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 동안 벌어졌던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의 칩거와 탈당설 소동은 17일
일단락됐다. 그러나 전말을 보면 박 원내대표가 의원 130명의 원내지도자 자격은 물론 국회의원 자질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그는 여당과
세월호특별법안에 대해 두 차례 합의하고도 당내에서 관철시키지 못했으며, 이상돈 교수 등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던 계획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대여(對與) 협상 책임자로서, 당 비대위원장으로서 무능을 드러낸 것이다. 당내 반발에 부닥쳐 당무 거부를 선택했다면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든지, 그렇지 못하면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상식이다. 그의 복귀 회견을 보면
자신의 당 혁신 구상이 잘못인지, 반대 세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 정치 소신조차 명확하지 않다. 정치인과 당직자로서의 자질 여부는 본인과 야당의 문제로 차치하더라도 그로 인해 국회 기능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 새정치연합이 공당(公黨)이라면 즉각 이런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 제대로 된 원내대표를 다시 세우고, 국회의 조속한 가동에 나서야 한다. 박 원내대표도 신속한 사퇴로 길을 열어주는 것이 도리다. 지금 야당은 파행 정국의 핵심인 세월호 수사권·기소권 문제에 대해 자체 당론보다 유족 뜻을 앞세우고 있다. 새 원내대표가 분명한 입장을 정해 신속히 협상을 재개하고, 그에 따른 국민의 심판도 받으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