및 핵테러 억제 협약 비준 촉구,
위험핵물질 최소화,
국제원자력기구(IAEA) 활동 지원, 산업계의 참여 촉진,
핵-방사능 물질 불법거래 차단 및 감식능력 제고 등도 결의 했다.
한국은 2012년 전임 의장국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이 기조 연설을 통해 앞서 밝힌 북한핵 문제 외에도,
첫째 핵안보와 핵군축, 핵비확산이 서로 시너지를 갖도록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고,
둘째 지금까지 핵안보 조치가 개별 국가 차원에 머물고 있는데,
핵안보에 관한 지역협의 메카니즘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셋째 핵안보 분야 국가들 사이의 역량 격차를 해소해야 하고,
넷째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는 원전 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 등을 강력히 촉구 했다.
그리고 이러한 촉구는 전체 회의에 크게 반영 되었다.
UN은 세계대전을 겪고 탄생한 국제기구로서,
지구상 인류의 모든 분쟁을 전쟁 없이 해결하고 평화를 이룩하자는 것이 그 설립 목적이다.
‘핵안보정상회의’ 역시 ‘핵의 공포’를 인류가 직접 체험하고 나서 생겨 났다.
1945년 8월 6일과 9일의 일본 히로시마 및 나가사기 원폭 투하,
1986년 4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폭발 사고는
핵의 가공할 사람 살상과 문명 및 자연파괴
그리고 방사능의 끝없는 오염의 공포를 직접 인류에게 보여주었고 현재도 아직 진행형이다.
여기에 더하여 2011년 3월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핵물질을 지구상에서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다는 자각심을 전 인류에게 갖도록 했다.
핵안보회의는 자칫 잘못하면 이처럼 인류에게 대재앙을 몰고 올수 있는
핵무기, 핵물질 및 방사능의 재앙을 사전에 방지하고
핵을 평화롭게 이용하자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상에 맞게 100% 달성될 수 있다고 보장하기는 어렵다.
핵무기나 원자력 발전소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기는 사실상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많은 인류는 핵이 없는 세상에서 살기를 원한다.
특히 불교는 일체 중생의 생명을 해처서는 안된다는 교의를 생명으로 삼고 있다.
핵은 물론 어떠한 살상무기도 허용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우리는 최대한 ‘부처님의 법’과 ‘인간 이성의 힘’에 의존하여
이러한 살상의 도구들이 힘을 쓸 수 없도록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핵안보정상회의의 결의가 각국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국제적 규범이 조속히 확립되기를 촉구할 수 밖에 없다.
(2014. 3. 28. 현대불교신문에 게재된 내용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