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풍토는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책임제가 아니라 한탕제로 변질되어 있다.
"대통령 5년 단임제는 무능한 대통령에게는 너무 길고 유능한 대통령에는 너무 짧다"
참 가슴에 와 닫는 한 마디다. 말은 시원스러운데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임기를 1년으로 할까, 10년으로 할까? 정치권에서는 4년중임제를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듯 한데 그렇게 해서 무엇이 해결될까?
5년 단임제보다는 무능한 대통령이 문제고 무능한 대통령을 뽑게 되는 게 문제의 본질이다. 책임감 있고 유능한 후보가 나와야 하고 국민들이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김, 김, 노 따위가 대통령질 해 먹고 지금 그 잔재들이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니 암담하다. 단임이니 중임이니 해봐야 결과는 별로 달라질 게 없어 보인다. 차라리 모두 줄세워 1년씩 돌아가며 하도록 하면 싸움질이나 덜할까? 요즘은 '저 사람들이 왜 대통령 되려 할까' 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패거리들끼리 한 탕 해 먹으려는 눈치 외에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게 없다.
또한 "'제왕적대통령'의 권력분산"을 얘기한다. 인식부터가 잘못되었다. 지금 대통령을 제왕적이라 볼 수가 없다.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뭔가 잘 해 보려고 많은 안을 내놓지만 국회에서 틀어쥐고 꼼짝 못하게 하고 있다. 인사권을 얘기하지만 사람 쓰는 것도 국회청문회에서 마구잡이로 끌어내려 대통령의 구상은 번번히 무산되고 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책임총리제가 필요하다고 한다. 국민들이 선택한 대통령도 옴짝달싹 못하게 묶으려 하면서 총리가 무슨 권한으로 일을 할 수가 있을까? 심지어 '저 X', '그 X' 하면서 무슨 제왕이야! '제왕적 대통령' 보다 '제왕적 국회의원'이 문제다.
그리고 '책임제'라는 말도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 우리 풍토는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책임제가 아니라 한탕제로 변질되어 있다. 나라야 망하든 흥하든 그저 임기만 채우고 나가면 그만, 나는 모르겠다는 심보들 아닌가? 더욱 가관인 것은 자신의 업적이나 남겨보겠다는 사심까지 끼어들어 나라를 망치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심하다. 자기들은 책임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으면서 책임을 얘기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책임을 말하는 것인가? 책임은 둘째 치고 최소한의 양심도 찾을 수가 없다.
내가 항상 주장하는 것은 제도보다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올바르면 제도는 필요에 따라 보완해 가면 된다. 그러나 사람이 시원찮으면 제도는 암만 뜯어 고쳐봐야 별무소용이다. 기왕에 헌법을 고치려거든 국회해산권과 국회의원 소추권이나 보완했으면 좋겠다. 에이 사기꾼들!
출처 조갑제 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