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대책위 간부들의 대리운전 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사건 발생 일주일 만인 23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김 의원은 출석에 앞서 낸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과 유가족 여러분, 특히 대리기사님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제가 반말을 했다거나 직분을 활용해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점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밤 유족들과 술을 함께 마신 뒤 대리기사를 부른 장본인이다.
이번 사건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유족들은 30분 가까이 기다리던 대리운전 기사가 그냥 가겠다고 하자 "우리가 누구인 줄 아느냐" "국회의원에게 무례하다"고 윽박질렀다. 싸움을 말리던 행인들에게도 주먹을 휘둘렀다. 또 자신들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CCTV에는 제풀에 넘어져 다친 것으로 나온다. 이런 모습에 국민들은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현 의원은 이런 승강이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운전을 못하겠다며 떠나려는 기사에게 반말로 "야, 거기 안 서? 몇 분도 못 기다려?"라고 했다 한다. 또 기사가 누구냐고 묻지도 않는데 먼저 국회의원 명함을 건넸다. 그가 직접 "내가 누군 줄 아느냐"고 말했다는 부분은 확인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명함을 건네준 것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면 그건 얼마나 특권(特權)의식에 젖어 있는지를 보여줄 뿐이다.
폭행에 가담한 유족 4명은 모두 가족대책위 간부직에서 물러났고 불구속 입건됐다. 그러나 김현 의원만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입을 닫다가 경찰과 출석 시간 조정도 하지 않고 불쑥 경찰서에 나타났다. 김 의원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이다. 안행부 장관과 경찰청장을 언제라도 불러내 따질 수 있는 안행위 소속 의원을 과연 경찰이 제대로 조사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김 의원이 이제라도 안행위에서 물러나는 게 맞다.
야당 대변인을 지낸 김 의원은 평소 대통령의 불통(不通)을 강하게 비판해 온 정치인이다. 그런 김 의원이 정작 자신이 연루된 이번 사건에서는 침묵으로 넘어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앞뒤가 맞지 않는 처신이다. 이 사건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 새정치연합도 문제다. 그 흔한 논평 한 줄 내지 않았다. 만약 새누리당 쪽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새정치연합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를 생각해 보면 답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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