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으로 촉발된 위기가 산유국(産油國)을 넘어 원유를 수입하는 신흥국에까지 충격을 미치는 '역(逆)오일 쇼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가가 상승해 세계경제를 강타했던 과거 오일쇼크와 달리, 유가 하락이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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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이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는 말은 과장이다. 기름값이 떨어지면 세계 경제는 성장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多소비 중화학공업 기반을 가진 수출 의존 국가는 가장 큰 득을 본다.
지난 11월엔 수출 가격이 2.9% 내려가는 동안 油價 하락으로 수입 가격(-4.2%)이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많아진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과거 유가 하락 시 한국 경제의 반응을 반영한 경제 모형으로 보면, 유가가 떨어질 경우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며 '경상수지 흑자가 늘고 물가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 원유 값이 10% 하락하면 기업 투자는 0.02%, 소비는 0.68%, 수출은 1.19% 포인트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국내총생산(GDP)은 0.27% 포인트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연구 결과 향후 2년 정도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에 머물면 2015~2016년 한국 경제는 연평균 4.1%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3%대 중·후반의 성장률이 예상되는 한국 경제가 낮은 유가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4% 초반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예상이 많다.
작년 原油 수입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9억1507만 배럴, 원유수입 금액의 경우 7.3% 줄어든 990억 달러였다. 만약 원유 값이 배럴당 5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면 세계 경제가 0.5% 포인트 정도 더 성장하고, 한국은 연간 약 500억 달러의 수입 대금을 절약한다. 물론 원유를 가공하여 수출하는 한국의 석유화학 산업은 위축된다.
유가 하락은 해방 70주년을 앞둔 한국으로선 가장 밝은 뉴스이다. 기름값이 떨어져 경제가 성장하면 일자리가 늘고, 물가도 안정된다. 만약 기름값이 배럴당 150달러 수준으로 올랐다면 한국 언론은 경제위기가 닥쳤다고 아우성을 질렀을 것이다. 기름값이 떨어지면 환호성을 질러야 하는데, 오히려 그 부작용을 강조, 위기론을 편다.
한 경제관료 출신은 '한국 경제에 대한 언론과 학자들의 비관적 전망이 맞았던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기름값 하락, 중국경제의 지속적 성장, 선진국의 지속적 경제침체 등을 고려할 때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이번에도 빗나갈 것이다'고 했다.
츌처 조갑제닷컴 조갑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