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서해에서 포격훈련을 하면서 북방한계선(NLL) 남측 수역에 100여 발의 포탄을 퍼부었다. 우리 군이 K-9 자주포로 대응 포격을 했으나 북한은 해안포와 방사포를 동원해 3시간 동안 8차례에 걸쳐 포격을 계속했다. 북한은 훈련이라고 했지만 대대적인 포격도발이다. 북한은 이날 500여 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우리 군이 쏜 자주포도 300발을 넘었다.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5도 주민들은 대피시설로 달려가 4년 전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재연되지 않을까 불안에 떨며 하루를 보냈다.
북한은 백령도 근처 NLL 북쪽 해상에서 연평도 북쪽 대수압도 인근까지 사실상 NLL 전 구역을 훈련지역으로 설정하고 포탄을 쐈다. 북한이 설정한 7개 훈련지역의 일부는 우리 측 수역에서 불과 900m 떨어진 곳이다. 북한이 4시간 전에 우리 해군에 통보하기는 했으나 남북이 수차례 충돌한 NLL을 겨냥해 대규모 포격 훈련을 한 것 자체가 도발이다.
북한의 최근 행보는 연례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반발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북한은 그제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4차 핵실험 협박을 했다. 우리 해군이 돌려보낸 북한 선원들을 폭행했다는 거짓 주장을 하며 “백령도를 잿가루로 만들어야 한다”는 험담도 쏟아냈다.
연평도 도발 이후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북한의 포격 원점은 물론 지휘부와 지원세력까지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 군은 어제 대응포격을 하고 공군기를 출격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하지만 북한의 포탄이 육지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응포격 이상의 반격은 하지 않았다. 말로는 응징하겠다면서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북한이 우리를 우습게 볼 것이다. 북한이 100여 발의 포탄을 우리 수역으로 발사했는데도 대응포격에 그치면 ‘NLL 흔들기’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북한에 도발책임을 엄중하게 따져야 한다.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드레스덴 연설에 호응하는 대신 해상포격 도발을 선택했다. 통일 준비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발등의 불은 북한의 도발 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