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새 당대표에 5선의 김무성 의원이 선출됐다. 14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김 의원은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했다.
최고위원엔 서 의원을 포함, 김태호 이인제 김을동 의원이 뽑혔다. 김무성 체제는 2016년 7월까지 2년간 당을 이끌며 20대 총선(2016년
4월)을 치르게 됐다.
김무성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새누리당을 보수(保守) 혁신의 아이콘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전당대회
캐치프레이즈도 '새누리를 바꾸라'였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선거를 앞두고 위기에 몰릴 때마다 비상(非常)대책위를 만들어 "한 번만 더 도와달라"고
해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이번에 대표가 된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이 1인 피켓 유세를 하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바꾸겠다"고 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유야무야되곤 했던 게 그간 새누리당의 혁신 약속이었다.
7·30 국회의원 재보선이 끝나면
사실상 2년 가까이 큰 선거가 없다. 이 기간은 박근혜 정부가 의욕적으로 일할 마지막 기회일 것이며, 새누리당 역시 재집권해야 하는 이유를
국민에게 입증해 보여야 한다. 그 출발은 지금껏 새누리당이 보여왔던 온갖 구태와 악습을 털어내는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새누리당은 혁신과
변화의 청사진을 보여주기는커녕 계파 갈등으로 인한 추태들을 거듭 보였다. 김무성 대표는 앞으로도 새누리당이 친박(親朴)이니 비박(非朴)이니 하며
치졸한 권력 싸움이나 벌이고 공천과 인사(人事)를 둘러싼 잡음이나 낸다면 국민이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1년 4개월여 동안 대통령과 청와대의 한마디만 기다리는 듯한 모습으로 일관하면서 '들러리
정당' '하청(下請) 정당'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김 대표는 3년 반 이상 남은 박 대통령의 임기 동안 적극적으로 정권을 지원하면서도
당청(黨靑) 관계를 국민의 입장에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야당(野黨)과 맺은 관계에서도 '습관적 적대 관계'를 여당이 먼저 깨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우리 사회엔 지난 4월 16일 이후 새로운 합의가 이뤄졌다. 세월호 이후(以後)를 그 이전(以前)과 완전히
다르게 고쳐나가야 한다는 합의다. 그러나 오히려 요즘 국회에서는 꼴사나운 모습, 듣기 거북한 말들이 매일같이 나오고 있다. 새 지도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국민에게 대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