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 의식에는 고해성사라는 게 있다. 신부님은 신자들로부터 고해성사를 듣는다. 이러저런 신앙적인 이야기이겠지만 사생활도 털어놓게 된다. 심지어 상대에 따라서는, 고해성사자가 범인이었다면. 살인을 했는데 어찌하면 좋겠느냐고 고해상사를 바치는 신부에게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고해성사를 받았던 신부가 신자의 사생활을 털어놓거나 사법기관에 고해바쳤다는 말을 들어보지는 못했다.가톨릭과 불교는 신앙의 섬김, 즉 신앙의 주체가 다른 종교이다. 종교는 다르지만 종교에도 여러가지 금기가 있다. 성직자가 습득한 정보를 마음대로 털어놓거나 거기에다가 사실이 아닌 것을 더 덧붙여서 세상에 알린다면 그 성직자의 정신적 생명은 거기에서 끝날 수도 있다고 본다.최근 불교 조계종의 한 성직자의 행보가 가톨릭 성직자와 불교 성직자의 다름을 부각시키는 듯한 사건이 발생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불교 조계종단은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정치외압 논란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과 봉은사가-.불교단체들은 지난 4월 30일에 사태 해결의 방안을 찾는 토론회를 열었다. 조계종 총무원 측에서는 총무부장 영담 스님 등 3명, 봉은사 측에서는 명
MBC 피디수첩이 지난 4월 20일 검사들의 부패문제를 다뤘다. 검사들이 향응과 성상납까지 받았다는 충격적인 폭로였다. 이 사건으로 검찰에 종사하는 검사들과 검찰 상층부 간부들의 일부 부패가 사회에 알려졌다. 이에 앞서 조계종의 봉은사 직영과 관련된 사건이 터져 정치권과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사건은 조계종 역시 주지직 임명 등과 관련한 금품수수의 의혹이 있다는 사실을 외부 사회가 알게하는 계기가 됐다.조계종은 불교 종단 중의 하나이나, 가장 많은 사찰과 신도를 거느린 종단이다. 그런데 조계종의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은 지난 3월 21일 봉은사 일요법회를 통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가진 아침식사 자리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자승 총무원장에게 ‘현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 부자 절 주지를 그냥 둘 수 있겠냐’고 말한 것을 김영국 거사에게 전해들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설법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안상수 원내 대표측은 “어떤 압력도 행사한 일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외압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해명이 있은 이후 명진 스님에게 안 원내대표의 발언을 전했다는 김영국씨가 기자회견을 열어