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날 한 장관은 붉은 바탕에 노란 글씨로 이름을 새긴 명찰을 단 해병대 전투복 상의를 착용하고 현장을 방문해 서북도서를 지키는 해병대에 대한 강한 신뢰와 강력한 서해5도 수호의지를 드러냈다.
한 장관은 해군함정을 이용하여 연평도를 방문했다.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에서 유도탄고속함(PKG, 430톤) 조천형함에 승함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한 제222해상전진기지(YPK)까지 이동한 뒤, 고속단정(RIB)을 이용해 연평도를 찾았다.
역대 국방장관 가운데 함정으로 연평도를 방문한 것은 한 장관이 처음이다. 조천형함은 제2연평해전(2002.6.29) 당시 참수리고속정 357정에서 북한의 기습적인 공격에 맞서 분전하다 전사한 조천형 중사의 이름을 딴 함정이다.
장관은 조천형함 함교에서 서해 도서지역과 해군작전에 대한 현황보고를 청취하면서 “조 중사와 같이 NLL을 지키기 위해 피 흘렸던 전우들의 헌신과 희생을 계승해 임무수행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한강 비무장지대 서남단 끝단부터 서쪽으로 160해리(296km)에 이르는 서해 NLL은 해상에 그어진 실질적인 군사분계선”이라며 “땀과 피를 흘리며 NLL을 확실히 수호하고 있는 해군에 최고의 찬사를 보낸다”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연평도에 도착해 북한의 2010년 11월23일 포격도발 당시 대응사격을 펼쳤던 3포상을 찾은 장관은 연평부대 손원영 중령으로부터 대응태세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뒤 “포격도발 당시 해병대가 잘 대응했지만 효과 측면에서는 좀 더 노력할 부분이 있었다”면서 “즉각 대응도 중요하지만 효과 획득이 더 중요한 만큼 평소 이에 대한 준비 노력을 하고 실전에 적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북한의 포격도발로 곳곳에 파편의 흔적이 남은 포상과 그 이후 새롭게 구축된 방호벽 등을 둘러본 장관은 K-9 자주포 내부로 직접 들어가 무더운 기후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임무수행에 여념이 없는 해병대 병사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한 장관이 취임 다음날 연평도를 방문하고 응징 지시를 한 이유가 있다. 한민구 장군은 합참의장(2010.7~2011.10)으로 재직 중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을 기습으로 당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 대(對)국민 담화문 (2010.5.24)에서 “대한민국은 앞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적극적 억제원칙을 견지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영해, 영공, 영토를 무력 침범한다면 즉각 자위권을 발동할 것입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런데 연평도 포격 당시 합참의장은 이를 실천하지 못했다. 연평부대의 대응포격도 적(敵) 표적에 제대로 명중하지 않았다. 우리 공군기가 체공하고 있었으나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장관은 당시의 뼈아픈 교훈을 회상하면서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결의에 대해 우리 국민은 큰 신뢰를 보낸다. 그러나 말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