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8일
원내 수석부대표 이임 소회를 밝히면서 했다는 발언은
일반인의 귀를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 논란과 관련,
그동안 그는 ‘포기’에 무게를 둔 여당의 입장을 앞장서서 주창하는 역할을 해오다가
갑자기 180도 바뀌어 야당 입장이 옳았다는 식의
‘양심선언’에 가까운 언동(言動)을 보였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이날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포기라는 말씀을 한 번도 쓰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지난해 그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NLL 관련법을 포기하자고 할 때 ‘네. 좋습니다’라고 말하고,
NLL을 ‘괴물’로 표현한 장본인이 누구냐”고 했었다.
그래 놓고 이번에는
“그것은(NLL 포기는) 아니라고 본다”
“경제협력사업이라는 큰 꿈을 가졌던 것으로 사료된다”며 노 전 대통령 입장을 옹호했다.
노 전 대통령은
“NLL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겨 가지고,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거든요”
“NLL은 바꿔야 합니다”라고 했다.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포기’ 취지로 비치는 발언들이다.
윤 의원이 자신의 직책 때문에 다소 거친 말들을 했던 것에 대해 이해를 구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원칙과 기조를 뒤집어서는 안된다.
정말 생각이 바뀌었을 수도 있고,
그동안 악역을 맡았는데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데 대한 섭섭함일 수도 있고,
국민이 알지 못하는 모종의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윤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국민 앞에 제대로 소명해야 할 것이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최근 주장도 오십보백보다.
정 의원은
“(북 무인기가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는) 코미디”라고 했었다.
8일 무인기 컴퓨터에 저장된 비행 좌표 분석 결과가 나오자
“그렇다면 국방부 장관을 파면·해임하라”는 주장을 폈다.
책임 있는 정치인의 언동으로 보기 어렵다.
국회의원의 책무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해괴한 언동으로 국민을 헷갈리게 하는 것을 넘어 정치 혐오를 부추긴다면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