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김한길 공동대표가 15일 "(최근 잇따라 발견된) 무인기가 북한에서 보낸 게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정청래 의원에
대해 공개 경고했다. 김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 소속 의원 한 분 한 분이 당의 얼굴"이라며 "언행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달라"고 했다.
정 의원은 그 직후 트위터에 '여당은 공격하고, 같은 당 지도부는 (나에 대해) 경고하고…'라고 썼다.
정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북한 무인기 소동'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언젠가 누군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날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발언은
인터넷에서 '무인기 괴담(怪談)'을 증폭시켰다. 그러자 북한이 14일 무인기 사건에 대한 남북 공동 조사를 제안하면서 "무인기에 표기된 글자
서체가 남조선에서 쓰는 서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이 주장하고 트위터 등 SNS에서 떠도는 음모론을 북이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2012년 천안함 폭침 때와 똑같다. 당시 SNS 등을 통해 좌파 세력이 각종 음모론을 폈고, 야당은 끝내 천안함이 북한 소행인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런 태도는 결국 북이 의도했던 남남 갈등을 키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북은
이번에도 천안함 때처럼 우리 내부를 흔들 수 있을 것이라 보고 대남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 야당 내에서조차 정 의원 발언에 동조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당대표가 직접 공개 경고하면서 무인기 문제만큼은 북의 의도대로 굴러가기 어렵게 됐다. 국가 안보와 관련한 정치인의 돌출
발언은 이렇게 정리해 나가야 안보 음모론이 발을 붙일 수 없게 된다. 안보 문제와 관련한 야당의 이런 모습이 단지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차원을 넘어서게 되면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재집권의 길도 열린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4/15/2014041504557.html?editorial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